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미는 '엽기적인 그녀'에서 오연서의 호위무사로 활약하고 있다.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PD님이 저를 원했던 것도 대역 없이 액션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액션을 위해 대역을 쓰면 촬영 시간, 그리고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주원 선배 다음으로 ‘엽기적인 그녀’에 캐스팅됐어요.”(하하)

‘태권소녀’로 유명한 태미(27)는 SBS 월화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극본 윤효제, 연출 오진석)에서 모든 액션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 극 초반 화제가 됐던 승표(줄 끝에 추 대신 강철로 만든 표창을 단 무기)는 물론 2층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장면 또한 와이어 없이 해냈다. 이 모든 것을 소화한 태미는 이미 갖은 운동으로 몸이 단련돼 있는 배우다.

태미는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SBS ‘스타킹’에 출연해 ‘태권소녀’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연기 생활을 시작하면서 각종 액션을 대역 없이 소화해내는 등 액션 배우로 발돋움했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혜명공주(오연서 분)의 호위무사 별이 역으로 캐스팅된 이유 또한 대역 없는 액션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미에게도 승표라는 무기는 처음이었다. 

태미는 “승표는 줄로 돼 있어서 휘둘러야 하는 무기다. 승표 연습만 거의 한 달을 했다”며 “무기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또 줄이다 보니 거리감도 있고 잘못 휘두를 경우 크게 다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혜명공주를 구하기 위해 승표를 휘둘렀던 액션 장면에 대해 “의견을 많이 냈다. 줄을 갖고 여러 방향으로 돌아보며 액션 장면을 만들어냈다. 거기서 제가 제일 잘하는 것을 하나 넣고 싶었다. 무술 감독님과 상의한 끝에 만들어낸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아쉬움은 남았다. 화려한 액션이었지만 이야기 전개상 액션신의 분량이 짧았다. 태미는 “짧은 것도 아쉽고, 액션을 하고 난 뒤 다시 보니 또 아쉽더라”며 “하지만 해냈다는 것에 대한 보람이 있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이 한 게 아니라 내가 직접 한 것이잖나. 승표를 내가 직접 했다는 게 보여 좋았다”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태미의 액션신은 그게 마지막이었다. 극 후반부에는 태미가 활약할 수 있는 장면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혜명공주가 지시한 일을 수행하기 위해 담을 넘는 것들 위주의 액션이 있을 뿐이다. 태미는 “극 후반부 견우(주원 분), 강준영(이정신 분)이 혜명공주를 지키기 위해 액션을 많이 하는 편”이라며 “사실 공주님이 저보다 더 잘 싸우지 않나 싶다”고 웃었다.

▲ 태미. 사진|곽혜미 기자

드라마 ‘힐러’(2014)에서도 액션이 있었다. 태미는 특히 ‘힐러’에서 오토바이로 브레이크 드리프트 하는 장면까지 대역 없이 해냈다. 오토바이 면허가 없었던 태미는 “4일 만에 시험을 보고 오토바이 면허를 취득했다”며 “브레이크 드리프트도 연습을 하니 되긴 되더라”고 말했다. 오토바이뿐만이 아니다. 태미는 ‘힐러’를 하면서 다양한 액션을 소화했다. 액션으로만 따지면 ‘엽기적인 그녀’보다 더욱 많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액션을 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부상이다. ‘힐러’ 때도 연습을 하다가 발목을 살짝 다쳤다는 태미는 “다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그저 짜증이 날 뿐”이라고 했다. 그는 “발목에 깁스한 적이 있다. 그게 제일 크게 다친 경우다. 너무 움직이고 싶고, 액션을 직접 하고 싶은데 그저 지켜봐야 한다는 게 답답했다”며 “몸을 움직이고 싶은 사람인데 다쳐버리면 답답하기만 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 때문에 오른쪽 무릎 수술도 하지 않은 상태다. 태미는 “무릎이 좋지 않다. 오른쪽 무릎은 연골의 2/3가 닳았다.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수술을 하면 기력을 회복하는 데 너무 오래 걸린다”며 “그래서 수술을 하는 것보다 근력 운동으로 보호하고, 재활 훈련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태미는 ‘엽기적인 그녀’ 다음 작품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액션 영화와 웹 예능을 준비, 다시 한번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태미는 “한국보다는 해외를 타깃으로 한 저예산 영화를 준비 중”이라며 “내년쯤에는 볼 수 있을 것 같다. 액션 합도 연습해야 할 거고, 촬영 때문에 운동을 못 해서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웹 예능에 대해서는 “‘언니들의 슬램덩크’ 언니쓰 같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태미는 “7월 말에 ‘태권도 한마당’이라는 대회가 있다. 태권도와 춤을 합쳐서 시합에 나가는 거다. 이 과정을 웹 예능으로 담는다”고 설명했다. 이 웹 예능에는 태미를 비롯해 모모랜드 주이, 박기량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태미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을 가득 드러냈다. ‘태권소녀’라는 이미지가 꼬리표로 따라붙는 것에 대해 물었더니 “‘태권소녀’라는 이미지가 강하긴 하지만, 지금의 나를 알릴 수 있었던 것은 ‘태권소녀’다. 그게 없었으면 여기서 인터뷰를 하고 있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호쾌하게 답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