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차우찬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LG 트윈스 좌완 투수 차우찬은 올 시즌을 앞두고 데뷔 후 처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FA로 LG에 새 둥지를 튼 차우찬은 이적 첫해 28경기에 나와 10승7패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했다. 이적한 해에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것도 의미가 있지만, 경기당 평균 이닝(6이닝)과 퀄리티스타트(16개)에서 보듯 선발로 안정된 한 시즌을 보여 줬다.

지난 5일 연락이 닿은 차우찬은 시즌을 마치고 추석 연휴에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일단 처음 시작할 때는 잘해야 된다는 부담을 갖고 시작했는데, 그래도 2경기 지나고 나서는 그런 마음 없이 매 경기 똑같이 준비했다. 매년 치르듯이 하다 보니까 어느새 1년이 끝났더라"며 시즌을 돌아봤다. 

차우찬은 "평균 이닝을 길게 한 것도 그렇고 전체적인 내용을 봤을 때는 괜찮았던 것 같다. 잘했다 못했다가 아니라 큰 문제없이 첫해를 보낸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크다. 단지 팀 성적이 조금 떨어져서 그게 아쉽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6월 27일 롯데전에서 팔꿈치에 타구를 맞고 7월 휴식차 1군에서 말소된 바 있다. 여기에 후반기 피로가 쌓이면서 팔 근육통이 그를 괴롭혔다. 차우찬은 "그래도 잘 버텼다. 경기를 치르기 힘든 정도는 아니었는데 던질 때 내가 가진 힘을 다 쓰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 시즌 차우찬은 리그에서 3번째로 낮은 득점 지원을 기록했다. 그가 선발 등판한 날 팀은 4.82점을 냈다. 차우찬은 이에 대해 "팀 득점이 많지는 않았지만, 타자들이 점수를 내줬는데 제가 동점을 만들고 내려온 경기도 있어서 크게 불행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마지막에 10승 만들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멘탈만큼 경기 운영 능력도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차우찬. 그는 "올해로 선발 풀타임 3년째였다. 더 오래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동안은 불펜에도 좀 오래 있었다. 선발로 3년째가 되다 보니까 저만의 야구가 생겼다. 밸런스 잡는 것, 등판 준비 과정 등 루틴이 잡힌 것 같다. 컨디션이 안 좋아도 버틸 수 있게 됐고 위기를 좋은 쪽으로 바꿀 수 있게 됐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차우찬은 "매 시즌 성적보다는 몸 상태를 좋게 해서 1년을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자고 생각한다. 내년도 그게 첫 번째고 선발 30경기 등판이 그다음 목표다. 그리고 지난 겨울에는 계약 문제도 있고 다른 때보다 조금 소홀했는데 내년에는 몸을 더 잘 만들어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내년 계획을 미리 밝혔다.

한편 차우찬은 옛 은사를 다시 한 팀에서 만난다. LG는 시즌 후 류중일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차우찬은 "다시 만나는구나 하고 놀랐다. 양상문 감독님하고 1년밖에 못해서 아쉬운 것도 있지만, 류 감독님은 저를 입단할 때부터 보셨다. 그동안 저를 많이 믿어 주시고 기회를 많이 주셨던 분이다. 김현욱 코치님도 같이 오신다고 해서 좋았다. 잘된 것 같다"고 밝게 말했다.

LG는 올 시즌 가을 야구 진출에는 좌절했지만 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하며 마운드 농사는 풍작으로 마무리했다. 그 가운데는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마운드를 이끌었던 차우찬이 있었다. 차우찬이 익숙한 코칭스태프들과 함께 내년 팀을 더욱 든든히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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