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 E&M이 동남아시아에 한류 전문 채널을 개국했다. 제공|CJ E&M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방송사들은 더이상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는다.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을 거쳐 동남아 시장에서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지상파 3사 KBS-MBC-SBS에 급성장한 케이블과 종편까지, 방송사들은 무한 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한정적인 광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수익 구조를 모색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논란이 된 지상파의 유사 중간 광고 도입, 일일 드라마 폐지, 스튜디오 설립 검토, 해외 시장 개척 등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한류 열풍은 방송사에 크나큰 기회였다. 방송사들은 하나의 상품이 된 ‘방송 콘텐츠’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얻었다. 하지만 해외 시장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로 시작된 일본 내 한류는 정치권 이슈에 휘말려 반한류로 급격히 식었다. 일본 다음으로 급부상한 중국은 약 14억 명이 살고 있는 매혹적인 시장이었다. 방송사들은 중국 방송사에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판매하거나 합작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 ‘일밤-아빠 어디가’, SBS ‘런닝맨’,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은 중국에서 제작, 방송되며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에 따른 한한령(限韓令, 한류 금지령)으로 인해 변화가 생겼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막대한 성공을 마지막으로 중국 내 한류는 거의 막혔다. 판권 판매와 합작 프로젝트 등이 무산되며, 더 이상의 수익 창출이 어려워졌다.

▲ JTBC가 넷플릭스와 글로벌 방영권 계약 체결. 제공|JTBC

일본과 중국에 이어 방송사들이 눈을 돌린 곳은 동남아시아다. 방송사들은 동남아시아에 채널을 개국하며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27일 SBS는 이슬람 문화의 첫 관문이자 동남아시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한류콘텐츠 전문 채널 SBS-IN과 SBS-SHOP을 개국했다.

이와 관련 이재출 한국무역협회 전무는 SBS-IN 채널 개국 설명회에서 “인도네시아 전자시장 규모가 55억 달러였다. 사드 문제 때문에 중국 시장이 불안해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할 때다. 인도네시아가 좋은 대안이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CJ E&M은 동남아시아에 TV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CJ E&M은 2009년 개국한 한류 채널 tvN Asia(동남아시아 9개국), 지난 1월 싱가포르에서 개국한 한국영화 전문채널 tvN Movies(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지난 4월 베트남 방송채널인 VTC5를 오는 2022년까지 임대 운영하는 권한을 받아 6월 정식 론칭한 한류 종합 엔터테인먼트 채널 TV Blue(베트남)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CJ E&M은 한류 채널 운영으로 현지인들의 삶에 거부감 없이 다가가는 동시에 한류 유통망을 확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채널 개국에 이어 방송사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들 역시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지난 5월 종영한 tvN ‘윤식당’은 인도네시아 발리 인근 섬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시리즈 내내 중국에서 촬영한 ‘신서유기’는 현재 방영 중인 시즌4에서 베트남으로 향했다.

이와 관련 나영석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신서유기’가 원래 불경을 찾아서 서쪽으로 가지 않나. 인도와 중국 사이에 있는 나라 중에 고민하다가 베트남을 선택했다. 아무래도 시즌이 반복되면서 중국이 아닌 다른 색깔의 나라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베트남에서 ‘신서유기’를 촬영한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 시장이 막히며 새로운 나라로 향한 것 아니겠느냐는 의견도 존재했다.

방송사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음악 채널을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연달아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MBC 뮤직은 지난 3월 25일과 26일 양일에 걸쳐 베트남 하노이에서 ‘MBC뮤직 K-PLUS CONCERT in Hanoi’를 개최했다. KBS2 ‘뮤직뱅크’는 지난 2015년 4월 베트남 하노이 이후 2년 만에 월드투어를 재개한다. 오는 8월 싱가포르와 9월 인도네시아를 찾아간다.

이 밖에도 방송사들은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JTBC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와 손잡았다. 지난 4월 JTBC는 넷플릭스와 약 600시간이 넘는 분량의 드라마와 주요 인기 콘텐츠의 글로벌 방영권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넷플릭스에는 JTBC 대표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와 ‘비정상회담’을 방영 바로 다음 날 시청할 수 있다. 드라마 ‘순정에 반하다’와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등도 전 세계 넷플릭스 서비스 국가에서 방영되고 있다.

각 방송사들은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 시장이 막히면서 동남아시아를 집중 공략하고 있는 상황.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개척으로 활로를 뚫으려는 각 방송사들이 어떤 성과를 이뤄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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