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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문로, 영상 정찬·취재 조형애 기자] 프로와 아마추어 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FA컵 4강 대진 추첨식. 2번만 이기면 우승 컵과 함께 3억 원, 그리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을 따내는 데 네 팀의 열망은 강했다.

1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는 2시부터 2017 KEB하나은행 FA컵 4강 조추첨이 열렸다. 결과부터 말하면 울산은 목포시청을, 부산은 수원 삼성을 만나게 됐다.

* 4강 조추첨 결과 : 울산-목포시청(9월 27일, 울산 문수 경기장) / 부산-수원 삼성(10월 25일, 부산 구덕 운동장)

올시즌 4강에는 K리그 클래식 두 팀과 챌린지한 팀, 아마 한 팀이 올랐다. 2013년 K리그 승강제 실시 이후 FA컵 4강에 오른 클래식 팀이 2팀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클래식 소속 4개 팀이 4강에 올랐다. 어느 대진이 성사되도 '역대급' 대진. 대진 추첨식에는 각종 '도발'과 '짠내'가 가득했다.

도발 1 : 울산 오신다고요? "관광 하다 가시게 해드릴게요"

단연 목포시청은 많은 팀들의 관심을 끌었다. 비교적 약체인데다, 내달 20일부터 26일까지 전국체육대회에서 전남 대표로 출전하는 목포시청이 일정상 홈경기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결국 목포 시청의 상대는 울산 현대가 됐다. 목포 시청 김정혁 감독은 다부지게 출사표를 던졌다. 문제는 상대가 아니라 '이동 거리'라며 농담을 던질 정도였다. 그는 "울산은 멀고 길도 많이 막힌다. 하지만 이왕 가는 거 멋지게 다녀오겠다"고 했다. 울산이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 주장 김성환은 짧게 되받아쳤다. "멀리 오신다고 했는데, 말 그대로 관광만 하고 가시게 해드리겠습니다."


도발 2 : 염기훈의 부산전 좋은 기억 소환 "오늘부터 중거리 슛 연습 합니다!"

수원 삼성과 부산 아이파크의 신경전도 치열했다. 부산은 조곤조곤하게 각오를 전했다. 조진호 감독은 "수원은 공격을 측면에서 풀어갈 것 보이는데 남은 한 달 잘 준비하겠다. 클래식 팀을 상대로 잘 해보겠다"고 했다. 임상협은 "부산도 클래식 못지 않은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다. 클래식 팀들을 이기고 올라왔기 때문에 자신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있다는 말과 달리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미디어에 익숙한 염기훈이 나섰다. "FA컵에 대한 기억이 좋습니다. 부산을 상대로 FA컵에서 골을 넣어 우승을 하기도 했었는데, 기억을 되살려서 또다시 중거리 슛으로 이기겠습니다. 오늘부터 중거리 슛 연습합니다."


짠내 1 : 목포시청 정훈성 "위로 올라갈 수 있고, 저희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입니다."

도발로 가득했던 건 아니다. 목포시청의 말 하나 하나에는 아마 구단의 설움과 또 FA컵이라는 큰 무대에 대한 열망, 또 기대가 엿보였다. 본격적인 대진 추첨 전 김정혁 감독은 목포 시청에 바라는 바로 "선수들 연봉을 올려주는 것"이라고 해 장내를 '웃프게' 만들었다.

대진이 확정되고 나서 마지막 소감 한마디를 전할 땐 김정혁 감독과 대표 선수로 참석한 정훈성 모두 진지하게 한마디 씩을 남겼다. 김 감독은 "목포시청과 하고 싶은 마음이 다들 컸을 것으로 생각한다. 목포시청이 왜 4강에 올라올 수있는지 보여드리다"고 했다. 정훈성은 FA컵이 단순히 한 경기가 아니라 자신들을 어필하는 꿈의 자리라는 것을 강조했다. "한 단계 위로 올라갈 수 있고, 또 저희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짠내 2 : 울산의 기억 상실 "4강 아픈 기억? 선수가 많이 바뀌어서요…"

'4강 단골' 울산도 과거 기억에 쓴 웃음을 지었다. 최근 3년 연속 FA컵 4강에 올랐지만 울산은 FA컵 우승을 한 적이 없다. 준우승만 1번, 그것도 1998년이었고 3위만 무려 9번을 했다. 이런 상황을 울산은 애처 모른 척 했다.

울산 관계자는 "최근에 구단에 왔다"며 웃어 넘겼다. 김성환의 모른 척도 계속 됐다. "저희가 선수가 많이 바뀌어서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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