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K리그클래식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던 12개구단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한국판 UEFA 엘리트 코치 포럼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국가 대표 팀 조기 소집 일정으로 길어진 A매치데이 휴식 기간에 K리그 클래식 12개 구단 감독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의 목적은 K리그 발전이라는 대의다. 현장 최일선에서 뛰는 1부리그 감독들에게서 K리그 전반에 걸친 숙제, 현안, 해결책을 듣기 위한 회의다. 축구계 관계자는 29일 "황선홍 서울 감독, 최순호 포항 감독 등 감독들끼리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연맹도 공감했다. 28일 교감을 위한 1차 모임이 있었다. 

연맹이 K리그 클래식 감독들이 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 K리그 클래식 감독들을 모아 의견을 들었다. 정기적 모임은 아니었다. 28일 간담회에선 ‘연간 정례화’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K리그, 나아가 한국 축구가 위기라는 공감대 속에 출발점에 섰다. 10월~11월 중 2차 모임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28일 모임은 클래식 감독만 모였으나, 추후 K리그 챌린지 감독까지 모두 모여 토론의 장을 열자는 의견도 있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은 “큰 그림을 그리는 자리였다”고 했다. K리그의 경기 운영부터 전술, 일정 등 전반에 걸쳐 이야기가 나왔다. 정례화를 위한 첫 번째 간담회였기 때문에 개별 사안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밑그림을 그린만큼 향후 현안 개선을 위한 실마리를 찾은 것이 성과다.

▲ 2014년 UEFA 엘리트 코치 포럼에 참석했던 감독들 ⓒ게티이미지코리아

연맹의 '감독 간담회'는 유럽축구연맹(UEFA)에 모델이 있다. 매년 8월 말 UEFA 본부가 위치한 스위스 니옹에서 UEFA 엘리트 코치 포럼이 연린다. 올해 19회째를 맞는 UEFA 엘리트 코치 포럼은 매년 축구 전술과 운영, 축구 과학 및 규정 등에 대해 혁신적이고 밀도있는 논의가 오가 화제 몰이를 해왔다.

2017 UEFA 엘리트 코치 포럼은 현지시간 8월 30일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 30분 사이 열린다. UEFA는 이번 포럼에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유벤투스), 라파엘 베니테스(뉴캐슬 유나이티드), 에두아르도 베리소(세비야), 세르히오 콘세이상(포르투), 우나이 에메리(파리 생제르맹), 브루노 제네시오(올랭피크 리옹), 레오나르두 자르딩(AS모나코), 주제 무리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마우리치오 사리(나폴리), 에르네스토 발베르데(바르셀로나), 후이 비토리아(벤피카),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초대됐다고 밝혔다.

UEFA는 최고 수준의 축구를 경험하고 은퇴한 이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30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알렉산더 체페린 UEFA 회장이 사비 알론소, 데쿠, 레오나르두, 페터르 슈마이켈, 클라런스 세이도르프, 데얀 스탄코비치, 다비 트레제게, 하비에르 사네티 등과 ▲경기 규정 ▲축구 프로모션 ▲ 축구 교육 ▲ 경기 외 활동에 대한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 지난 6월 열린 제2차 K리그 주장 간담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연맹 역시 선수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지난 6월 14일 제2차 K리그 클래식/챌린지 구단 간담회를 열었다. 2차 주장 간담회에선 ▲스포츠맨십과 경기력 제고를 위한 논의 ▲은퇴 선수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설 ▲선수위원회 차원의 사회공헌활동 ▲선수-심판 상호간 리스펙트 문화 조성 및 그 밖에 각종 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가장 큰 위기는 위기가 위기인 줄 모르는 것이다. K리그는 위기를 인지하고 있고, 개선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당장 모든 것을 바꿀 수 없지만, 변화를 위한 구조를 만든 것이 곧 변화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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