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약 8개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 남았다. 신태용호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 상대가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라는 점은 의미가 크다. 러시아 땅을 미리 밟아 훈련을 실시한 경험은 내년 본선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은 7일 오후 11시 (한국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VEB아레나에서 러시아와 친선경기를 펼친다. 현재 러시아 현지는 영상 6~10도 정도로 한국보다 쌀쌀하다. 경기가 열리는 VEB아레나는 3만석 규모로 다소 작은 편이다. VEB 아레나는 현재 러시아 명문 팀인 CSKA 모스크바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신태용호는 아쉬움이 있다. 월드컵이 개최되는 모스크바의 경기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약 7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루즈니키 경기장이나 45,000석 규모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경기가 펼쳐졌다면 내년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값진 경험이 될 수 있었다. 

물론 긍정적인 요쇼도 있다. 월드컵 본선이 다가오면 대표팀은 개최국과 기후가 비슷하고, 시차에 적응할 수 있는 곳에서 열흘 정도 담금질을 한 후 결전지로 들어간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이 월드컵 기간 베이스캠프로 사용할 러시아 내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한국은 러시아에서 친선경기를 치르며 선수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최적의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 사전 캠프지 역시 고려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부근의 노이슈티프트가 허정무 감독이 지휘한 대표팀의 사전 캠프지였다. 해발 1,200m의 알프스 휴양지인 노이슈티프트는 월드컵 조별리그 장소인 요하네스버그(해발 1,753m)의 고지대 적응을 위해 선택한 곳이다. 태극전사들은 월드컵에 최적화된 장소에서 열흘 동안 훈련한 뒤 최상의 컨디션으로 남아공에 입성했고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원정 16강 쾌거를 이뤘다.

내년 러시아 월드컵은 6월에 열린다.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는 월드컵 본선에 나갈 유럽 강팀들이 전훈 캠프를 차려 평가전을 잡기가 좋고 러시아와도 멀지 않아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러시아와 시차, 기후도 비슷한 편이다. 러시아에서 친선경기를 치르는 대표팀은 일찌감치 주변 환경을 조사할 수 있게 됐다. 대표팀의 '사전 캠프' 장소는 12월 1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리는 월드컵 본선 조 추첨 직후 베이스캠프를 확정하면서 함께 정한다. 2달 정도의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대표팀 선수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최종지를 고를 수 있는 상황이다. 
▲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가 열리는 VEB 아레나.

한국은 러시아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 예선 이후 3년 4개월 만의 리턴매치를 펼친다. 한국은 러시아와 지금까지 모두 2번 경기를 했다. 지난 2013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한 친선경기는 대표팀이 1-2로 졌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에서는 1-1로 비겼다. 2018년 월드컵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 자동 출전권을 얻은 러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64위로 한국(51위)보다 낮다. 

최근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신태용호에 러시아전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번 원정 평가전 성과에 따라 대표팀의 행보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당장의 결과보다 중요한 건 장기적인 관점으로 월드컵을 바라보는 일이다. 눈앞의 결과를 좇다 ‘진정한 목표’를 잊는 과오를 범하는 일은 생기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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