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위' 맨체스터 시티, 3위가 초라해 보일 줄이야. ⓒ김종래 디자이너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프리미어리그가 익숙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토트넘), 아르센 벵거(아스널), 주제 무리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향한 도전에 다시 한번 나섰다. 여기에 지난 시즌 중반 지휘봉을 잡은 위르겐 클롭(리버풀)을 비롯해 펩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 안토니오 콘테(첼시)까지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럽 축구를 대표하는 명장들이 모여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전술 경쟁이 벌어졌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순위표 위를 점령한 이른바 '빅 6'의 성적표를 전술과 함께 돌아본다.


맨체스터 시티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함께 야심찬 시즌을 시작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우승 청부사' 과르디올라 감독은 처음으로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높은 전술 이해도와 기술 수준을 요구한다. 점유율을 바탕으로 공격을 펼치려면 두 가지는 필수다. 그러나 맨시티의 선수들은 과르디올라식 축구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더구나 거친 몸싸움과 빠른 압박을 펼치는 프리미어리그의 스타일도 '설익은' 과르디올라식 축구를 흔들었다. 컵대회에서도 모조리 탈락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AS모나코의 돌풍에 무릎을 꿇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3위에 올라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지킨 것이 위안이다.

그러나 맨시티의 야망은 끝나지 않았다. 애초부터 단기간에 팀을 바꿀 생각으로 과르디올라 감독을 선임한 것이 아니었다. 장기적 차원에서 팀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과르디올라를 선택했다. 맨시티는 이번 여름 대대적인 선수단 개혁을 예고했다.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지난 과거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팀이다.

# 과르디올라식 공격 축구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는 점유율을 강조한다. 공의 점유는 공격 기회의 증대와 함께 상대의 공격 기회를 줄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FC바르셀로나나 바이에른 뮌헨에서 '역습 축구'에 고전하기도 했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을 수정하지 않았다. 맨시티에서도 과르디올라의 축구는 이어졌다.

시즌 초 선두를 내달리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는 프리미어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수준의 공격 전술을 보여줬다. 다비드 실바, 케빈 데 브라이너 등 기술과 전술 이해도가 높은 미드필더와 타고난 '킬러'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공격을 이끌었다. 공간이 있을 땐 여지없이 위협적인 공격을 펼쳤고, 간격을 좁혀 공간을 찾을 수 없을 땐 직접 공간을 창출해 수비를 무너뜨렸다.


# 수비 실수+역습에 흔들렸다

시즌 초 승승장구했지만 7라운드 토트넘전 0-2 패배 후 부침을 겪기 시작했다. 토트넘은 빠르고 거친 프리미어리그다운 압박의 참맛을 보여줬다. 점차 팀들이 맨시티의 공격 전술에 적응하고 파훼법을 만들기 시작했다. 

전방 압박에 수비의 실수가 이어지면서 맨시티도 경기 흐름을 잃었다. 워낙 공격에 무게를 많이 두고 있어 작은 패스미스에도 한순간에 밸런스가 무너지곤 했다. 유망하지만 여물지 않은 존 스톤스를 비롯해 가엘 클리시, 파블로 사발레타 등 수비진 전체가 불안했다. 야심차게 영입한 클라우디오 브라보 골키퍼조차 뒷문을 불안하게 했다. 빌드업을 방해하면 맨시티는 무너졌다.


또다른 파훼법도 나왔다. 전형적인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이었다. 수비진의 불안은 역습 대처에서도 나왔다. 최종 수비 라인을 중앙선까지 끌어올린 맨시티는 넓은 수비 뒤 공간을 노출했다. 신체 능력을 앞세운 역습에 고전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수비수에게 빌드업 능력을 요구한다. 풀백이나 신체 조건이 조금 떨어지는 수비수들이 중앙 수비로 나오는 경우도 잦았다. 프리미어리그의 거친 축구에 더욱 고전한 이유다.

뒷문이 불안하자 공격에 맘껏 집중할 수 없었다. 에버튼과 경기에서 0-4로 대패한 경기는 맨시티가 풀리지 않는 경기의 전형이었다.


# 해결책은 공격, 대변혁을 예고한 여름

맨시티는 지난 시즌 공격에서 한 번 실수를 저지르면 치명적인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두가지가 될 수 있다. 첫째, 공격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수비를 우선 안정시키는 것이다. 둘째, 더욱 완벽한 공격을 펼치는 것이다. 실수를 아예 저지르지 않는 것이다.

'완벽주의자' 과르디올라 감독의 해결책은 후자였다. 수비 불안을 지적받으면서도 그는 언제나 '공격이 문제'라고 말했다. 더 완벽한 공격을 펼치면 역습 빌미 자체를 주지 않을 수 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생각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제 그에게 남은 과제는 어떻게 완벽한 축구를 펼칠 것인가다.

선수 변화는 필수였다. 맨시티는 시즌 종료 뒤부터 파블로 사발레타, 가엘 클리시 등을 정리하고, 베르나르두 실바를 영입하며 개혁의 신호탄을 쐈다. 벤피카의 골리 에데르손 영입에도 가까웠다는 소식이다. 지난 시즌에도 영입은 적지 않았지만,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없었다. 이번 여름엔 과르디올라 감독이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단을 보강한다. 그가 구상했던 공격적인 축구를 얼마나 완성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영상] [EPL] 과르디올라를 분노케한 맨시티의 실수들, [EPL] 맨체스터시티가 보여준 과르디올라식 공격 축구 ⓒ스포티비뉴스 정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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