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동건. 사진|KBS2 화면

[스포티비스타=이호영 인턴기자] 로맨틱을 벗고 광기를 입은 이동건의 호연은 '7일의 왕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연산군은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다뤄져 온 인물이다. '7일의 왕비' 이동건이 그려낸 연산군은 달랐다.

이동건은 3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극본 최진영 연출 이정섭)에서 연산군(이융)으로 분했다. 새로운 연산군의 탄생은 그가 단경왕후 신채경(박민영 분)을 사랑해 동생 이역(연우진 분)과 대립하는 '팩션 사극'의 설정과 이동건이 만나 완성됐다.

이동건은 지금까지 폭군으로만 연출된 연산군의 광기에 처연한 느낌을 더해 재해석했다. 권력 위에서 놀며 독기로 가 득, 광분하다가도 슬픈 운명과 사랑 앞에서는 처연하고 아련한 표정을 짓는 슬픈 연산군을 그려냈다. 보는 이들은 폭군의 로맨스라는 모순된 설정에도 불구, 이동건의 세심한 감정 변주를 따라가 어느샌가 애잔한 연민을 느꼈다.

▲ 배우 이동건. 사진|KBS2 화면
극 중반부터는 모든 것을 자신의 발 아래에 뒀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가지지 못한 여인의 마음에 애달파하던 하던 마음이 결국 집착으로 변질됐다. 동생 이역의 목에 칼을 겨눌 때에 이동건이 보여준 서슬 퍼런 눈빛 연기는 긴장을 높였다.

마지막회 연산군은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자신을 찾아온 이역에게 "난 아바마마의 말대로 폭군이 되었다. 널 미워한 게 아니다. 네 눈에 비친 날 미워했던 것"이라며 눈 앞에 아른거리는 아버지의 환영을 보며 생을 마감했다. 자신의 속내와 악행의 이유를 헐떡이며 털어놓고, 후련하다는 듯 일순간 차분하게 미소를 띠며 숨을 거두는 이동건의 열연은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7일의 왕비'는 이동건에게 있어 도전이었다. 19년만 첫 사극이자, 그동안의 도회적인 역할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캐릭터, 다채로운 액션까지 생소한 도전들을 이동건은 알맞게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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