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데르손
[스포티비뉴스=취재 유현태 기자, 영상 서경아] 프리미어리그 골키퍼 최고 이적료의 주인공 에데르손을 지난 시즌 경기 영상으로 분석한다.

맨체스터 시티는 8일(현지 시간) 벤피카에서 활약한 골키퍼 에데르손 모라에스의 이적을 발표했다. 이적료는 4000만 유로(약 504억 원)이다. 역대 프리미어리그 골키퍼 가운데 최고의 이적료다. 비싼 가격만큼 기대도 크다.

맨시티의 사령탑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전술적 색채가 뚜렷하다. 그가 골키퍼에게 바라는 덕목 중 하나가 이른바 '발 밑'이다. 골키퍼도 공을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 빌드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길 바란다.

지난 시즌 과르디올라 감독의 뜻에 따라 주전 골리 조 하트는 임대를 갔고, 새로운 골키퍼가 맨시티의 유니폼을 입었다. FC바르셀로나의 수문장이었던 클라우디오 브라보였다. 브라보가 기대를 받으며 팀에 합류했지만 결과는 형편없었다. 세이브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고 자랑거리였던 발 밑 기술도 평범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다시 에데르손을 영입하면서 과르디올라 축구를 완성시키려고 한다. 에데르손 영입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적 '고집'의 결과다. 과연 과르디올라 감독의 투철한 신념이 성공으로 연결될지, 또다시 실패로 돌아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전까지 에데르손의 경기와 프리미어리그의 특징을 연결해 예측해 볼 뿐이다.


에데르손의 최대 강점은 정확한 롱킥이다. 웬만한 필드플레이어보다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브라질 출신 선수답게 발 밑 역시 그리 나쁘지 않다. 그러나 전방 압박을 펼치는 팀을 상대론 무리하게 짧은 패스를 하기 보단 롱킥으로 압박을 벗어나면서도 공의 소유권을 지키려고 한다. 킥 거리 자체도 무척 길다. 하나의 공격 루트로 생각해도 될 정도다.

문제는 많이 뛰고 거친 몸싸움을 하는 프리미어리그 스타일이다. 전방부터 거센 압박을 펼치는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특징도 브라보의 실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포르투갈에서 겪었던 것과 다른 스타일의 축구에 적응해야 한다. 더구나 프리미어리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이 도는 곳이다.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포르투갈 무대의 선수들보다 개인 기량도 낫다.

선방 능력 자체도 갖췄다. 앞으로 뛰어나오면서 각을 좁히는 것은 에데르손의 특기다. 괴물 같은 반사신경으로 골과 다름 없는 것들을 막아내는 일이 잦지 않지만 불안한 실수는 좀처럼 없다. 일단 골키퍼로서 골문 방어도 기본 이상은 한다.

헌데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공중볼 처리가 불안하다.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정확히 처리하지 못하는 문제를 반복적으로 보였다. 잉글랜드는 전통적으로 '킥 앤 러시'를 구사했다. 좌우 측면 크로스를 비롯해 후방에서 한 번에 넘기는 긴 패스도 자주 시도한다. 동시에 공중볼을 다투는 공격수들도 훨거칠다. 몸싸움은 피할 수 없다. 안 그래도 불안한 공중볼 처리에 상대 선수와 몸다툼까지 벌어진다면 안정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문장 다비드 데 헤아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세트피스를 비롯한 상황에서 끊임없이 몸싸움을 시도하는 공격수들 때문에 공중볼 처리에 애를 먹었다. 지금은 세계 최고의 골리로 꼽히는 데 헤아도 프리미어리그에서 1,2시즌 동안 공중볼 처리를 위해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에데르손은 원래 수비수로 축구를 시작했다. 나중에 기술이 충분하지 않아 골키퍼로 전향했다. 그는 이적 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과 인터뷰에서 "나는 기본적으로 공을 다루는 기술이 있다. 골키퍼가 경기에 관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라며 "나는 이미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기술을 가졌다. 벤피카에 가서 앞으로 나서는 것을 발전시켰다"면서 자신감을 나타낸 상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에데르손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프리미어리그를 지켜봤겠지만, 직접 경기장에서 장갑을 끼고 골문 앞에 섰을 때 받는 느낌은 다를 수밖에 없다. 장점이 확실한 에데르손이 단점을 보완해 맨시티의 골리 고민을 덜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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