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평가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준비가 시작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일 러시아로 출국해 7일 러시아와 유럽 원정 평가전 첫 경기를 치르고 스위스로 이동해 10일 모로코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월드컵 본선을 확정하고 처음 치르는 시험 무대다. 단순 평가전이기 때문에 결과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경기 내용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대패만 아니면 결과는 내용보다 후순위로 밀린다. 하지만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 결과지만 따지고 보면 평가전 성적이 좋아야 월드컵 본선 성적도 좋다.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이후 두 차례의 월드컵에서 평가전과 월드컵 본선 성적의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경기 기준은 최종 예선을 마친 후부터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전까지의 친선전 및 친선 대회다. 결과부터 말하면 평가전 성적과 월드컵 본선 성적은 비례했다.

◆ 2006년 독일 월드컵

2005. 10. 12 평가전 vs 이란(홈) 2-0
2005. 11. 12 평가전 vs 스웨덴(홈) 2-2
2005. 11. 16 평가전 vs 세르비아 몬테네그로(홈) 2-0
2006. 1. 18 평가전 vs UAE(원정) 0-1
2006. 1. 21 4개국 친선대회 vs 그리스(중립) 1-1
2006. 1. 25 4개국 친선대회 vs 핀란드(중립) 1-0
2006. 2. 8 평가전 vs LA 갤럭시(원정) 3-0
2006. 2. 11 평가전 vs 코스타리카(중립) 0-1
2006. 2. 15 평가전 vs 멕시코(중립) 1-0
2006. 3. 1 평가전 vs 앙골라(홈) 1-0
2006. 5. 23 평가전 vs 세네갈(홈) 1-1
2006. 5. 26 평가전 vs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홈) 2-0
2006. 6. 1 평가전 vs 노르웨이(원정) 0-0
2006. 6. 4 평가전 vs 가나(중립) 1-3

결과 : 7승 4무 3패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원정 월드컵 첫 승을 거둔 대회다. 월드컵 본선을 이끌었지만 경기 내용이 신통치 않았던 조 본프레레 감독을 경질하고 현재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선임했다. 본선을 앞두고 치른 열 네번의 평가전 모두 아드보카트 감독 체재에서 열렸다. 7승 4무 3패란 좋은 성적을 거뒀다. 눈에 띄는 엄청난 강팀은 없었지만 전통의 강호인 스웨덴, 멕시코와 비기는 등 좋은 경기를 했다. 홈인 한국에서 다섯 경기나 하고 원정이 세 경기 밖에 없어, 원정에 대한 대비를 많이 하지 못한 것은 흠이다. 하지만 당시 한국은 평가전에서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본선에 갔고 토고와 첫 경기에서 2-1로 이기며 역사적인 원정 월드컵 첫 승을 거둔다.

이어 두 번째 경기에서 박지성의 극적인 골로 1-1 무승부를 거두며 최초의 원정 16강을 이루는 듯 했으나 마지막 경기에서 스위스에 0-2로 패하면서 1승 1무 1패로 아깝게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원정 월드컵에서 첫 승을 거뒀다는 점과 타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대회다.

▲ 딕 아드보카트 감독
◆ 2010년 남아공 월드컵

2008. 8. 12 평가전 vs 파라과이(홈) 1-0
2009. 9. 5 평가전 vs 호주(홈) 3-1
2009. 10. 14 평가전 vs 세네갈(홈) 2-0
2009. 11. 14 평가전 vs 덴마크(원정) 0-0
2009. 11. 18 평가전 vs 세르비아(중립) 0-1
2010. 1. 9 평가전 vs 잠비아(중립) 2-4
2010. 1. 18 평가전 vs 핀란드(중립) 2-0
2010. 1. 22 평가전 vs 라트비아(중립) 1-0
2010. 3. 3 평가전 vs코트디부아르(중립) 2-0
2010. 5. 16 평가전 vs 에콰도르(홈) 2-0
2010. 5. 24 평가전 vs 일본(원정) 2-0
2010. 5. 30. 평가전 vs 벨라루스(중립) 0-1
2010. 6. 3 평가전 vs 스페인(중립) 0-1

결과 : 8승 1무 4패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평가전 성적보다 좋다. 특히 2006년 대회 때보다 홈에서 치른 경기가 적다. 열 세번의 경기 중 무려 일곱 경기가 중립 지역에서 치러졌고 홈은 네 번 밖에 없었다. 원정 경기가 두 번으로 적긴 했지만 홈보다 중립에서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원정 월드컵에 대비했다.

