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선두 전북 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이 21라운드까지 마친 가운데 순위표는 지난 시즌보다도 더 혼란스러운 순위 다툼에 빠졌다. 아직 17라운드를 더 치러야 한다. 최종 결과는 알 수가 없다. '한 방 역전'은 없다. 한 경기 그리고 한 경기 승점을 쌓아야 한다.

일례로 지난 시즌 21라운드까지 4위를 지키던 성남FC는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떨어진 뒤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2016 시즌의 '나'와 2017 시즌의 '나'. 누가 더 나을까. 2017 시즌도 절반 이상 지난 21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을 비교를 해본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광주FC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정 때문에 1경기씩 덜 치른 상태다.

▲ 나vs나, 2016시즌과 2017시즌 21라운드까지 성적

1. 변하지 않은 듯, 느낌이 다른 '선두' 전북 현대

전북은 지난 시즌에도, 이번 시즌에도 1위를 달리고 있다. 'K리그 최강'이라는 평가가 과언이 아니다. 다만 성적은 지난 시즌에 조금 못 미친다. 지난해는 '무패 행진'을 달리며 12승 9무를 달렸지만, 올해는 12승 5무 4패를 거뒀다. 승점이 4점 부족하다.

레오나르도가 이적했고 로페즈, 이재성, 이승기 등 핵심 선수들의 줄부상이 있었다. 최강희 감독은 스리백을 선택하며 어느 정도 위기는 넘겼지만, 지난 4월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0-4로 대패하는 등 지난 시즌에 비해 안정감은 떨어졌다. 여름 이적 시장에선 중원의 핵심 김보경도 이적했다. 

경기력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안 차이를 벌리는 데는 실패했다. 전북은 승점 41점으로 울산 현대(승점 38점)에 3점 차로 추격당하고 있다. 지난 시즌엔 21라운드를 마친 뒤 승점 45점으로 2위 FC서울에 11점 앞서며 독주하고 있었다.

▲ '3연승' 신바람 수원. '3연무'는 있었어도 '3연승'은 오랜만. ⓒ한국프로축구연맹

2.가장 성적이 많이 상승한 수원 삼성

수원은 지난 시즌 역대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21경기에서 5승 9무 7패 승점 24점을 쌓는 데 그치며 작년 이맘때 9위까지 밀려났다. 결국 하위 스플릿으로 밀려나는 '수치'를 겪기도 했다. 패하는 것보다도 승리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다. 수원은 지난 시즌 후반 조나탄 영입 효과를 보고 스리백 전환과 함께 반전의 기회를 엿봤다.

시즌 초에도 부진은 이어졌다. 권창훈의 유럽 진출 영향이 적지 않았고 공격력이 좋지 않았다. 공격을 펼치려다가 밸런스가 깨지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을 치를수록 경기력은 살아났다. 김민우, 고승범 두 윙백이 뛰어난 공격력을 보이면서 수원의 공격 전체가 살아났다. 염기훈의 도움 능력이 여전하고, 조나탄은 13골로 득점왕 경쟁에 나설 정도로 훌륭한 마무리 능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과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3. '천당'과 '지옥' 사이, 승격 팀의 상반된 운명 - 강원FC, 대구 FC

지난 시즌에도 승격에 성공한 두 팀은 상반된 한 시즌을 보냈다. 상주 상무는 공격에 비중을 둔 특징 있는 축구로 상위 스플릿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수원FC는 영입 선수들이 팀 적응에 애를 먹으면서 11위와 12위를 오가다가 한 시즌 만에 다시 K리그 챌린지로 돌아갔다. 지난 시즌 21라운드 종료 시 상주는 5위, 수원FC는 12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번 시즌에도 상황은 유사하다. '폭풍 영입'에 성공한 강원FC는 승격 팀답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 승점 34점을 당당히 4위를 달리고 있다. 이근호를 중심으로 한 공격력이 장점이다. 반면, 대구는 생존에 목숨을 걸고 있다. 승격을 이끌었던 손현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지만, 여전히 최하위 광주FC와 같은 승점 16점을 기록하고 있다. 챌린지에선 공수 모두에서 최강 스쿼드였지만, 클래식에선 수비부터 견뎌야 하는 상황이 됐다.

