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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보기 드문 명승부였다. 4~5점 리드도 안심할 수 없는 타격의 시대. 마치 시대를 역행하는 듯 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힘대 힘의 승부가 펼쳐졌기에 더욱 짜릿하고 신선했다.

13일 잠실구장에서 맞붙은 두산과 NC는 각각 니퍼트와 장현식을 선발로 내세웠다. 두 투수 모두 150km를 넘는 강속구가 주무기인 투수들. 둘의 맞대결은 누가 더 위력적인가를 뽐내는 듯한 최고의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비록 승.패는 가리지 못했다. 장현식(8.1이닝 2실점)과 니퍼트(7이닝 무실점)모두 결과를 떠나 최고의 투구를 했다. 누가 더 나았다고 말하기 어려운 명품 투수전이었다.

니퍼트는 출발이 니퍼트 스럽지 않았다. 김준완 박민우 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좌타 라인을 의식한 듯 체인지업의 비율이 매우 높았다.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안타성 실책이 나왔고 볼넷으로 무사 1,2루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나성범을 좌익수 플라이로 솎아낸 뒤로는 다시 직구 비율이 높아졌다.

스크럭스와 모창민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 이후로는 확실히 직구 비중이 높아졌다. 구속도 점점 빨라졌다.

역설적으로 직구 구위가 살아나면서 체인지업이 제대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김준완 박민우 나성범을 다시 만나게 된 3회. 김준완에게 볼넷을 내주고 박민우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3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니퍼트는 물러서지 않았다. 또 한 번 체인지업 승부를 들어가며 나성범을 병살타로 막아냈다. 

세 번째 승부였던 6회엔 김준완을 체인지업으로 3루 땅볼로 솎아냈고 박민우를 2루 땅볼로 막은 뒤 나성범은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아냈다. 이런 체인지업 쇼는 모두 힘 있는 직구 승부가 뒤를 받혔기에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장현식도 직구 승부롤 맞불을 놓았다. 직구와 슬라이더 외엔 이렇다할 주무기가 없는 상황. 하지만 장현식은 돌아가지 않았다.

직구로 상대를 윽박지른 뒤 간간히 슬라이더를 떨어트리며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를 빗겨갔다.

백미는 천적이었던 김재환과 승부였다. 김재환은 올 시즌 장현식을 상대로 7타수 4안타로 강했다. 4안타 중 2개가 홈런이었다.

그러나 장현식은 당당하게 직구 승부로 김재환을 눌렀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선 김재환을 묵직하게 살아오르는 직구로 삼진을 잡아냈다.

두 번째 타석 역시 직구였다. 볼 카운트 7구까지 가는 풀 카운트 승부 끝에 151km짜리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돌려세웠다. 마지막 세 번째 대결에서도 역시 직구로 좌익수 플라이를 솎아냈다.

다만 마지막 승부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실책으로 이어진 9회말 1사3루. 장현식은 직구 3개로 볼 카운트를 1-2로 유리하게 이끌었지만 4구째 슬라이더를 택한 것이 빗맞은 안타가 되며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누구도 장현식에게 돌을 던질 수 없는 멋진 투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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