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스타=문지훈 기자] 방송사들이 프로그램 제작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 역시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아예 방송사의 자회사 혹은 계열사 신분의 제작사를 설립해 드라마를 만들고 있는 것. 제작사와 가족체제로 울타리를 만들며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프로그램 제작의 창의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수익으로도 연결되면 금상첨화다. 

KBS는 몬스터유니온, SBS는 더 스토리 웍스, tvN은 스튜디오드래곤,  JTBC는 드라마하우스라는 제작사와 함께한다. MBC를 제외한 주요 방송사들 모두, 방송사 연관 제작사와 동업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 몬스터유니온은 '최고의 한방' 제작에 참여했다. 제공|KBS
◆ KBS-몬스터유니온의 지향점, ‘상호 발전’

지난해 8월 출범한 몬스터유니온은 KBS 자회사인 KBS미디어, KBS N이 공동 출자해서 만든 독립적인 제작사다. 다변화되는 플랫폼 시장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한 시대에 발맞춰 킬러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목표로 탄생했다. 

몬스터유니온과 KBS 양측은 서로 독립적인 색깔을 내며 상호 발전하는 것이 목표다. KBS 자회사에 의해 탄생했지만 KBS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나아가지는 않는다고. 각자 발전을 거듭하면 결국에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몬스터유니온은 KBS 출신들을 다수 영입했다. 이정섭, 유현기 드라마 PD를 영입했으며 문보현 전 국장이 드라마 부문장으로 취임했다. 또 KBS 예능 제작국 PD였던 서수민이 몬스터유니온 예능 부문장이 됐으며 유호진도 예능 PD로 입사했다. 지금도 KBS 출신 PD들의 영입을 준비 중이다.  

설립 1년이 채 되지 않은 몬스터유니온은 KBS2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극본 최진영, 연출 이정섭), 예능드라마 ‘최고의 한방’(극본 이영철, 연출 유호진 차태현) 제작에 참여했다. 현재도 많은 드라마와 예능을 기획 중이다. 지금까지는 몬스터유니온 소속 PD들만 작품 제작에 참여했다. 향후 만들어지는 작품 성격에 따라 KBS 소속 PD가 연출할 가능성이 있다. 

몬스터유니온 관계자는 “제작에 대한 원칙은 없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면 누가 제작하든, 작품을 쓰든 상관없다. 다양한 방법을 자유롭게 물색하는 것이 몬스터유니온의 지향하는 바”라고 밝혔다. 

▲ '피고인'에서는 최수진-최창환 작가가 활약했다. 제공|SBS
◆ SBS의 현명한 투자, 더 스토리 웍스 

지난 2011년 설립된 더 스토리 웍스는 제작사라는 명목을 내세웠지만, 신인 작가를 육성하기 위한 SBS 내 조직이다. 신인 작가들의 입봉이 쉽지 않은 현 상황에서, 열정 있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능력 향상을 지원한다. 앞을 내다보기 위한 SBS만의 현명한 투자 방식인 셈이다.  

더 스토리 웍스는 규모를 확장할 계획은 있지만 방향성이 변화할 가능성은 없다. 작가를 통해 드라마를 기획하는 역할 외 제작에 관여하지 않는다. 전체적인 제작 과정은 SBS 드라마 운영팀에서 담당한다.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에 수익은 지난해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속된 신인 작가들이 작품을 써내기 시작하면서 점차 수익이 나오고 있는 것. 최근 종영한 드라마 ‘피고인’에서는 극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최수진, 최창환 작가가 활약했다. 현재 방송 중인 ‘수상한 파트너’에서는 권기영 작가가 시청률 역주행에 크게 기여했다. 오는 7월 24일 첫 방송되는 ‘조작’에서는 김현정 신인 작가가 투입돼 또 다른 히트를 노린다. 

▲ 스튜디오드래곤은 '도깨비' 제작에 참여했다. 제공|tvN
◆ 스튜디오드래곤, CJ E&M의 든든한 투자자

지난해 5월 설립된 스튜디오드래곤은 드라마 기획 및 제작 전문 스튜디오다. CJ E&M의 자회사로, CJ E&M에서 운영하는 케이블 채널 tvN을 통해 드라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설립 목적은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기획개발, 유통을 더 독립적, 자율적, 전문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케이블, 지상파는 물론이고 모바일 드라마와 글로벌 방영 드라마의 기획, 제작, 배급을 담당한다. CJ E&M의 자회사이지만 각 방송사에 개별적으로 접촉한다. 

특별한 점은 스튜디오드래곤이 드라마 제작 전 과정을 담당한다는 것. 스튜디오 드래곤 소속 PD들이 100% 연출하며 드라마 제작비도 전액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지급한다. 일반적으로 방송사에서 60%, 나머지를 제작사에서 지급하는 방식과 다르다. 

CJ E&M과 수익은 개별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스튜디오드래곤의 수익이 CJ E&M에게 이득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과 투자에 크게 기여하고 새로운 스튜디오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허브 역할을 하는 바, 경쟁에서 생존할 대안으로 작용하고 있다.

▲ 드라마하우스가 '힘쎈여자 도봉순' 제작에 참여했다. 제공|JTBC
◆ JTBC-드라마하우스, 정보 교환 시너지

JTBC와 드라마하우스는 각각 중앙미디어그룹의 계열사다. 드라마하우스는 JTBC와 독자적으로 운영된다. 드라마하우스는 JTBC보다 4년 앞선 2007년에 설립, 운영돼왔다. 지난 2008년 방송된 SBS ‘바람의 화원’, 2010년 KBS2 ‘공부의 신’ 제작에 참여했다. JTBC가 설립된 이후 JTBC의 드라마 제작에 집중해왔다. 

JTBC 소속, 드라마하우스 소속 PD와 작가 모두 상황에 맞게 투입될 수 있다. 투자도 JTBC와 드라마하우스 가릴 것 없이 드라마마다 다르게 배정한다. 일반적인 제작사와 다를 바 없지만 차별점은 정보 교환을 통한 시너지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JTBC 관계자는 “드라마하우스는 JTBC보다 오랜 기간 제작사로서 활약해 왔다. 이에 뒤늦게 드라마 산업에 뛰어 든 JTBC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같은 회사 계열사이기에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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