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기일 전 광주 감독(왼쪽)과 최윤겸 전 강원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강원FC와 광주FC가 감독교체 후 첫 경기를 지른다. 상대는 만만치 않다. 6위 강원(승점 37점)은 3위 수원삼성(46점)을, 12위 광주(19점)는 1위 전북현대(51점, 이상 19일 저녁 7시 2017 KEB하나은행 K리그클래식 27라운드)와 만난다. 


정규 라운드 종료까지 7경기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목표 달성을 위해 극약처방을 내렸다. 강원은 AFC챔피언스리그 진출, 광주는 클래식 잔류가 목표다.


두 감독 모두 자진 사임 형태를 취했으나 실제로는 구단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 축구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반적으로 감독을 교체한 팀들은 선수들 정신 집중력이 높아져 전력과 관계없이 한동안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철저한계획없이 힘을 운영할 경우 성적은 다시 원점으로 수렴한다.


#감독 교체 극약처방, 항상 효과 있나?


19일 저녁 열릴 수원과 강원, 전북과 광주 경기는 ‘감독 교체 효과’가 어떤 변수로 작용 할지가 분수령이다.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김병지 SPOTV 축구해설위원은 “달라지기는 할 것이다. 선수들의 정신과 집중력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는 갈림길에 있다”고 했다.


김병지 위원은 “선수들이 감독교체에 동의 하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좋은 감독인데 떠났다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흐트러질 수 있다”며 지난시즌 레스터시티의 경우 선수들이 원한 교체가 이뤄져 선순환이 됐다고 했다.


강원의 최윤겸 감독과 광주의 남기일 감독 모두 축구계와 선수들의 평판이 좋았다. 그러나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은게 사실이다. 


발빠른 행보를 보인 쪽은 광주다. 김병지 위원은  “광주의 경우 잔류라는 목표가 명확하고 곧바로 김학범 감독을 선임해 일관성과 계획성이 있다”며 반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광주는 남기일 감독이 몇 년간 팀컬러를 만들어 놨고, 김학범 감독이 조금만 플러스 하면된다. 광주가 수원에 두 번 졌지만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전북은 패스 게임을 잘 하는 팀에 약한 면이 있다. 일본팀과 AFC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고전할 이유기도 하다. 광주가 선전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태륭 SPOTV해설위원도 “광주의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 부임으로 선수들이긴장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정신 무장 측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선수단을 강하게 이끄는 김 감독의 스타일이 장기적으로 광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강원의 경우 후임 감독을 확정하지 않은 가운데 수원전을 치러 불안 요소가 크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최윤겸 감독이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하 물러난다고 말한 뒤 조태룡 대표가 “상위스플릿만 가도 괜찮다”고 한 것에 대해 ‘의견 불일치’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병지 위원은 “새 감독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목표 달성에 대한 실패 부담을 낮추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상적이지 않았던 타이밍, 어려운 상대 만나는 광주·강원


김태륭 위원도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애초에 어려운 목표였다”며 비단 최 감독의 지도력 문제만 원인이었던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축구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 선발 과정에 최 감독이 거의 관여하지 못한 점에서 시즌 도중 책임을 지는 상황이 적절하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고 전했다.


김태륭 위원은 “최 감독이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는 스타일이기때문에 새로 감독이 오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끌어내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했지만, “두 팀 모두 감독 교체 타이밍이 적절하지는 않다”는 의견이다. 


“강원 같은 경우 바꾸려면 더 빨리 해야 했다. 광주는 경기를 잘하고 골만 못넣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스플릿 라운드 진입시점에 가서 해도 늦지 않았다”는 게 김태륭 위원의 생각이다.


당장 수원, 전북이라는 난적을 상대하는 일정인 점도  부담이다. “두 팀 다 이기기 어렵다고 본다. 우선 원정 경기다. 전북은 생각보다 쉽게 이길 수도 있다. 강원도 수원 원정이 힘들 것이다.” 김태륭 위원과 마찬가지로 김병지 위원도 “수원도 조나탄이 빠진다. 두 팀의 약점이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며 홈팀이 좀 더 유리할 것으로 관측했다.


감독교체 후 초반 성적은 중요하다. 다행이 27라운드 경기 이후에는 3주간 A매치 휴식기간에 팀을 정비할 수 있다. 광주는 김학범 감독 체제로 전북전에 가능성을 보여야 선수단을 자신의 방식으로 끌고갈 동력을 얻을 수 있다. 광주는 남 감독체제에서 이미 전부 잡아봤다. 강원은 새 감독선임이 급선무다. 유상철, 박건하 감독 등이 물망에 오른 가운데 최종 조율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7 KEB하나은행 K리그클래식은 클라이막스를 향하고 있고, 시즌 중 각각 두 번째와 세 번째로 감독을 바꾼 강원과 광주는 반전과 추락의 갈림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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