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그랑프리 여자배구대회 폴란드와 경기에서 스파이크하고 있는 김연경 ⓒ FIVB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이 그랑프리 2그룹 우승 후보인 폴란드를 꺾고 대회 5승째를 챙겼다.

한국은 17일(이하 한국 시간) 폴란드 오스트로비에츠 시베엥토크시스키에서 열린 2017년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여자배구대회 2그룹 2주차 마지막 경기에서 폴란드에 세트스코어 3-1(24-26 25-23 25-19 26-24)로 역전승했다.

5승 1패를 기록한 한국은 2그룹 결선 진출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의 주장이자 기둥인 김연경(29, 중국 상하이)은 두 팀 최다인 26득점을 기록했다.

폴란드에서 진행된 3연전은 한국이 2그룹 결선 진출에 매우 중요한 일정이었다. 불가리아에서 폴란드로 이동한 한국은 첫 경기 상대인 아르헨티나를 꺾었다. 2차전에서는 페루를 이긴 한국은 마지막 경기에서 홈 팀 폴란드를 만났다.

폴란드는 지난해 2그룹 결선 리그에 진출했던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아르헨티나와 페루와는 달리 190cm가 넘는 선수가 3명이나 버티고 있었다. 높이와 힘에서 한국보다 한 수 위인 폴란드를 상대로 한국은 고전했다.

1세트를 접전 끝에 24-26으로 내줬고 2세트에서는 12-19까지 뒤졌다. 그러나 이번 그랑프리에서 한국은 어려운 상황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는 끈끈함을 보여줬다. 김희진의 서브 득점 2개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한국은 22-22 동점을 만들었다. 양효진의 블로킹과 김연경의 연속 공격 득점을 앞세운 한국은 2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부처인 2세트를 이긴 한국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한국이 폴란드를 압도하는 데 큰 소임을 해낸 이는 김연경이었다. 이번 그랑프리에서 한국은 팀의 최고 장점 가운데 하나인 김연경의 공격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한국은 현재 팀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인 세터가 세대교체 중이다. 이번 그랑프리부터 새롭게 주전 세터로 나선 염혜선(25, IBK기업은행)은 김연경의 타점을 살리는 토스를 제대로 올리지 못했다. 한국의 약점 가운데 하나는 아직 무르익지 않은 세터들과 김연경의 호흡이었다.

▲ 2017년 그랑프리 여자배구대회 폴란드와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 ⓒ FIVB

그러나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김연경과 염혜선의 호흡은 많이 향상됐다. 김연경의 높이와 스피드를 살릴 수 있는 토스가 폴란드와의 경기에서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김연경은 이번 그랑프리 최다인 26득점을 기록했다. 흔들린 토스도 김연경은 노련하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팔꿈치 부상 중인 김희진(26, IBK기업은행)은 20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미들 블로커 양효진(28, 현대건설)과 김수지(30, IBK기업은행)은 각각 11점을 기록하며 중앙을 사수했다.

무엇보다 폴란드전에서 얻은 희망은 황민경(27, 현대건설)의 선전이었다. 황민경은 이번 대표 팀에 가장 늦게 합류했다. 최종 엔트리에 올랐던 강소휘(20, GS칼텍스)는 수술로 진천을 떠났고 빈자리를 대신한 이가 황민경이었다.

그동안 황민경은 같은 포지션에 있었던 박정아(24, 한국도로공사)와 김미연(24, IBK기업은행)에 밀려 많은 경기에서 뛰지 못했다. 폴란드와 경기에서 기회를 얻은 황민경은 과감한 공격과 끈질긴 수비, 그리고 대범한 서브로 분위기를 바꿨다. 황민경의 분전에 김연경의 공격은 물론 중앙 속공도 탄력을 받았다.

이 경기에서 황민경은 6득점을 기록했다. 많은 점수는 아니었지만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알토란 같은 득점이었다.

한국은 강소휘와 이소영(23, GS칼텍스) 그리고 이재영(21, 흥국생명) 등이 부상으로 그랑프리에 출전하지 못했다. 김연경을 받쳐줄 윙스파이커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 홍성진(52) 대표 팀 감독의 고민이었다.

그러나 김미연에 이어 황민경도 자기 소임을 해내며 폴란드 승리에 힘을 보탰다. 홍 감독은 "올해 국제 대회에서 김연경을 받쳐줄 레프트 공격수들을 테스트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경과 대각을 이룰 윙스파이커 한 자리 경쟁은 황민경의 선전으로 한층 치열해졌다.

한편 폴란드 3연전을 마친 한국은 오는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한다. 한국은 21일부터 수원체육관에서 그랑프리 2그룹 3주차 3연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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