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출전 11인 중에 '슈퍼스타'는 없다. 그러나 강한 독일.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분명 독일은 '2군'으로 참가했다는데 경기력은 호주를 압도했다. 독일엔 '전설의 1군'은 없지만 1군 못지 않은 '2군'이 있다.

독일은 20일(한국 시간) 러시아 소치 피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러시아 2017 B조 리그 1차전에서 호주를 3-2로 이겼다. 라스 슈틴들, 율리안 드락슬러, 레온 고레츠카가 릴레이 골을 터뜨렸다. 

독일이 호주를 압도한 경기였다. 2골이나 허용한 것은 실수에 가까웠다. 베른트 레노(레버쿠젠) 골키퍼가 충분히 막을 수 슈팅을 2개나 놓쳤다. 후반전 중반 이후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독일 대표 팀 선수 전원이 시즌을 모두 치르고 대회에 참가한다. 

호주 역시 A리그가 막을 내린 상태지만,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이 급박해 선수들은 모두 체력 관리를 잘해둔 상태로 보였다. 후반전은 호주의 활동량이 독일을 잡아 먹었다.

독일은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에 힘을 빼고 나선 것으로 보였다. 주축 선수들이 모두 제외됐다.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 메수트 외질(아스널), 토마스 뮐러, 마츠 훔멜스, 제롬 보아텡(이하 바이에른 뮌헨) 등 익숙한 이름들을 찾을 수 없었다.

요아힘 뢰브 감독은 빈 자리를 '새 얼굴'로 채웠다. 이번 독일 대표 팀에서 A매치 최다 출전자는 율리안 드락슬러(파리생제르망)다. 호주전까지 포함한 그의 A매치 출전 기록은 31경기. 1993년생으로 적지 않은 기록이지만 그 역시 미래가 더 창창한 어린 선수다. 라스 슈틴들(묀헨글라드바흐), 마빈 플라텐하르트(헤르타 베를린), 디에고 데메(라이프치히), 아민 유네스(카이저슬라우테른), 케렘 데미르바이, 산드로 바그너(이상 호펜하임)는 아예 처음 대표 팀에 발탁됐다.

새로운 독일을 두고 호기심 어린 시선이 몰렸다. 우려와 기대가 두루 섞였다. 뚜껑을 열어 보니 독일은 강했다. 미드필더에서 쉽게 공을 돌렸고, 페널티박스 근처에 가면 속도가 더 빨라졌다. 간결한 패스가 이어졌고 주변에선 타이밍에 맞춰 끊임없이 침투하면서 호주의 수비를 흔들었다. 호주는 스리백으로 나섰지만 수비의 안정감을 찾기 어려웠다.

레온 고레츠카(샬케04)는 크로스, 외질이 빠진 중원의 사령관이 됐다. 패스의 시발점인 동시에 직접 공격에도 가담했다. 율리안 브란트(레버쿠젠)의 측면 돌파도 빛이 났다. 고레츠카는 1995년생, 브란트는 1996년생이다. 두 선수 모두 재능을 인정 받은 유망주다. 그리고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독일의 축구는 화수분처럼 뛰어난 선수들을 끝도 없이 배출하고 있다. 이번 독일 대표 팀엔 만 30살 이상 선수가 없다. 바그너(1987년생)와 슈틴들(1988년생)이 '유이'한 1980년대생이다. 대다수가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대회에 나섰다.

분데스리가의 저력이 곧 독일 대표 팀의 저력이었다.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참가한 대다수 선수들은 분데스리가에서 성장해,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다. 분데스리가 클럽들은 리딩 클럽 바이에른 뮌헨을 제외하면,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세리에A에 비해 이적 자금의 규모가 확실히 작다. 끊임없이 배출되는 유망주들은 분데스리가가 거액의 투자 없이도 좋은 경기력을 내고 유럽 무대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성적을 내는 이유다.

독일은 최근 10년 이상 세계 최정상을 다퉜다. 유로 2004에서 예선 탈락한 뒤 참가한 모든 메이저 대회(월드컵, 유로)에서 4강 이상 성적을 올렸다. 조별 리그만 통과하면 녹아웃 스테이지로 치러지는 대회 특성상 독일이 4강 이상의 성적을 꾸준히 올린 것은 어마어마한 성과다.

"축구란 간단하다. 22명이 공을 쫓아 90분 동안 달리다가, 항상 독일이 이기는 게임이다."

영국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이자 현재 해설가인 게리 리네커의 말이다. 독일의 저력을 표현한 말이다. 당시로선 어떻게든 승리를 따내는 독일의 팀 컬러에 대한 칭찬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 독일은 '세대 교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정상급 선수들을 배출하고 있다. 뢰브 감독이 팀에 장기 집권하며 팀에 안정감과 일관성을 더했다.

호주전은 독일 축구의 저력을 보여준 경기였다. 독일은 주전 선수 1명이 빠지더라도 흔들리지 않는다. '슈퍼스타'는 없다. 그러나 '팀' 독일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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