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쉬 린드블럼(왼쪽)과 브룩스 레일리 ⓒ 곽혜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잘 던지는 투수도 포스트시즌에서는 맞는다."

NC 다이노스가 5일 창원 마산 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결정 1차전에서 SK 와이번스를 10-5로 잡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8일부터 5전 3선승제로 부산 사직구장과 창원 마산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놓고 겨룬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5일 경기 앞서 열린 인터뷰에서 포스트시즌 '특수'에 대해 이야기했다. 잘 던지는 투수도 맞는 것이 포스트시즌이라는 이야기. 김 감독 말대로 잘 던지던 투수가 맞았다. SK 외국인 에이스 선발투수 메릴 켈리는 2⅓이닝 6피안타(2피홈런) 8실점으로 무너졌다.

'빅 게임 피처'라는 말이 있다. 큰 경기에 강한 투수들을 이야기한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존 레스터가 큰 경기에 강한 대표적인 '빅 게임 피처'다. 포스트시즌은 단기전이라는 중압감이 따른다. 상대하는 타자들 집중력은 배가 된다. 포스트시즌 완벽한 투구를 펼치는 투수들도 있지만 무너진다고 예상하기 어려웠던 투수들이 평소와 다른 투구 내용으로 부진한 일도 많다.

롯데 올 시즌 3위 힘은 선발투수진에 있었다.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박세웅, 송승준, 김원중이 선발투수 로테이션을 구성했다. 여기에서 송승준을 제외하고는 모두 KBO 리그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다. 송승준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 나선 경험이 있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송승준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1승 5패 평균자책점 6.63이다.

송승준보다는 린드블럼, 레일리, 박세웅이 먼저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선발진 큰 무대 경험 부족이 롯데 불안 요소 가운데 하나다. 외줄 타기와 무대에서 평소와 같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는 일은 쉽지 않다. 
▲ 해커 ⓒ 곽혜미 기자

NC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여곡절 끝에 와일드카드전을 넘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선발투수 투구 내용만 봤을 때 안심하기 어렵다. 제프 맨쉽은 4이닝 동안 90개를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3실점을 기록했다. NC 더그아웃 빠른 판단으로 맨쉽을 길게 끌고 가지 않고 불펜 투입 카드를 던졌고 성공했다.

단기전에서 매 경기 선발투수 조기 교체 '승부수' 카드를 던지기 쉽지 않다. 불펜 피로 누적은 상위 라운드로 진출할수록 부담이 된다.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던져야 더 높은 곳을 볼 수 있다. 

NC에서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 경험이 있는 투수는 해커, 이재학, 장현식이다. 큰 무대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해커를 제외하고는 주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투수가 없다. 해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1승 4패 평균자책점 4.19다. 2014년과 2015년에는 불안했지만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 3경기에 등판했고 21⅔이닝 동안 6실점으로 평균자책점 2.49로 빼어났다. 경험이 쌓여 생긴 결과물이다.

이재학과 장현식은 경험'만' 있는 정도다. 2014년과 2015년에 이재학은 4경기에서 3⅔이닝을 던졌다. 평균자책점은 17.18이다. 장현식은 선발과 불펜 한 번씩 등판 경험이 있다. 지난 시즌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때 선발 등판했던 장현식은 1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5볼넷을 내줬다. 5볼넷을 단 1실점으로 막았지만 불안한 기억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기억이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불펜으로 등판해 ⅓이닝 동안 1실점 했다. 

부산과 창원 마산에서 열릴 KBO 역사상 최초 포스트시즌 '부마 더비'.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처럼 선발투수진 활약에 울고 웃을 가능성이 크다. 믿었던 선발투수들이 흔들리며 빠르게 불펜을 쏟아붓는 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다. 뚜껑은 8일 열어봐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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