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레알 마드리드가 '샛별' 다니 세바요스의 영입에 성공했다. 세바요스는 레알의 영입 정책 변화를 읽을 수 있게 한다.

레알은 14일(한국 시간) 홈페이지에 "세바요스를 영입했다"고 알렸다. 계약 기간은 6년이다.

세바요스의 몸값은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 애초에 바이아웃 금액은 1500만 유로(약 197억 원)이다. 현지 언론도 레알이 최대 1800만 유로(약 233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바요스는 21일 미국에서 프리시즌을 진행하는 레알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러나 다음 시즌은 레알 베티스에서 보낼 가능성도 있다. 애초에 세바요스가 영입된 뒤 1년은 전 소속 팀인 레알 베티스에서 임대 생활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아스는 지난달 28일 일찌감치 "세바요스와 계약한 뒤 다가올 시즌엔 현 소속 팀 베티스에 임대하는 형식을 취하려고 한다. 레알도 영입 자체를 서두르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며 세바요스가 성장하길 바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세바요스의 장점은 뚜렷하다. 기술과 드리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압도적인 신체 능력은 없지만, 그래서 역설적으로 상대 움직임을 적절하게 이용한다. 뛰어난 중거리슛 능력과 공격 가담 능력까지 갖췄다. 가장 무서운 점은 그가 고작 20살이라는 사실이다. 이미 세계 최고의 무대 중 하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 세바요스

세바요는 즉시 전력감은 아니다. 현재 레알 중원 조합은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루카 모드리치(31)-토니 크로스(27)-카세미루(25) 주전 중원 라인업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다. 지난 시즌 중원 전반의 백업 멤버로 활약한 마테오 코바시치(23), 유스 팀 출신으로 알라베스로 임대돼 리그만 32경기를 뛴 마르코스 요렌테(22)가 이번 시즌 벤치에서 기다린다. 세바요스가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세바요스와 같은 영입 케이스는 또 있다. 지난 시즌 영입한 헤수스 바예호다. 레알은 2015년 8월 바예호를 사라고사에서 영입한 뒤 곧장 사라고사에 바예호를 다시 임대했다. 1년을 사라고사에서 뛴 바예호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에서 리그만 25경기를 뛰며 성장 기회를 얻었다. 이번 시즌엔 임대에서 복귀해 3번을 받으며 1군 팀 합류를 사실상 합류했다.

세바요스도 마찬가지다. 그는 레알 베티스에서 중원에서 공을 뿌리는 임무를 맡았다. 뛰어난 드리블과 허를 찌르는 마무리 슈팅 능력이 세바요스를 돋보이게 만든다. 당장 레알의 중원을 책임질 선수라기 보단 단기적으론 중원의 백업 멤버, 장기적으론 모드리치와 크로스의 대체 요원으로 볼 수 있다. 레알은 몸값이 크게 비싸지 않았지만, 스페인을 들썩이게 한 젊은 재능을 영입했다. 레알은 지금 당장 뛰어난 선수를 보유했고, 당장 '경쟁자'를 영입하기보다 '후계자'를 영입하면서 미래를 준비했다.

바예호를 보면 세바요스의 미래를 볼 수 있다. 세르히오 라모스(31), 라파엘 바란(24), 나초 페르난데스(27)가 센터백으로서 우선 기용되겠지만, 레알은 이번 시즌 클럽 월드컵을 포함해 수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동시에  부상, 경고 누적 및 퇴장 징계 등 변수를 고려하면 바예호도 상당한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세바요스 그리고 바예호는 모두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를 위한 영입이다.

지난 11일 영입한 2600만 유로(약 340억 원)에 테오 에르난데스도 비슷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왼쪽 수비수로 꼽히는 마르셀루를 보유하고 있지만, 기대 이하로 평가받은 파비우 코엔트랑을 스포르팅 리스본으로 임대 보낸 뒤 테오 에르난데스 영입을 확정했다. 레알은 테오 영입으로 두 선수 모두 기용하면서 현재와 미래 모두 준비하려고 한다.

레알의 이적 정책이 '갈락티코'로 정의되던 시절이 있다. 지금 레알의 사령탑인 지네딘 지단이 갈락티코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러나 지단 감독은 자신의 선수 시절처럼 레알을 운영할 계획은 없어 보인다. 이미 루카스 바스케스, 마르코 아센시오 등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도 관심이 많다. 실제로 지단 감독은 지난 시즌 '유망주'로 꼽히는 바스케스, 아센시오, 코바시치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레알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유럽 최고의 클럽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이적 자금이 천문학적인 수치까지 뛴 최근엔 기존의 선수들을 지키면서 유망한 선수들을 영입하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대다수는 유럽 최고의 유소년 시스템을 갖춘 스페인 출신 선수들이다. 이미 최고의 스쿼드를 갖춘 레알이 유망한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당장의 성적은 물론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까지 준비할 수 있다. 유망주들을 영입하면서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도 있다.

레알이 당장 새로운 팀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 그러나 스페인 무대에서 증명된, 그리고 임대 생활에서 경험까지 쌓은 선수를 영입하면서 다음 세대에도 여전히 최상위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록 유스 출신으로 직접 기른 유망주들은 아니지만, 바르사가 최근 '새 얼굴'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레알의 영입 행보는 분명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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