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창훈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하기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우여곡절이 유난히 많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최종예선 내내 부진했고, 이후 '소방수'로 등장한 신태용 감독이 본선행을 확정했지만 경기력에 불만이 쏟아졌다. 이후엔 뜬금없이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사령탑에 관심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 대표팀 전체엔 '본선 진출의 기쁨'보단 '논란'이 훨씬 많았다.

이제 신태용호는 앞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은 7일 밤 11시(한국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와 친선 경기를 치른다. 일찌감치 개최국 자격으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하긴 했지만 안방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러시아 역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 유럽, 남미 예선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한국은 좋은 스파링 상대를 만났다.

신 감독이 '등판'한 뒤 고작 실전만 2경기를 치렀다. 신 감독이 자신의 색을 낼 시간은 부족했고 당장 결과부터 내야 했다. 신 감독은 K리그 경기장을 두루 돌며 국내파 선수들을 점검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썼다. K리그도 조기 소집에 기꺼이 응했고, 이번엔 A대표팀이 순위 다툼을 치열하게 벌이는 K리그를 위해 '해외파' 선수들로만 2번의 친선 경기에 나선다. 신 감독에게도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점검할 소중한 기회다.

권창훈과 권경원 모두 신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열심이다. 수원 삼성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던 권창훈은 올해 1월 프랑스 리그앙 디종FCO로 이적을 확정했다. 2016-17 시즌 말엔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프리시즌부터 함께한 2017-18 시즌엔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권창훈은 "솔직히 최종예선 2경기에서 부담감도 있었다. 어떻게든 올라가긴 했지만 스스로 많이 배운 시간이었다. 그런 큰 경기를 뛸 수 있었다는 점은 영광스럽다"고 최종 예선 2경기에 출전한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경기력은 그도 맘에 들지 않았나보다. 권창훈은 "아쉬운 점이 많았다. 앞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게 준비해야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권창훈은 벌써 리그에서 2골을 기록하며 좋은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그는 2016년 리우 올림픽 대표팀에서 신 감독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러시아행이 가까워진 것처럼 보이지만 방심은 없다. 이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권창훈은 "가고 싶은 것이 선수들의 마음이지만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소속 팀에서 좋은 경기를 해야 갈 수 있다. 능력을 보여줘야 갈 수 있는 큰 무대라고 생각한다. 욕심을 앞세워 가고 싶다기 보단 주어진 기회에서 최선을 다해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 권경원 ⓒ대한축구협회

지난 최종예선 2경기를 앞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소집됐던 권경원도 경쟁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일단 경기력으로 입증해야 월드컵에 간다는 것이다. 권경원은 "처음 소집됐을 때 아쉬움이 많이 남더라"며 "경기를 많이 나가지 못한 것도 그렇고,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그렇고. 더 준비를 잘했어야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뽑히지 않는다면 깔끔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력으로 자신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경원이 이번 러시아전, 또는 다음 모로코전에 출전한다면 감격적인 A매치 데뷔를 맞게 된다.

1992년생으로 이제 선수로 전성기를 슬슬 맞을 시기지만, 아직 A대표 선수로 꽃피우지 못한 권경원은 간절하다. 그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음 생각하지 않고, 이번만 생각해서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에 맞게 플레이하고 다음에 또 소집될 것이라 믿는다"며 이번 친선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감독이 부임하면 감독의 맘에 들기 위해 선수들의 의욕과 긴장도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신 감독 부임 뒤에 효과를 보기엔 상황이 너무 절박했다. 이제 짧지만 결과보다 신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만들 시간이 왔다. 이제 온전한 경쟁의 장이 벌어진다. 선수들의 의욕과 함께 신 감독의 전술이 어떤 결과를 낼지 7일 밤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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