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서유기' 신효정 PD. 사진|한희재 기자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화요일 밤, 여섯 요괴가 안방극장을 웃음으로 물들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신효정 PD를 만났다. 재미와 웃음을 위해 한 마음으로 뭉친 사람들. 결국엔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진심이 느껴졌다.

나영석 PD와 신효정 PD가 연출을 맡은 tvN ‘신서유기4-지옥의 묵시록’(이하 ‘신서유기4’)는 요괴들과 삼장법사의 모험기를 담은 고전 ‘서유기’의 캐릭터를 차용한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안재현, 규현(슈퍼주니어), 송민호(위너)가 출연하고 있다. 4일 방송된 ‘신서유기4’는 평균 3.8%, 최고 4.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신서유기’ 전 시즌을 통틀어 최고 시청률이다.

신효정 PD는 최근 진행된 스포티비스타와 인터뷰에서 “반응이 좋기를 기대하지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르지 않나. ‘리모컨’ 반응은 모른다. 시청자 반응은 예상이 안 된다”며 “‘신서유기4’가 시청자들에게 반응이 있다고 체감하는 건 1회가 나간 후 다른 시즌보다 가장 많은 연락을 받았다. 실제로 모니터링을 하면 ‘웃기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러다가 재미없다는 반응이 오면 어쩌나 걱정되기도 하는데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신효정 PD는 ‘신서유기4’가 “화요일”에 방송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신서유기’를 아끼는 시청자들도 화요일로 편성 시대간대가 바뀐 것을 모르는 것에 위기를 느껴 인터뷰에서 나섰다고.

그는 “시간대 인지도가 아직 덜 되어 있는 것 같다. 큰 시청률을 바라는 건 아니다. 요즘 예능의 대세는 ‘힐링’이다. 저희는 마이너하다. 저희를 좋아해주는 분들은 따로 있다. 시청률은 4~5%만 돼도 초대박”이라며 “확실히 지난 시즌에 비해서 입소문이 타고 시청률이 올랐다. 시청률이 상관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다만 마지막회까지 정말 재미있다는 말을, 더 많이 듣고 싶다. 가면 갈수록 재미있다는 말을 듣고 싶다. 제일 어려운 게 사람을 웃기는 거다.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사람들이 혹시라도 지루하다고 느낄까봐 긴장 된다”고 털어놨다.

‘신서유기’는 ‘재미’를 추구한다. 온라인판으로 시작한 ‘신서유기’는 시리즈를 거듭하며 TV판으로까지 확장됐다. 이 과정에서 조명을 늘리고, 화질을 높이고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며 ‘진화’하고 있다. 이번 시즌은 다른 때보다 준비 시간이 촉박했다. 입대를 앞두고 있는 규현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 뿐만 아니라 중국이 아닌 새로운 나라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났다. 제작진은 약 2개월 반 동안 ‘신서유기4’ 촬영을 준비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지금도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편집에 집중하고 있다.

신효정 PD는 “일정이 빡빡하고 많은 팬분들이 촬영 장소를 찾아와주셔서 현장 진행이 어렵기도 했다. 상황에 따라서 게임을 바꾸기도 하고 그런 부분이 힘들기도 한데 재미있다. 게임의 경우 사전에 제작진이 직접 해본다. 그렇다보니 힘들어도 재미있다. 퀴즈도 직접 맞혀보고, 고깔도 직접 써본다. 물론 현지에서 즉석으로 게임을 만들기도 한다. 연기자들이 아이디어를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퀴즈는 늘 하지만, 이번엔 새로운 퀴즈를 해보고 싶었다. 의외로 다들 영화를 좋아하더라. 영화에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회식 때보니까 영화를 많이 보더라. 그래서 영화 퀴즈가 나오게 됐다. 다들 불꽃 터졌다. 이렇게까지 열심히 맞히려고 할 줄 몰랐다. 현장에서 많이 웃었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 줄 몰랐다”고 밝혔다.

