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국민 타자' 이승엽(41.삼성)은 13일 대구 한화전서 시즌 22호 홈런이자 통산 465호 홈런을 쳤습니다.

대단한 홈런이었죠. 라인드라이브로 쭉 뻗어나간 타구는 그대로 담장을 넘겨버렸습니다. 이승엽의 파워가 여전히 놀라운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는 한 방이었습니다.

그러나 더 묵직한 울림을 준 것은 경기 후 인터뷰였습니다.

정(정철우) : 오늘 홈런 대단했어요. 진짜 은퇴하는게 아깝게 느껴지는 홈런이었습니다.

이(이승엽) : 에이, 그냥 얻어걸린거죠.

정 : 너무 겸손한 것도 좋지 않습니다. 맞는 순간 직선타가 될 줄 알았는데 그게 넘어가더라구요. 대단한 홈런이 맞습니다.

이 : 솔직하게 말하면 저도 기분이 좋네요. 그런데 기분이 좋은 걸 보니 이제 정말 은퇴를 해야 할 때가 됐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됐습니다. 이제 정말 은퇴가 확고하게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됐습니다.

정 : 기분 좋은 홈런을 쳤는데 왜 은퇴를 확신해요. 그럴 수록 더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 : 홈런 하나 치고 기분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예전엔 안 그랬거든요. 하나를 쳐도 더 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그래서 더 노력할 수 있었죠. 이젠 달라졌더라구요. 홈런 하나 쳤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제 정말 은퇴해야 하는 구나'하고 느끼게 됐습니다. 이제 홈런 하나로 만족이 되더라구요. 됐다고 하는 순간 나태해지는거라 생각합니다. 나태한 모습으로 시간을 끄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은퇴 시기를 참 잘 잡은 것 같습니다.

이승엽은 평생을 자신을 담금질 하며 살아왔습니다. 목표를 넘어서면 거기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홈런을 치기 위해 변화를 택했죠.

22호 홈런은 올 시즌 최고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멋진 홈런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승엽은 그 때 은퇴를 확신했다고 했습니다.

모두들 그가 정상에 섰기에 내려올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했죠. 이승엽은 달랐습니다. 자신에게 만족하는 순간, 은퇴를 결심한 것이었습니다. 진정한 노력으로 온 힘을 기울여 살아 온 자 만이 내릴 수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이제 그의 은퇴까지 11경기가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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