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반전 서울의 공격을 틀어막은 울산의 수비.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유현태 기자] 11개 그리고 2개. 울산 현대가 각각 전반전과 후반전 FC서울에 허용한 슈팅 개수다. 축구가 경기 통계로 쉽사리 읽히지 않는 스포츠라곤 하지만, 울산은 전반 내내 흔들렸고 후반전엔 견고하게 버티며 서울을 압도했다. 15분의 하프타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김도훈 감독은 "찬스는 많이 만들었는데 결정력이 부족해 선제골을 넣고도 비겨 아쉬움이 남는다"며 아까워했다.

울산 현대는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7라운드 FC서울과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 서울vs울산 선발 명단

초반 팽팽한 힘싸움 끝에 울산이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 20분 서울이 빌드업을 하다가 실수를 저질렀고, 한상운이 강력한 왼발 슛으로 서울의 골문을 열었다. 이제 울산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탄탄한 수비를 세우고 역습으로 반격하기에 가장 적합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울산의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서울이 유기적인 공격으로 반격했기 때문이다. 고요한과 이상호가 중원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공격을 이끌었다. 울산의 견고한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위기의 연속이었다. 전반 16분 이상호가 완벽한 찬스를 잡았지만 김용대 골키퍼가 선방하며 겨우 버텼다. 전반 24분 윤일록에게 왼쪽 측면 돌파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데얀의 헤딩 마무리가 부정확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결국 전반 32분 코바의 크로스에 이은 윤일록의 슛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전반전 11개의 슛 가운데 6개가 골문 안쪽으로 향했다. 김용대 골키퍼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더 많은 실점을 기록할 수도 있었다.


후반전 울산의 경기력은 전반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우선은 선수들의 정신무장을 새롭게 했다. 김 감독은 "전반전 끝내고 선수들을 혼냈다"면서 웃으며 하프타임을 설명했다. 이어 "투쟁심에서 밀리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울산 선수들은 후반전에 더 힘을 냈다.

그 다음은 전술적으로 미흡했던 부분을 수정했다. 울산은 전반전 오스마르를 압박하기 위해 미드필더 가운데 1명이 높은 위치까지 전진했다. 주로 한상운이 오스마르를 압박했다. 수비와 미드필더의 전후, 그리고 좌우 간격이 벌어지면서 4-1-4-1 전형의 수비적 안정성도 떨어졌다.

후반전엔 철저히 수비와 미드필더가 간격을 유지했다. 서울이 들어오길 기다렸다. 김 감독은 "오스마르를 마크하다 보니 고요한이 빈 자리가 많이 생겼다. 그 부분이 안정되면 역습으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수비가 단단해지면서 울산 특유의 색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반전을 '버텼다'고 표현한다면, 후반전은 울산다운 축구로 경기를 주도했다. 후반 들어 울산은 중원에서 선수들을 놓치지 않고 바짝 따라붙었다. 울산은 후반전 서울에 슛을 2개밖에 주지 않았다.

서울은 승리를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려고 했다. 그러나 울산의 견고해진 수비 때문에 빌드업 과정에서 실수를 저질러 위기를 자초했다. 울산은 후반 18분 이종호, 후반 22분 김인성을 투입하면서 역습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김 감독은 "빠른 선수들로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역습을 강화하면서 효과를 봤다. 후반 21분 김승준의 땅볼 슛, 후반 33분 이종호의 헤딩 슛, 후반 35분 역습에 이은 김인성의 감아차기 슛까지 서울 골문을 열심히 두드렸지만 양한빈 골키퍼의 선방을 넘지 못했다.

울산에는 아쉬운 무승부였겠지만 어느새 리그 8경기에서 무패를 달리고 있다. 울산은 전반전 열세를 뒤집고 고작 15분의 하프타임 동안 재정비를 마쳤다. 금세 제 경기력을 찾을 수 있는 조직력이 울산의 최대 장점이다.

▲ 한상운의 선제골은 좋았다. 김도훈 감독은 후반전 추가 득점을 따내지 못해 아쉬워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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