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코너 맥그리거의 경기 승자는? 두 해설 위원도 당연히 메이웨더를 예상한다.

[스포티비뉴스=진행 이교덕 기자·정리 이유화] UFC 챔피언의 복싱 도전, 상대는 49전 49승 무패 전적을 쌓은 전설의 복서다. 무모하게 보인다.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의외성을 가진 코너 맥그리거(29, 아일랜드)가 오는 27일(이하 한국 시간) 플로이드 메이웨더(40, 미국)에게 이길 수 있다는 이변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단순히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로만 볼 수 없는, 일명 '미스틱 맥 효과'다.

맥그리거는 자기가 한 말은 반드시 현실로 만드는 신비한 힘을 지녔다. 조제 알도를 꺾겠다고 하고 13초 만에 KO로 이겼다, 두 체급 왕좌에 앉겠다고 하고 그렇게 했다. 그는 이번에 "메이웨더를 이기고 복싱 파운드 포 파운드 최강으로 올라서겠다"고 큰소리친다.

오는 27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비 나우(spotvnow.co.kr)에서 해설을 맡은 황현철 해설 위원과 김대환 해설 위원은 두 파이터의 대결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들은 거품을 걷어낸 객관적인 예상을 내놨다. 황 위원은 맥그리거의 이변 가능성을 5% 이하로 봤다. '김펠레'로 유명한 김 위원은 10분의 1 확률로 전망했다.

이교덕(이하 이):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대결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황현철 위원과 김대환 위원이 해설자 자리에서 만나는 날도 다가온다.
황현철(이하 황): 김 위원과 처음 만난 게 1999년이다. 인터넷으로 복싱 커뮤니티가 막 생기던 시기였다. 나도 그렇고, 김 위원도 그렇고 마이크 타이슨을 좋아했다. 그렇게 해서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됐다. 나이 차는 있었지만 많은 얘기를 주고받았고, 그 후로도 좋은 인연을 이어 오고 있다.
김대환(이하 김): 20살이었던 것 같다. 황 위원이 타이슨 경기 풀 영상을 주셨다. 여러 복싱 경기를 볼 수 있었다. TG○ 프라이XX에서 밥도 사 주셨다. 엄청난 은혜를 입었다. '이 형이 갑자기 내 인생에 나타나다니, 이런 복이 있나' 생각했다. 황 위원은 말투도 차분하고 몸가짐이 신사다웠다. '나이가 들면 저렇게 해야 하는 구나' 느끼게 해 준 분이다. 내 복싱 스승인 신도체육관 권순천 관장님을 소개해 주시기도 했다.

이: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인연만큼 특별하다. 해설석에 나란히 앉는 게 남다른 의미일 것 같다.
황: 영광이다. 김 위원이 처음 해설을 한 게 2003년인 걸로 안다. 해설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상담을 청했다. UFC 영상도 구해 줬는데, 그런 후배가 이렇게 성장해 한국을 대표하는 해설자가 됐다는 게 대견하고 뿌듯하다. 그런 김 위원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영광이다. 솔직한 내 마음이다.
김: 신기하다. 늘 고마운 형님이고 선배다. 꼭 해설이 아니더라도, 황 위원과 어떤 일을 같이 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다.

이: 한 분은 복싱 전문가, 한 분은 종합격투기 전문가다. 해설하면서 대결 구도는 생기지 않을까?
황: 복싱과 종합격투기는 한 울타리에 있다. 복싱 팬이 격투기 팬이 될 수도 있고, 격투기 팬이 복싱 팬이 될 수도 있다. 동반자 관계다. 이번 경기 결과와 내용에 따라 새로운 트렌드의 경기가 많이 나올 수 있다. 그런 시발점이 될 것 같다. 그런 점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김: 대결 구도? 이뤄질 수 없는 얘기다. 전혀 안 된다. 그럴 수가 없다. TG○ 프라이XX에서 새우튀김과 스테이크를 엄청 먹었다. 말도 안 된다.(웃음)

