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 포스터. 제공|KBS2
[스포티비스타=이호영 인턴기자] 드라마 '맨홀'이 익숙한 타임 슬립 소재와 청춘물을 선택했다. 차별화 전략은 무엇일지, 치열한 수목극 경쟁에서 살아 남을지 관심이 모인다.

KBS2 새 수목드라마 '맨홀 이상한 나라의 필(이하 '맨홀')'(극본 이재곤, 연출 박만영 유영은)이 9일 첫 방송된다. '맨홀'은 주인공 봉필(김재중 분)이 일주일 뒤 예고된 28년 짝사랑 수진(유이 분)의 결혼 소식에 낙담하다 우연히 맨홀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시간 여행을 그린 드라마다.

'맨홀'은 대놓고 시간 여행, 즉 타임 슬립을 소재로 내세웠다. 언젠가부터 '나인' '시그널' '시카고타자기'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푸른 바다의 전설' '최고의 한방' 등 시간을 다루는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쏟아졌다.

'맨홀'과 동시간대 경쟁을 벌일 SBS '다시 만난 세계'도 주인공 성해성(여진구 분)이 12년의 시간을 거슬러 옛 연인을 만나는 내용이다. 오는 12일 첫 방송되는 tvN '명불허전'도 마찬가지다. 외과의사(김아중 분)와 한의사(김남길 분)가 400년의 시간을 뛰어 넘어 협업을 이룰 예정이다.

작품마다 흥행 정도, 이야기의 흐름, 설정은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타임 슬립이라는 소재가 더 이상 보는 이들에게 새롭지 않다는 것만은 명확한 사실이다.

'맨홀'이 기존 타임 슬립과의 차별화를 위해 내세운 포인트는 나비효과다. '맨홀'은 과거로 돌아간 봉필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현실을 신세계로 바꿔 놓는 나비효과를 불러온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재중은 "극중 봉필은 과거로 갔다가 일정 시간에 현재로 강제 소환된다. 강제 소환되면 과거의 사소한 일 하나로 현재가 바뀐다"고 설명했다.

김재중은 과거와 현재를 오갈 때마다 무작위로 능력이 바뀌는 설정도 포인트로 꼽았다. 그는 "다시 타임 슬립 했을 때 봉필의 능력이 초기화되는 설정이 있다. 상황에 따라 바뀌는 말투나 행동도 소소한 재미를 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맨홀'이 또 하나 넘어야 할 산은 바로 청춘물이라는 장르의 익숙한 느낌이다. KBS는 최근 큰 인기를 끌며 종영한 '쌈, 마이웨이'에 이어 청춘 활극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던 '최고의 한방'을 편성해 방송했다.

현재 방송 중인 '최강 배달꾼'은 청춘의 일상을 그대로 작품에 담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맨홀'도 개성 강한 청춘들이 펼치는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룰 예정이다. 20대 끝자락 현실의 벽에 부딪혀 백수로 고달픈 삶을 보내는 주인공의 이야기도 익숙한 느낌일 것이다.

이와 관련 KBS 정해룡 국장은 "'쌈, 마이웨이'에 '꼴통 판타스틱4'가 있었다면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에는 김재중, 유이(강수진 역), 정혜성(윤진숙 역), 바로(조석태 역)가 '똘벤저스'로 활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만영 PD는 한결 가볍고 폭넓은 이야기의 범위를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맨홀'은 심각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첫사랑, 짝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만 죽음, 우정, 질투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청춘들의 이야기보다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는 게 적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의 호언대로 '맨홀'이 익숙한 소재, 장르를 뛰어넘어 안방극장을 사로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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