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영상 장아라 기자·글 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플로이드 메이웨더(40, 미국)와 코너 맥그리거(29, 아일랜드)는 지난 23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를 찾아 '선수 도착(Fighter Arrivals)' 행사에 참가했다.

'선수 도착'은 대결을 앞둔 두 파이터가 결전의 땅에 입성했다는 것을 알리는 공식 홍보 행사다. 맥그리거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쭉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고, 메이웨더는 이날 라스베이거스로 왔다. 여러 미디어와 팬들이 경기장 주변에서 오는 27일 12라운드 복싱 경기를 펼칠 두 선수를 열렬히 환영했다.

메이웨더와 맥그리거는 각자 경기장을 둘러보다가 '원수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듯' 마주쳤다. 역시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한바탕 입씨름을 펼쳤다.

메이웨더는 이어진 미디어 인터뷰에서 "맥그리거는 나한테 한 대 맞아 보면, 생각과 완전히 다르다는 걸 바로 알게 될 것이다. 공이 울리면 링에서 무엇이 현실인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맥그리거는 수많은 관중 앞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언제나 경기를 앞두고 그랬듯, 난 냉정하고 침착하다. 메이웨더는 1라운드 안에 의식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굳은 표정으로 승리를 확신했다. 

▲ 코너 맥그리거는 늘 미래를 준비한다. 포석 깔아 두기를 잘한다.

또 한 명의 적이 맥그리거를 기다리고 있었다. 폴 말리그나기(36, 미국)가 매복(?)하고 있다가, 인터뷰하고 있던 맥그리거에게 접근했다. "너 ○○(balls)은 갖고 다니냐?"고 공격했고, 맥그리거는 "저리 꺼져"라고 받아쳤다. 한동안 옥신각신했다.

말리그나기는 44전 36승 8패의 복서다. IBF 라이트급 챔피언, WBA 웰터급 챔피언을 지냈다. 지난 3월 샘 에징턴에게 KO로 지고 은퇴한 뒤 방송사 쇼타임의 해설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맥그리거의 훈련 캠프에 잠깐 있었다. 메이웨더와 경기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판단한 맥그리거가 그를 스파링 파트너로 초대했다. 말리그나기는 맥그리거와 주먹을 섞어 보고 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등 이때까지는 둘 사이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비공개 불문율을 깨고 맥그리거 측이 말리그나기가 스파링에서 맥그리거의 펀치를 맞고 쓰러진 듯한 사진을 SNS에 퍼뜨리면서 관계가 악화됐다. 말리그나기는 맥그리거가 밀어서 쓰러진 것이라고 주장했고,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말리그나기가 다운됐을 때 짧은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여러분들이 판단해 봐라"는 글을 남겨 논란이 커졌다.

말리그나기는 은퇴를 번복할 태세다. 맥그리거와 링에서 복싱으로 제대로 붙자고 외치고 있다. 맥그리거는 "스파링에서 그가 머리를 크게 다쳤다. 헛소리를 많이 한다"고 말리그나기의 자존심에 계속 잽을 던지고 있다.

맥그리거는 선수면서 뛰어난 프로모터다. 메이웨더 다음의 적도 이미 만들어 놨다.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는 앞날을 위한 포석이다.

▲ 코너 맥그리거는 플로이드 메이웨더를 잡으면 잭팟을 터트린다.

맥그리거는 청사진을 그려 놓았다. "복싱과 종합격투기를 오가며 활동할 것이다. 링과 옥타곤을 모두 정복하겠다"고 외쳤다.

UFC 두 체급 챔피언에 오르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반신반의했지만, 그는 자신의 뱉은 말을 현실로 이뤘다. 복싱과 종합격투기 병행 선언이 그냥 하는 말로 들리지 않는다.

맥그리거는 24일 CBS 스포츠와 인터뷰에서도 "메이웨더를 이기고 양쪽 스포츠에서 경쟁할 수 있다. 생각대로 된다면, 난 복싱 링의 왕도 될 수 있다. 옥타곤에선 이미 내가 왕이다. 양쪽에서 왕좌에 앉으면 옥타곤과 링을 섞은 새로운 영역을 창조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이어 "난 활동적인 선수다. 경기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 이제 29살이 됐다. 젊다. 모든 영역에서 경쟁하는 걸 바라고 있다"고 했다.

맥그리거의 옥타곤 다음 상대가 곧 결정된다. 오는 10월 라이트급 잠정 타이틀전을 갖는 토니 퍼거슨과 케빈 리 중 하나와 통합 타이틀전을 펼쳐야 한다. 그런데 아직 UFC 타이틀 방어전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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