▲ 서울과 포항의 치열했던 맞대결. 승리한 서울은 2연승으로 상승세를, 패배한 포항은 2연패로 하락세를 맞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4. 의외로 부진하지 않은 서울

이번 시즌 가장 부진한 팀은 FC서울이다. 서울은 시즌 초부터 공수 양면에서 애를 먹었다. 공격은 느리고 답답했고, 역습에 무너지는 상황이 반복됐다. 발이 느린 수비수들은 문제를 가중시켰다. 대구, 상주, 광주 등 이길 것이라 여겼던 팀들에 패배하면서 '부진'의 멍에를 썼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성적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다. 지난 시즌엔 2위를 달렸지만 승점 34점(10승 4무 7패), 이번 시즌엔 6위로 승점 31점(8승 7무 6패)을 거두고 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승점 차는 고작 3점 차다. 유난히 순위가 처진 것은 전북의 성적이 조금 떨어진 가운데 다른 팀들의 성적이 조금씩 오른 탓이다.

최근 반등의 기세를 탔다. 포항 스틸러스와 제주를 연파하면서 시즌 첫 연승을 달렸다. 공격수 박주영의 컨디션이 확연히 살아났고, 팀 전체적으로도 전방 압박과 공격 전개가 살아났다. 차곡차곡 승점을 쌓는다면 성적은 오를 수 있다.

5. 생존왕 인천 유나이티드, 광주FC의 저력은?

인천과 광주는 시,도민 구단으로 늘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았다. 그러나 생존에 성공했던 것은 단단한 조직력 덕분이다. 물론 올해도 생존을 위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지난 시즌 인천은 기적의 팀이었다. 시즌 막판까지 강등 1순위로 꼽히다가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이번 시즌 초에도 기나긴 부진에 빠지며 강등 1순위로 꼽혔지만, '귀신처럼' 살아나는 팀 컬러는 그대로였다.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승점 18점을 거두며 강등권에서 벗어난 10위를 달리고 있다. 추격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지금처럼 승리를 쌓다보면 조금 더 나은 순위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까지 순위표를 보면 강등은 인천-대구-광주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광주는 이번 시즌 유난히 부진하다. 가장 큰 이유로 '주포' 정조국이 떠난 뒤 믿을 만한 공격수가 없다는 점이 꼽힌다. 다행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완델손과 나이얼 맥긴을 영입해 최전방을 보강했다. 적응 시간을 최대한 줄여 장점인 '바위 같은' 조직력을 찾는다면 광주의 성적은 살아날 것이다.

▲ '극적 생존'의 주인공, '이기는 형' 이기형 감독은 이번 시즌에도 인천의 생존을 이끌 수 있을까. ⓒ한국프로축구연맹

6. 비슷한 순위, 조금 더 높은 곳을 향하여

각 팀의 위치는 모두 다르지만 지난 시즌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팀들도 많다.

울산은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엔 21라운드 종료 때 3위를 달리고 있었고 이번 시즌에는 2위다. 사령탑은 윤정환 감독에서 김도훈 감독으로 바뀌었고, 선수들도 적잖이 변했지만 승리에 무게를 둔 팀 컬러는 여전하다. 득실 차에서 -2를 기록하고도 승점 38점을 쌓은 울산은 미스테리하지만 매력적인 팀이다. 이길 줄 아는, 그리고 투혼이 장점인 팀이다.

잘나가던 포항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과 똑같이 7위에 올랐다.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지난 시즌은 줄곧 '아래'서 놀았지만, 이번 시즌엔 한창 좋다가 내려왔다. 제주 역시 시즌 초 선전이 무색하게 순위가 떨어졌다. 마르셀로, 황일수 등 주축 선수가 이적하고, 조용형이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징계를 받는 등 이탈 선수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항도, 제주도 조직력을 가다듬고 반전을 노려야 한다.

전남 드래곤즈는 화끈한 축구를 펼치고 있다. 37골을 넣고 36골을 허용했다. 수비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할 수도 있지만 화끈한 축구에 보는 맛은 있다. 안정적으로 '승리'만 따내진 못하지만, 이기고 지면서도 승점은 차곡차곡 쌓았다. 지난해 이맘 때보다 2계단 높은 8위다. 워낙 공격력이 뛰어나 성적이 쉽게 떨어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상주 상무는 지난 시즌에 비해 순위가 4계단이나 하락했다. 그러나 상주는 원래 선수 이동이 큰 팀이다. 이번 시즌엔 대거 로테이션도 가동했고, 최근엔 부상 선수도 적지 않았다.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합류했다. 주전들이 돌아온다면 언제나 무시할 수 없는 다크호스다.

▲ 송창호(왼쪽)와 한찬희가 득점 뒤 기뻐하고 있다. 전남 드래곤즈는
용머리에서 불뿜듯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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