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쌈, 마이웨이'가 지난 11일 종영했다. 사진| KBS2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스타=문지훈 기자] 박서준-김지원-안재홍-송하윤이 아프고도 싱그러운 청춘의 성장통을 그렸다. 꿈을 향해 달리는 과정은 힘겨웠지만, 패기 넘쳤기에 아름다웠다.

지난 11일 마지막 회를 방송한 KBS2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극본 임상춘, 연출 이나정)는 부족한 스펙 때문에 '마이너'라 불리는 청춘들이 누가 뭐라든 자신의 길을 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고동만(박서준 분)은 10년 전 김탁수(김건우 분)의 승부 조작에 얽혀 태권도 선수 자격을 박탈당했다. 10년이 지난 후 진드기 관리사로 살고 있었지만 격투기를 향한 꿈을 버릴 수 없었고, 다시 구하지 못 할 수도 있는 일자리를 내팽개치고 선수에 도전했다. 

유명 격투기 선수로 기세등등하게 살고 있는 김탁수와 시합을 하게 된 고동만은 김탁수의 비열한 행동으로 부상을 입었고, 경기는 무효 처리됐다. 또 경기 이후 머리뼈에 금이 가 며칠 동안 잠만 잤고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 할 위기에 처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격투기를 향한 열정, 김탁수를 꺾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게 된 고동만은 두 달간 격투기 강도 높은 훈련을 받으며 실력을 갈고 닦았다. 다시 김탁수에게 경기를 제안했고, 보란듯이 제압해 승리해 챔피언이 됐다. 

최애라(김지원 분)는 백화점 안내데스크에서 일했지만, 아나운서의 꿈을 버리지 못 해 늦은 나이에도 면접을 보러 다녔다. 부족한 학벌과 경력 때문에 탈락하기 일쑤였고, 면접관들은 최애라의 초라한 스펙을 대놓고 무시했다. 서류를 통과해 면접을 볼 수 있다면 다행이었고, 지방 축제 무대에 서기조차 힘들었다. 

이에 최애라는 최초의 격투기 여자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메이저 방송사 아나운서는 되지 못 하지만, 마이크만 쥐면 불타오르는 열정을 링 위에서 발휘하겠다는 의지였다. 최애라는 결국 격투기 아나운서가 돼 많은 사람들 앞에 설 수 있게 됐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시련이 있었지만, 아나운서로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최애라는 살아있음을 느꼈다.  

▲ '쌈, 마이웨이'가 청춘의 성장과 사랑을 그렸다. 사진| KBS2 방송화면 캡처

김주만(안재홍 분)은 "과장 달면"을 입에 달고 사는 드림 홈쇼핑의 영업직 대리였다. 넉넉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대학을 졸업하고 드림 홈쇼핑에 입사해 대리가 되기까지 아등바등 살았다. 돈을 많이 벌고 승진하기 위해 밤낮없이 영업을 했고, 그가 론칭한 식품은 무엇이든 완판될 정도였다. 

하지만 일에 전념하며 6년간 교제한 여자친구 백설희(송하윤 분)와 결혼을 미루다 결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노력 끝 과장으로 승진했고, 백설희의 마음도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백설희는 김주만과 사귀는 6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 학업과 취업을 뒷바라지했고, 취업 후에도 엄마처럼 챙겨줬다. 하지만 어린 인턴 장예진(표예진 분)에게 흔들리는 김주만에게 실망해 결별을 선언하고 홀로서기에 도전했다. 마음이 무너져내리듯 아팠지만 이제는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게 됐다.

김주만이 즉 자신의 인생이었던 과거와 달리, 백설희는 누군가와 함께 하겠다는 마음 없이 혼자 힘으로 매실액 사업에 성공했다. 사업이 번창해 회사에 사표를 내기도 했다. 드라마의 흔한 설정인, 실연당한 여자의 비주얼 업그레이드 혹은 백마 탄 왕자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우뚝 섰고, 어엿한 '백사장'이 됐다.

이처럼 네 명의 주인공은 청춘의 패기를 발휘해, 넘어지고 깨져도 목표를 향해 달려갔다. 생각했던 만큼의 목표를 이루지는 못 했어도, 그 과정이 힘겨웠어도, 이들의 도전은 빛났고 싱그러웠다. 또 이들의 모습은 우리네 현실과 맞닿아 있어 많은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네 주인공이 마지막 장면에서 하는 말에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어차피 랜덤이면 냅다 고(go) 하는 거다. 우리가 똘끼 안부렸으면 네가 링 아나운서가 되고, 내가 파이터가 되고, 백사장이 CEO가 되고 김과장이 됐겠나. 못 먹어도 고하고 쪼대로 살자. 사고쳐야 노다지도 터지지. 내가 서있는 여기가 메이저다"

'쌈, 마이웨이' 후속 '학교 2017'은 오는 17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