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서유기'와 '아는형님'의 B급 정서가 돋보인다. 제공|tvN, JTBC

[스포티비스타=이호영 인턴기자] '신서유기'와 '아는형님'을 볼 땐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 힘을 빼고, 멍 때리고 보면 유치 찬란한 B급 정서에 절로 웃음이 나온다.

tvN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와 JTBC 예능프로그램 '아는형님'은 예능의 본질을 잘 살렸다. 복잡한 규칙이나 억지스러운 감동은 빼고, 단순한 콘셉트에 1차원적 유머를 더해 웃음을 유발하는 것에만 집중했다.

▲ '신서유기4' 촬영 스틸. 제공|tvN

tvN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는 인터넷 방송으로 시작해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현재 네 번째 시즌을 시작했다. 요괴들과 삼장법사의 모험기를 담은 고전 '서유기' 캐릭터를 차용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신서유기4'는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안재현, 규현(슈퍼주니어), 송민호(위너)가 출연해 베트남 하노이로 떠났다.

멤버들은 '서유기' 속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 삼장법사는 물론 시즌을 거듭하며 만화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피콜로와 크리링까지 다소 유치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유치한 만큼 '신서유기' 고유의 B급 정서를 잘 살려주는 콘셉트다. 어이없는 행동을 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긴 설명 없이 장난스러운 자막으로 과감히 편집해버리는 담백한 구성도 볼거리 중 하나다.

게임의 룰도 간단하다. 술래를 한 명 정해 좁은 방안에서 불을 끄고 안대를 쓴 채 숨은 인간들을 잡아 무력으로 항복하게 만드는 '좀비 게임'이라던지, 긴 고깔 끝에 아주 작은 구멍을 뚫어 얼굴에 씌우고 여러 미션을 수행하는 '고깔고깔 대작전' 등으로 슬랩스틱을 펼쳐 날 것의 재미를 선사한다. 벌칙도 단순하다. 탁구 대결을 통해 삭발을 감행하는가 하면, 단체 게임에서 틀린 인원에게 '삐-처리'를 하고선 욕설을 날린다.

앞서 나영석 PD는 제작발표회에서 "많이 계산하지 않는다. 최대한 웃기는 걸 위해 달리고 있다. 식상함을 뛰어 넘어 예능계의 클래식처럼 되고 싶다. 웃고 싶으면 '신서유기'를 봐야지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방송은 나 PD의 의도대로 정확하게 흟러가는 중이다.

▲ '아는형님' 촬영 스틸. 제공|JTBC

JTBC 예능프로그램 '아는형님'은 "이성·상실·본능·충실 형님학교에서 벌어지는 세상의 모든 놀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민경훈, 강호동, 서장훈, 김영철, 이수근, 김희철, 이상민이 출연한다.

'아는형님'은 포맷부터 원초적이다. 옛날 학교의 모습을 재현해 '형님 학교'라는 설정으로 멤버들이 교복을 맞춰 입고 나온다. 특히 강호동은 과거 콩트에서나 등장할 법한 옛날 교복을 입고 '복고 감성'을 자극한다.

출연진 전원은 동갑내기 친구라는 설정 하에 매주 유치한 막말과 신경전으로 웃음보를 자극한다. 이혼, 사건사고, 루머 등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소재도 거리낌 없이 꺼내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대표 코너 '나를 맞혀봐'는 전학을 온 설정의 게스트들이 자신에 관한 퀴즈를 내면 멤버들이 맞히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게스트들은 거침없는 발언으로 자신들끼리 투닥거리는 MC들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경계심을 푼다. 보는 이들은 난무하는 유행어와 애드리브에 열광할 수밖에 없다.

2015년 인터넷 방송으로 불안하게 출발했던 '신서유기'는 꾸준히 마니아층 시청자를 유입해 나영석 PD의 저력을 입증하며 네 번째 시즌까지 이끌어왔다. 방송 시작 3개월 만에 저조한 시청률로 폐지론이 흘러나왔던 '아는형님'은 여운혁 PD와 멤버들의 노력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포맷을 찾아내 JTBC 간판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원초적이지만 참신한 구성을 놓치지 않은 두 프로그램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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