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롯데 ⓒ SPOTV NEWS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단단해 보였던 2강 구도가, 굳어지는 듯했던 4-5위권 경쟁 구도가 안갯속이 됐다. 13일 경기 결과에 따라 두산이 131일 만에 2위로 올라섰다. 롯데는 SK를 밀어내고 5위 넥센과 승차 2.0경기 6위다. 상위권에는 두산이, 중위권에는 롯데가 판을 흔들 수 있는 존재다.

◆ 후반기 승률 0.826, 두산

"두산의 후반기 승률이 8할대다. 우리도 우리대로 잘했다. (잡히더라도) 우리가 못해서가 아니다. 우리 경기에 집중하겠다." 12일 두산과 경기를 앞둔 NC 김경문 감독의 얘기다. 두산과 승차 1.5경기 앞서던 NC는 12일 0-3, 13일 1-2로 이틀 연속 석패해 3위로 밀려났다. 김경문 감독의 말대로 NC가 못한 게 아니다. 두산을 만나기 전까지 14승 8패로 후반기 승률 2위(0.636)이었다. 17승 1무 4패(0.810)의 두산이 매우 강했다.

이광환 전 감독이 말한 '강팀의 조건'을 모두 갖춘 팀이 후반기 두산이다. 강한 선발투수, 안정적인 마무리 투수, 확실한 해결사, 밥상 잘 차리는 상위 타순에 최고의 포수까지 빠질 게 없다.

마이클 보우덴의 복귀와 함덕주의 성장으로 강력한 가장 계산이 서는 선발 로테이션을 보유했다.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은 3.70으로 3위. 8월에는 3.26으로 더 낮다. 김재환은 KBO 리그 첫 12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했고, 13일에는 9회말 동점 적시타로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놨다. 최주환-류지혁 테이블 세터가 안정적이고, 돌아온 주전 포수 양의지는 투수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금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수 없다. 단 야수 쪽에서는 선수층이 두껍다는 점이 레이스 후반까지 믿는 구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민병헌과 양의지의 장기 부상을 버텼다. 1위 KIA는 후반기 10승 1무 9패로 승패 마진을 1밖에 늘리지 못했다. 두산이 다시 한번 '미러클'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싹쓸이 후폭풍 없는 롯데

지난 3일 롯데는 LG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6-9로 졌다. 시리즈 전까지 3.5경기 차, 적어도 3연전 우세로 승차를 좁히기 바랐을 롯데다. 하지만 싹쓸이 패배로 중위권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다. 하지만 열흘이 지난 지금 롯데는 4위 LG, 5위 넥센에 2.0경기 차 6위로 끈을 붙잡고 있다. 후반기 승률은 13승 1무 9패, 0.591로 LG(13승 9패)와 나란히 2위다.

개막 때를 돌아보면, 지난해 전역한 전준우가 제대로 전력에 가세한데다 이대호까지 복귀하면서 강력한 타선이 주 무기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후반기 팀 OPS는 0.738로 최하위다.

즉 지금 롯데는 투수의 팀이 됐다. 팀 평균자책점은 4.44로 4위에 올라 있다. 선발 4.37, 불펜 4.41로 드러난 수치가 압도적이진 않은데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1패만 했다. 더불어 후반기 13승 가운데 11승이 역전승이라는 것 역시 투수진의 안정화에서 왔다. 윤길현이 1군에 복귀하면서 쓸 수 있는 카드는 더 늘었다.

'기록은 평균에 수렴한다'는 말이 적용된다면 롯데의 공격력은 앞으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전반기 팀 OPS는 0.794였다. 이대호(후반기 OPS 0.940), 손아섭(1.077), 최준석(0.855) 등 주축 타자들은 감이 나쁘지 않다. 병살타 1위라는 불명예 타이틀이 선수들에게 중압감을 안기는 분위기였는데, 여기서 벗어난다면 공격력까지 살아날 수 있다. LG와 넥센을 위협할 만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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