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일 워커 영입으로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된 과르디올라 감독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카일 워커(27)가 드디어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스피드와 공격이 뛰어난' 워커가 맨시티에 합류하면서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자신의 원하는 플레이에 조금 다가설 수 있게 됐다.

맨시티는 14일(한국 시간) 홈페이지에 "워커를 영입했다. 계약 기간은 5년이다"고 발표했다. 맨시티는 워커의 이적료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현지 다수 언론은 맨시티가 5400만 파운드(약 736억 원)의 이적료를 지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워커와 과르디올라 감독이 그릴 맨시티의 밑그림은 어떨까.

▲ 워커는 EPL에서 가장 빠른 수비수 중 한명이다.

#스피드+공격이 가능한 워커의 합류

지난 시즌 맨시티는 시즌 개막 이후 모든 대회 포함 10경기에서 무패(9승 1무)를 기록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특유의 패스 플레이와 유기적인 압박이 빛을 봤다. 맨시티는 유럽 축구를 호령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약점이 드러났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기엔 맨시티의 풀백 경쟁력이 부족했다. 

결국 감독 부임 이후 '첫 무관'에 그친 과르디올라 감독은 시즌 후 파블로 사발레타(32), 가엘 클리쉬(31), 바카리 사냐(34), 헤수스 나바스(31) 등 지난 시즌 풀백으로 활용했던 선수와 모두 이별했다.

이후 맨시티는 풀백 영입을 백방으로 노력, 워커를 품에 안게 됐다. 맨시티가 워커를 영입하면서 여러 이점을 얻을 수 있다.

▲ 풀백 사발레타(왼쪽)에게 지시를 하는 과르디올라 감독

먼저 워커는 스피드가 뛰어나고 공격력이 좋다. 워커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스피드가 빠른 풀백 중 한 명이다. 워커는 특유의 스피드를 바탕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릴 수 있는 선수다.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맨시티는 지난 시즌 리그 79골 중 오직 5개만 코너킥에 만들었지만 워커는 크로스와 코너킥 기회에서 토트넘이 14골을 창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워커의 합류는 분명 맨시티 측면의 힘을 크게 키울 수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시즌 말미 풀백의 스피드의 한계를 느껴 '윙어'이자 스피드가 좋은 나바스를 풀백으로 기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비에 한계가 있었고, 프리미어리그 공격수와 경쟁하기에도 피지컬도 부족했다. 

워커는 이런 과르디올라 감독의 고민을 해결해줄 적임자다.

▲ 크로스 능력도 준수한 워커

#변화무쌍한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에도 문제없다

워커의 강점은 토트넘에서 뛰었다는 점이다. 토트넘에서 뛰며 워커는 부상 기간을 제외하고 주전으로 뛰었다. 특히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부임하면서 전술적으로 한층 성장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과르디올라 감독만큼이나 전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경기 중, 경기마다 전술(포메이션)을 바꾸는 데 능한 감독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 첼시와 함께 스리백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한 팀 역시 포체티노 감독의 토트넘이다.

워커는 지난 시즌 토트넘에서 뛰며 포백과 스리백을 적절히 경험했고 이 점은 과르디올라 감독 축구에 적응하는데 한층 수월할 수 있다. 

영국 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워커는 지난 시즌 풀백으로 29번, 윙백으로 8번, 미드필더로 2번 뛰며 평점 7.2점(라이트백 7.21점, 라이트 윙백 7.2점)을 유지했다. 

스타일의 차이는 있지만, 워커 또한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는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서 '패스 축구'를 경험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스타일의 '티키타카'에 무리 없이 적응할 가능성이 크다.

▲ 스카이스포츠가 비교한 지난 시즌 워커와 맨시티 풀백의 스텟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50%는 완성, 나머지 50%도 중요

물론 워커의 성공을 100% 장담하긴 어렵다.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는 워커가 지난 시즌 맨시티 선수들보다 찬스 메이킹, 공중볼 경쟁, 크로스, 드리블, 도움, 태클을 더 많이, 효율적으로 시도했다고 했다. 다만 패스와 터치만 수치상으로 부족했다고 밝혔다. 워커가 기본적으로 패스 축구를 경험했지만 스타일과 같이 호흡을 맞출 선수들과 합이 중요한 셈이다.

맨시티는 워커 영입으로 오른쪽 풀백의 빈자리를 메웠지만 아직 왼쪽 풀백 영입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현재 영입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는 AS모나코의 왼쪽 풀백 벤다민 멘디(22)다.

▲ 멘디(왼쪽)는 지난 시즌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를 상대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스카이스포츠' 역시 맨시티가 멘디 영입에 급전했다면서 가능성을 인정한 상황이다. 하지만 맨시티는 최근 영입을 확신했던 다니 알베스를 파리 생제르맹에 뺏겼다. 방심은 금물이다. 맨시티는 멘디 영입뿐만 아니라 워커와 멘디의 백업 풀백도 영입해야 한다. 여러 대회를 병행해야 하는 맨시티가 2선수로 모든 대회를 치르긴 어렵기 때문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자신의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풀백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단 50%는 채웠다. 다음 시즌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맨시티다.

[영상][EPL] '맨시티를 부탁해!' 카일 워커 16-17시즌 활약상 ⓒ스포티비뉴스 서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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