▲ 이승엽(왼쪽)과 러프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고척돔, 박성윤 기자] "라이언 킹(이승엽)이 1루수로 많은 경기에 나서달라고 이야기했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는 올 시즌 초 부진했지만 2군에 다녀온 뒤 여유를 찾으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군 복귀 후 러프는 5월에만 타율 0.333(84타수 28안타) 6홈런 17타점 OPS 1.048를 기록하며 4번 타자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러프가 1루수로 풀타임 뛰고 있다. 시즌 초에는 이승엽과 나눠 뛰었는데 이승엽이 나이가 있다 보니 힘들어한다. 그래서 러프가 나서주고 있는데 아주 잘하고 있다"며 칭찬과 함께 체력적인 걱정을 했다. 리드하고 있어도 언제 어떻게 경기 흐름이 바뀔지 모르는 게 요즘 삼성 야구다. 러프 방망이가 좋아 삼성은 1루수로 출전하고 있는 러프를 쉽게 대주자 또는 대수비로 바꾸기 어렵다. 

러프는 1군 복귀 후 23경기에서 1루수로 나섰고 26일 6회 교체된 것을 제외하고 팀이 수비한 195이닝 가운데 193이닝 동안 삼성 1루를 지키고 있다. 김 감독 걱정과 반대로 러프는 체력적인 걱정을 하지 않았다. 피곤하지 않냐고 묻자 "안 피곤하다. 월요일마다 쉴 수 있고 시즌 준비 때 많이 뛸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프 존재가 가장 반가운 선수는 이승엽이다. 40대지만 팀 타선 중심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러프가 1루수로 꾸준히 나서며 이승엽 체력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러프와 늘 함께하는 채종서 통역 담당에게 이승엽과 1루 수비 관련 대화를 나눈 적이 있냐는 질문을 부탁했다. 채종서 통역은 러프에게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승엽을 '라이언 킹'이라고 불렀다. 

러프는 '라이언 킹'이라는 말에 싱긋 웃은 뒤 대답했다. "라이언 킹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1루수로 많은 경기에 나서달라고 부탁했다. 그때부터 많이 나서야 한다고 알고 있었다. 공격과 수비를 함께 한다는 부담은 없다. 타격이 안 되면 수비를 열심히 해서 돌파구를 찾을 때도 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