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LG 믿을맨 김지용은 지난 8월 초, 퓨처스리그를 다녀왔다. 당시 LG 코칭스태프는 김지용을 퓨처스팀이 아닌 육성군으로 내려보냈다. 2군 경기는 한 경기도 뛰지 않았다.

김지용에 대한 믿음이었다. 김지용은 지난 해 51경기에서 63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57로 안정적이었다. 또한 WPA(추가한 승리 확률)에서 1.81로 전체 5위에 올랐다. 결정적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는 뜻이다. 올해는 개막 후 13번째 경기, 5월 5일 두산전까지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지용은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1군에서 빠지기 전 10경기선 무려 4개의 홈런을 얻어맞기도 했다.

LG 코칭 스태프는 김지용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김지용이 실전의 압박감에서 벗어나 머리를 비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강상수 LG 투수 코치는 "돌아볼 시간을 주기 위해 퓨처스에서도 바로 경기를 내보내지는 않았다. 육성군으로 보냈다. 머리 식힐 겸 생각을 다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우리가 급하다고 해서 당겨 쓰면 늘 결과가 좋지 않더라. 선수에게 시간을 주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쉬는 동안 김지용은 해법을 찾았을까. 결과만 놓고 보면 그렇지 못했다.

23일 복귀한 김지용은 이후 4경기 중 3경기서 실점을 했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셈이다. 결국 다시 엔트리서 빠지게 됐다.

투구-타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를 보면 김지용은 현재 심리적 부분 보다 기술적 부분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장기인 슬라이더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

김지용이 가장 좋았던 4~5월과 8월의 데이터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슬라이더에서 문제점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다. 일단 슬라이더의 구속이 줄었다. 약 3km가량 최고 구속과 평균 구속이 떨어졌다. 빠르고 예리한 각을 자랑하던 김지용표 슬라이더의 장점 하나가 줄어들었다.

움직임도 제한됐다. 상.하 무브먼트가 29,44cm에서 18.10으로 줄어들었다.

좌.우 무브먼트는 차이가 커졌다. -3.80에서 -9.23cm로 변화가 많아졌다. 장기이던 슬라이더를 자신이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한 것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A팀 전력분석원은 "슬라이더 무브먼트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은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원래 김지용의 장점이던 슬라이더가 마음대로 제구가 안된다는 뜻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이 매우 짧아졌다. 1m78cm에서 1.69cm로 짧아졌다. 상대에게 김지용의 슬라이더를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주어지는 것을 뜻한다. 상대에겐 여유가 될 수 있다.

체력이 떨어져서일 수도 있고 밸런스를 잃어버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체력 문제라면 휴식이 약이 될 수 있겠지만 밸런스 문제라면 육성군으로 내려가는 조치가 독이 될 수도 있다.

과연 김지용은 예전의 구위를 되찾을 수 있을까. LG 코칭스태프의 처방전이 김지용에게 힘이 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