이: 본격적으로 경기를 예상해 보자. 이 경기 과연 어떻게 될까?
김: 메이웨더가 스파링하듯 몸을 풀다가 조심스럽게 경기를 이끌 것이다. 위험 부담을 최대한 안지 않고 경기할 것이라고 본다. 결국 실력 차이를 보여 주면서 승리하지 않을까. 맥그리거도 기회가 있겠지만 확실한 수준 차를 절감할 것이다.
황: 메이웨더가 중후반에 TKO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초반에는 맥그리거가 어떻게 나오든지 메이웨더가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맥그리거는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무모한 인 파이팅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두세 라운드 정도 겪어 보면, 동물적 감각이 뛰어난 메이웨더가 본인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조절하게 될 것이다. 맥그리거의 체력을 많이 떨어지게 한 뒤 TKO로 이기든지, 맥그리거가 포기하게 만들든지. 그런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

이: 메이웨더가 본인은 전진할 것이고, 무조건 KO를 노린다는 '고급 떡밥(?)'을 뿌리고 있다. 현실성이 있는 얘기일까?
김: 순수한 떡밥이라고 생각한다.(웃음) 그렇게 할 이유가 전혀 없다. 복싱 관점에서 보자. 다른 프로 복서들이 양념된 그런 스타일이라면, 맥그리거는 날것 같은, 육회 같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과 난타전을 한다는 건 최악의 선택이다. 메이웨더는 선수 경력으로 볼 때, 치고받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자기가 때릴 것을 때리고 붙거나, 상대 것을 맞고 그다음에 펀치를 바로 돌려준다. 대 주고 때리는 것을 아주 꺼린다. 펀치 파워밖에 믿을 게 없는 맥그리거와 난타전? 그런 선택을 한다는 것은 영리한 메이웨더의 위치에서는 설명이 안 된다.

이: 맥그리거가 '세상에 없는 스타일로 싸우겠다'고 했다. 복싱 역사가 150년인데, 그런 스타일이라는 게 있을 수 있나?
황: 가능은 하다고 본다. 이변이 나올 수 있는 확률도 있다. 메이웨더는 정형화된 복서들과만 경기하고 연습했다. 맥그리거의 각도 없이 나오는, 원거리에서 쭉 뻗어 나오는 펀치는 메이웨더가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것일 수 있다. 경기 중 잘 적응해서 금방 흡수하면 상관이 없을 텐데, 미처 적응하기 전에 터지면 곤란하다. 복싱이나 격투기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타깃을 맞히는 능력이다. 타고난 정도에 따라 그 능력은 다 다르다. 맥그리거도 분명 그 능력이 있다. 그것이 메이웨더의 천재성과 경험을 뛰어넘는다면, 메이웨더가 예상하지 못한 펀치를 터트릴 수 있다. 그러면 대 이변이 나온다. 물론 한 방에 경기가 끝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연타를 넣을 기회를 얻는다고 봐야 한다.

이: 그렇다면 두 위원은 맥그리거가 이변을 일으킬 확률을 몇 %라고 보는가?
황: 5% 이하. 앞서 이변이 일어날 수 있는 경우를 얘기했지만 그 확률은 정말 낮다.
김: 10% 안쪽이다. 아무리 클린치를 활용한다고 해도 그것은 4라운드 경기에서 이변을 일으킬 수 확률이 조금 생기는 것이다. 12라운드 경기에서는 힘들다. 클린치만 해서 점수를 딸 수도 없고, 결국 브레이크가 나온 후 복싱 거리에서 재개가 될 텐데, 복싱은 장기전이다. 그러다 보면 한 라운드씩 뺏길 가능성이 높다. 맥그리거가 KO 당하지 않고 끝까지 메이웨더에게 버텨 내기만 해도 어떻게 보면 대단한 성과다. 그것만 해도 맥그리거는 이득이다.

이: 이 경기가 화제성은 있지만 복싱계 내부에서는 어떻게 49전 무패의 전설의 복서와 라이선스를 받자마자 12라운드를 뛰는 선수가 매치업되는가라는 비판이 있다.
황: 비판은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다. 난 이것을 시대의 흐름이라고 받아들이고 싶다. 시대가 변했고, 그만한 흥행이 된다는 것이 명분이다. 복싱 팬과 격투기 팬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까지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그만한 명분이 충분하다는 뜻 아닐까? 무하마드 알리와 안토니오 이노키의 경기처럼 허무하게 끝난다면 이런 이벤트가 다시 열리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 않은 화끈한 결과가 나온다면, 메이웨더가 이긴다고 할지라도 외려 UFC가 성장할 기회를 잡는 것이라고 본다.

[해설자 대담②]는 오는 26일 이어진다. 왜 맥그리거가 고전할 수밖에 없는지 글러브의 비밀을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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