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불혹의 필승계투' 박정진(40, 한화 이글스)이 또 한 번 무실점 피칭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10회 끝내기 밀어내기의 바탕에는 팀이 추격하는 동안 무실점으로 버텨준 박정진의 호투가 있었다. 

박정진은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 팀이 3-6으로 뒤진 7회 구원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가 넥센 타선을 틀어막는 동안 팀은 2점을 추가해 1점 차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9회 김경언의 동점 솔로포와 10회 극적인 밀어내기 역전극의 바탕에 박정진이 있었다. 

베테랑의 위기관리능력이 빛났다. 박정진은 7회 선두타자 고종욱에게 초구를 공략당해 안타를 내줬다. 이어 스나이더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박병호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져 1사 1, 3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3루에 있던 고종욱을 태그아웃으로 잡아내고 윤석민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8회도 마운드에 오른 박정진은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내고 공을 권혁에게 넘겼다. 

박정진은 이날 경기 포함 최근 4경기 8⅓이닝을 소화했다. 이동안 단 1점만을 내주는 짠물 피칭으로 한화 허리를 든든하게 책임졌다. 지난 14일과 12일 삼성을 상대로 두 차례 등판해 4이닝 1실점, 9일 두산전에서 2⅓이닝 무실점으로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특히 9일 두산전은 박정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선발 송은범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그는 6회 1사부터 8회 2사까지 탈삼진 4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박정진은 이날 정수빈, 김현수를 뜬공으로 처리했고 최주환, 오재원, 양의지, 홍성흔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안정적인 투구를 펼쳐 두산 타선을 제압했다. 

세광고 시절 박정진은 휘문고 김선우, 경북고 이승엽 등과 함께 캐나다에서 열린 1994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거머쥔 엘리트 선수였다. 지역 연고팀 한화의 입단 제안을 뒤로하고 연세대로 진학한 뒤에도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로 활약했다. 국내 손꼽히는 좌완 유망주로 주목받았으나 어깨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어깨뿐만 아니라 무릎, 발목, 허리 등에 부상을 달고 살았다. 2006년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문제를 해결한 뒤 한화로 복귀했다. 그러나 2009년까지 3년간 그가 1군에서 던진 경기 수는 22경기(10⅔이닝)밖에 되지 않았다. 철저히 무명이었고 미래도 불투명한 2군 투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올 시즌 박정진은 24경기에 나서 30⅔이닝을 소화했다. 사흘 연투도 세 차례나 된다. 한화는 최근 5년간 가장 빠른 페이스로 20승 고지를 밟았다. 그는 팀이 스무번을 이기는 동안 가장 큰 공을 세운 선수였다. 100여 경기가 남은 지금 박정진이 얼마나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올해를 마무리할지 기대된다.

[사진] 박정진 ⓒ SPOTV NEWS 한희재

[영상] '불혹의 필승조' 박정진, 무실점 역투  SPOTV NEWS 영상편집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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