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전망좋은 집' 포스터. 제공|(주)마인스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이호영 인턴기자] 노출 논란을 빚고 있는 영화 '전망 좋은 집'의 이수성 감독과 개그우먼 출신 배우 곽현화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감독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동의 없이 가슴 노출신을 촬영했다"는 곽현화의 주장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같은 날 오후 곽현화는 SNS에 다시 한번 반박, 갈등의 골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 계약서·시나리오·콘티

이 감독은 "영화 자체가 성인영화였다. 자신의 노출 장면이 자세하게 묘사된 시나리오를 읽은 후 콘티까지 숙지했다. 만약 당시 노출을 거부했다면 곽현화를 캐스팅하지 않았을 것이다. 출연계약서에 배우가 사전 동의한 노출장면만을 촬영한다는 배우보호조항까지 포함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출연 계약 체결 후에 시나리오 내용을 시각적으로 묘사한 콘티를 제작해 곽현화를 포함한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에 제공했다. 가슴 노출 장면이 포함 돼 있으며 콘티대로 촬영했다"고 부연했다.

이 감독의 변호인은 기자회견 당시 콘티를 취재진에게 보여주며 "노출장면은 갑(감독)과 을(배우)이 사전에 충분히 합의한다고 명시 돼 있다. 배우는 언제든 계약서 조항에 의거, 촬영을 거부할 수 있었다. 어떤 스태프도 촬영을 거부하거나 꺼리는 모습을 본 적 없다고 법원에서 증언했다"고 감독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곽현화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가슴 노출장면이 있어서 '찍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도 '그 장면을 빼고 계약하자'고 해서 응했다. 계약 후 받은 시나리오와 콘티에 그 장면이 있어서 '이건 안 찍기로 한 거 아니냐'고 했을 때 이 감독은 '맞다. 이 장면은 찍지 않는다'고 그 장면에 X표를 했다. 그래서 '동의하에 촬영한다'라는 계약조항을 믿고 계속 촬영에 들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콘티가 고정불변이란 이 감독의 주장은 업계 통념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저예산 영화이기에 한 장면만 빼고 콘티를 다시 만드는 건 불가하다는 주장이다.

# 녹취록

이 감독은 곽현화가 자신과의 통화내용을 녹취해 증거로 제출한 경위에 대해 "녹취가 이뤄진 2014년 4월 당시 영화 '어우동-주인없는 꽃'의 배우 캐스팅을 진행하고 있었다. 배우와 문제가 생기면 곤란했기에 원만하게 곽현화를 달래며 문제를 풀고자 했다. 하지만 그것을 곽현화는 잘못을 인정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금 3억 원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현화는 "'미안하다. 내가 현화씨 동의 없이 노출신을 넣었다. 제작사가 시켰다. 전화해서 물어봤어야 했는데 내가 전화하지 못했다. 내가 미쳤었다. 잘못했다'라는 말 밖에 없다"며 "원래 내가 찍으로 한것이 아니었냐고 한번이라도 말을 하지 못했는지 이 감독에게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이 그렇게 억울하다면 증거로 제시된 녹취록들을 녹음본 그대로 공개하는 건 어떨지 묻고 싶다"라며 극장판 편집본을 보고 나와서 한 대화, IPTV 배포된 것을 알고 한 대화도 다 공개하고 싶은 마음을 덧붙였다.

#성인영화 VS 독립영화

이 감독은 "투자사로부터 1억 원의 제작비로 성인 영화를 만들어달라는 제안을 받고, 성에 대한 관념이 정반대인 두 명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전망 좋은 집' 영화의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이 영화는 성인영화였다"고 강조했다.

반면 곽현화는 "이 영화로 받은 개런티는 400만 원이다. 예능, 드라마를 찍어도 더 많은 돈을 받는다. 왜 그 돈을 받고 찍나. 이 감독이 홍상수 감독이나 박찬욱 감독도 아닌데"라고 말했다.

그는 "저예산 독립영화라고 했고, 처음으로 받은 주연 제의에 열심히 연기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영화 전반에 베드신이 있더라도 얼마든지 예술적으로 '잘 연출해주겠지'라는 믿음으로, 연기자로 자리매김해서 많은 분들께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 감독과 곽현화는 '전망 좋은 집' 무삭제-노출판 서비스의 유료 배포를 두고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이 감독은 지난 2014년 곽현화의 상반신 노출을 포함한 무삭제-노출판을 유료로 배포했다. 곽현화는 해당 영상 공개가 자신의 동의 없이 이뤄졌다는 이유로 이 감독을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무고 등으로 고소했다.

이 감독은 지난 1월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후 그는 곽현화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곽현화 역시 무죄 선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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