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에 포맷을 수출한 SBS '판타스틱 듀오'. 제공|SBS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국내에서 제작된 콘텐츠들이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은 물론 ‘표절’ 등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국내 방송 상장사의 매출액, 수출액, 영업이익 등은 늘거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방송사 및 제작사의 수출이 활발해진 시점은 1990년대 후반부터다. 드라마를 비롯해 가요 등 국내 대중문화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한류’가 대두됐다. 특히 드라마 ‘대장금’(2003) 이후로는 방영 판권 및 포맷 수출 등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수출 초반에는 방영권 판매에 힘을 썼으나 이후로는 포맷 판매의 비중도 높아졌다. SBS 드라마 ‘신의 선물’이나 예능 프로그램 tvN ‘꽃보다 할배’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판타스틱 듀오’ 등의 포맷이 판매되며 수출된 현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도 했다.

이는 매출 성적으로 드러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매년 발표하고 있는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 등에 따르면 2008년 1억 7134만 8000달러였던 방송 상장사의 수출액은 지난해 3억 8153만 8000달러로 큰 폭으로 늘었다. 8년 동안 약 2배 가까운 신장을 보인 것. 이뿐 아니라 방송 상장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도 큰 폭으로 늘어나며 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변화가 생긴 것은 지난해 6월 이후다. 국내에서 공략했던 주요 시장은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이다. 하지만 지난해 6월 국내 사드 배치 여론이 강화되면서 중국 내 ‘한한령’이 대두됐다. ‘한한령’은 중국 내에서 한류 콘텐츠를 제한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피해는 직‧간접적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동시 방영을 노린 프로그램들이 대거 중국광전총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하거나, 중국 드라마 및 영화와 계약했던 국내 배우들의 출연이 불발되는 식이었다. 

프로그램 수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대신 ‘표절’이 기승을 부렸다. 중국에서는 국내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을 그대로 베껴 제작을 진행했다. 온전한 수출과 수입 체계가 아닌 탓에 방송사 및 제작사의 타격도 컸다. ‘한한령’은 ‘한한령’대로, ‘표절’은 ‘표절’대로 수출의 활로를 막았다.

물론 수출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 이전부터 국내 방송 상장사들은 드라마와 예능을 가리지 않고 효과적인 수출을 꾀했다. 중국 시장이 막힌 뒤로는 동남아시아 및 미국 시장 개척을 위해 힘썼다. 그동안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다른 시장을 개척하고, 그 영향력을 넓혀간 것. 수출액 역시 전년동기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수출액은 7152만 5000달러로, 2017년 1분기 수출액은 이보다 약 30% 증가한 9322만 3000달러였다. 

특히 CJ E&M은 공격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성공하며 방송 상장사 가운데 유일하게 100% 이상의 신장을 보였다. CJ E&M은 방송 산업 내 수출액 비중이 가장 큰데, 2017년 1분기에만 전년동기대비 368.9%의 상승을 보였다. SBS콘텐츠허브, iMBC, 키이스트 등이 전년동기대비 하락한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적이다.

이처럼 방송 상장사들은 수출이 점차 늘며 해외에서의 영향력도 넓혀가고 있다. 덕분에 ‘한한령’ ‘표절’도 이들의 성장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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