이 기간에 치른 평가전 중 가장 기억에 남을 경기는 단연 일본전이다. 일본 축구의 상징인 사이타마에서 치러졌고, 경기날은 일본의 월드컵 출정식이 잡혀있었다. 일본의 잔칫날에 한국이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박지성의 선제골은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다. 골을 넣은 후 '너희들은 아무 것도 아니다'는 듯한 무표정을 지으면서 일본 관중들 앞을 여유롭게 뛰었다. 이는 지금도 '산책 세리머니'라는 말로 남아있다. 박지성의 골 직후 세차게 위아래로 흔들리던 일본 응원단의 깃발이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도 압권이다.

월드컵 직전의 평가전 성적은 좋지 않았다. 본선 준비를 위해 오스트리아에 캠프를 차렸고 이때 치른 두 번의 평가전에서 벨라루스와 스페인에 각각 0-1로 패했다. 하지만 본선에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최고의 성적을 냈다. 첫 경기에서 그리스를 2-0으로 잡았고 두 번째 경기인 아르헨티나전은 1-4로 대패했지만 마지막 조별 리그인 나이지리아전에서 2-2로 비기면서 원정 월드컵 최초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는 우루과이에 1-2로 안타깝게 패했다. 하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한 의미가 깊은 대회다.

▲ 허정무 현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 한희재 기자
◆ 2014 브라질 월드컵

2013. 8. 14 평가전 vs 페루(홈) 0-0
2013. 9. 6 평가전 vs 아이티(홈) 4-1
2013. 9. 10 평가전 vs 크로아티아(홈) 1-2
2013. 10. 12 평가전 vs 브라질(홈) 0-2
2013. 10. 15 평가전 vs 말리(홈) 3-1
2013. 11. 15 평가전 vs 스위스(홈) 2-1
2013. 11. 19 평가전 vs 러시아(중립) 1-2
2014. 1. 25. 평가전 vs 코스타리카(중립) 1-0
2014. 1. 29. 평가전 vs 미국(원정) 0-2
2014. 2. 1. 평가전 vs 멕시코(중립) 0-4
2014. 3. 6. 평가전 vs 그리스(원정) 2-0
2014. 5. 28. 평가전 vs 튀니지(홈) 0-1
2014. 6. 9. 평가전 vs 가나(중립) 0-4

결과 : 5승 1무 7패

평가전 성적도 좋지 못했고 본선도 최악으로 남았다. 월드컵 예선 중 조광래 감독이 경질되고 끝까지 고사하던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을 억지로 감독 자리에 앉혔다. 최 감독은 최종 예선이 끝나면 원 소속팀인 전북으로 돌아간다고 공언했고, 예선 종료 후 그 말을 지켰다. 그 뒤를 홍명보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이어 받았다.

본선 명단 발표부터 '경기에 뛰는 선수만 선발한다'는 감독 본인의 원칙을 본인이 직접 깨 대회 전부터 잡음이 심했다. 평가전 결과도 위의 두 대회와 비교해 초라했다. 5승 1무 7패로 결과도 좋지 않았다. 열 세번의 평가전 중 7경기가 홈에서 열렸고, 원정은 2경기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홈 경기가 많았음에도 승리가 적었다. 브라질 월드컵은 협회가 상당히 공을 들인 대회다. 세계 최강인 브라질과 홈에서 평가전을 갖는 등 여러모로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하지만 평가전 결과와 내용도 별로였고 과정에서 구설도 많았다. 팬들의 기대가 크지 않았고 월드컵 본선 직전에 치러진 가나와 평가전에서 0-4로 대패해면서 그나마 얼마 있지도 않은 기대마저 사라졌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최악으로 남았다.

▲ 홍명보 전 감독 ⓒ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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