▲ '신서유기4' 여섯 요괴들. 사진|한희재 기자
신효정 PD는 ‘신서유기’의 인기 요인으로 여섯 요괴들을 꼽았다.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안재현, 규현, 송민호이 서로 좋은 합을 보여주기에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 신효정 PD는 “여섯 멤버들 합이 잘 맞는다. 다들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저희보다 ‘웃음’을 생각한다. 실컷 웃겨보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한다. 누구 하나 체면 차리거나 이런 분장을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 그랬다면 시즌이 계속될 수 없었다. 그렇다보니 저희의 편집도 과감해질 수 있었다. 다들 ‘재미’를 우선시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신효정 PD는 “멤버들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힘들 거다. 몇날 며칠 밤을 새고,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지만 정말 좋아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촬영할 때도 이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되게 좋다. 편집을 할 때도 너무 웃긴다.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애정이 없으면 안 된다. 싫은 게 있었다면 시즌4까지 오지 못 했을 것 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시리즈가 거듭되며 새로운 멤버로 투입된 안재현, 규현, 송민호는 기존 멤버들 못지않게 제몫을 톡톡히 했다. 많은 이들은 ‘신서유기’팀의 귀신같은 안목을 치켜세웠다. 신효정 PD는 이러한 캐스팅에 대해 “운도 있다. 주변 추천을 듣고 기존 멤버들과 어울릴까를 생각한다. 케미가 있을 것 같은 사람을 찾았다. 저희가 인복이 많다. 또 기존 멤버들이 분량 욕심을 부리거나 내 몫을 챙기려 하는 분들이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아무리 좋은 사람이 왔어도 안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그는 “다들 같이 재미있게 만들자는 마음으로 ‘한가족’이라는 느낌으로 열심히 한다. 첫째, 둘째, 셋째 등 암묵적으로 역할이 나뉘는 것 같다. 기존 멤버들이 새로운 사람들을 이끌어주고 현장에서 편하게 해주려고 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 들어와도, 저희가 노력해도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그건 온전히 그 분들의 몫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신서유기4' 나영석 PD. 사진|한희재 기자
‘신서유기’의 성공은 나영석 PD의 성공으로 기록된다. 공동연출자이자 나영석 PD의 후배인 신효정 PD에게 다소 아쉽지는 않은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신효정 PD는 “아쉽거나 그런 건 없다. 나영석 브랜드로 대표되지만, 막내 작가님부터 카메라 감독님까지 다들 내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힘든 프로젝트다. 게임 만들고 루트 짜고 소품 제작하는 것들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쉽지 않다. 다들 열심히 한다. 팀 분위기도 좋다. 누군가를 위해서 일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다들 내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니까 즐거울 수 있다”며 모든 제작진이 열심히 하기에 지금의 ‘신서유기’가 있다고 했다.

또한 신효정 PD는 나영석 PD에 대한 애정과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신효정 PD는 “나영석 선배가 오히려 힘들다. 프로그램이 잘 안되면 앞에서 온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사람이다. 부담이 많을 것”이라며 “그 뒤에서 편하게 일만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미안할 때도 많다”고 고백했다.

시청률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모두들 “부담”을 안고 시작한다. 나영석 사단의 연이은 성공은 놀라울 정도다. 하지만 이들도 “언제든 안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신효정 PD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대중의 마음이 제일 어렵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의 마음도 어렵지 않나. 매 시즌 할 때마다 긴장하고 있다. 다행히 좋아해주고 즐겁다고 해주셔서 감사하다. 그래서 힘을 얻고 다음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그게 동력이 된다”고 털어놨다.

신효정 PD는 “지루하다는 말이 두렵다. B급 정서에 빠른 전개를 두고 정신 사납다고 할까봐 두렵기도 하다. 걱정도 많이 된다. 나 혼자 만드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식상하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걱정도 많고 겁도 나지만 좋은 분들과 일하고 있다”며 모두 한 마음으로 재미있는 ‘신서유기’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뭘하든 간에 열심히 해야죠. 시청자들이 더 잘 아는 시대예요. 저희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고 더 많은 프로그램을 보니까 눈이 높아져요. 시청자들의 마음을 맞추기 위해서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어요. ‘신서유기’는 아무것도 생각안하고 웃으면서 보는 프로그램이죠. 그런 식으로 사람들과 같이 가고 싶어요. 거창하게 어떤 범주를 갖고 하지 않아요. 내가 좋아하는 걸 대중과 공유하려고 해요. 결국엔 ‘사람’이 중요해요. 사람들이 즐거울 수 있어야 하고 프로그램 안에서 사람이 보여야 하고요. 만드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그렇죠. 그게 우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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