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트피스 수비 불안으로 무너진 한국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세 줄로 요약한 A매치 친선경기, 러시아 vs 대한민국.

1. 러시아에 2-4 패배…신태용호 첫 득점
2. 수비 불안 노출한 한국…기회 날린 코코린, 해결한 스몰로프
3. 김주영 불운한 멀티 자책골…권경원-지동원 만회골

▲ 양팀 선발 라인업, 그래픽=김종래


◆ 러시아에 2-4 패배…신태용호 첫 득점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 팀이 7일 밤(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VEB 아레나에서 치른 러시아 축구 국가 대표 팀과 친선 경기에서 2-4로 졌다. 전반 44분 알렉산드르 사메도프의 코너킥을 표도르 스몰로프가 헤더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10분에도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김주영의 자책골로 추가골을 내줬다. 곧바로 1분 뒤에 또 한번 김주영의 자책골로 0-3이 됐다. 

전반전부터 수비 실수로 여러 번 위기를 겪은 한국은 전원 해외파 소집으로 인한 불안 요소를 극복하지 못했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는 유럽파 선수들의 연계 플레이가 몇 차례 번뜩였으나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후반 38분 네 번째 실점을 내준 이후 후반 43분 이청용의 크로스 패스에 이은 권경원의 헤더로 한 골을 만회했다. 신태용 감독 부임 후 첫 득점이 나온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후반 추가 시간 지동원이 한 골을 더 보태 점수 차를 2골로 줄였다.

◆ 수비 불안 노출한 한국…기회 날린 코코린, 해결한 스몰로프

전원 해외파로 유럽 원정 평가전을 위한 2기 멤버를 소집한 신태용 감독은 윤석영의 부상 이탈로 전문 풀백 자원이 부족하자 변형 스리백을 해법으로 꺼냈다. 권경원-장현수-김주영이 스리백으로, 김영권과 이청용이 좌우 윙백으로 섰다. 김영권은 수비 라인으로 내려와 포백을 이루고, 장현수가 때로 수비형 미드필더 영역을 커버했다. 이청용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에 가깝게 뛰었다.

한국은 스리톱이 적극적으로 전방에서 압박하면서, 러시아의 스리백과 빌드업 미드필더 사이 공간을 괴롭혔다. 러시아는 알렉산드르 코코린과 스몰로프를 투톱으로 두고, 안톤 미란추크-알렉산드르 에로힌-달레르 쿠자예프를 미드필더로 뒀다. 미란추크와 쿠자예프가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신예였다. 스리백 앞에 선 쿠자예프는 잦은 패스 미스와 불안한 플레이를 보였다. 한국이 전반전 경기 흐름을 주도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러시아의 좌우 윙백 유리 지르코프와 사메도프는 베테랑이지만 속도가 느렸다. 한국이 볼 점유율을 높이 가져갔고, 러시아는 5백 수비로 내려서서 롱패스를 통한 역습 공격 자세를 취했다. 한국은 권창훈의 역동적인 움직임, 손흥민의 저돌적인 움직임을 통해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33분 권창훈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의 배후 돌파 후 슈팅이 이고리 아킨페예프의 선방에 아쉽게 막혔다.

한국 공격은 인상적이었지만, 전문 풀백 없이 경기한 한국의 스리백은 불안했다. 러시아의 공격 템포가 느렸으나 위험 지역으로 침투된 공 처리에 실수가 빈번했다. 러시아는 전반 25분 한국 수비 실수로 문전에서 기회를 잡은 코코린의 슈팅이 빗나갔고, 전반 29분에도 김승규의 패스 미스를 스몰로프가 탈취해 밀어준 오픈 찬스를 코코린이 허공으로 날려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러시아는 전반 종료 전 선제골을 얻었다. 전반 44분 사메도프의 코너킥을 스몰로프가 배후로 빠져나와 헤더로 연결했다. 한국 수비진은 스몰로프를 놓쳤고, 공은 김승규가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날아가 골망을 흔들었다. 러시아의 1-0 리드로 전반전이 끝났다.

▲ 신태용호 무득점 행진 깨지 못한 손흥민 ⓒ연합뉴스

◆ 김주영 불운한 멀티 자책골…권경원-지동원 만회골

러시아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미라추크를 빼고 드미트리 타라소프를 투입해 허리를 보강했다. 후반전에는 쫓아가야 하는 한국의 공격이 적극적이었다. 후반 4분 구자철의 문전 슈팅이 지르코프를 맞고 굴절되어 무산됐고, 후반 5분에도 이청용의 크로스 패스를 받은 구자철의 하프 발리 슈팅이 나왔다. 아쉽게 허공을 갈랐다.

후반전의 좋은 흐름이 다시 한번 코너킥 실점으로 끊겼다. 후반 10분 사메도프의 코너킥이 니어 포스트의 코코린의 머리를 스치며 문전 수비를 펼치던 김주영의 몸을 맞고 자책골로 이어졌다. 곧바로 후반 11분 또 한 골을 내줬다. 왼쪽 측면 공격 상황에서 지르코프의 패스를 차단하려던 한국 수비의 시도가 굴절되며 김주영의 몸을 맞고 한국 골문으로 향했다. 김승규는 역동작에 걸려 공을 처리하지 못했다.

러시아는 기세가 완전히 올랐다. 급해진 한국의 공격을 차단하고 빠르게 역공에 나섰다. 전세가 완전히 기울었다. 한국은 후반 18분 지동원, 기성용, 오재석을 동시에 투입했다. 황의조, 정우영, 김영권을 뺐다. 러시아는 마리오 페르난데스와 콘스탄틴 라우시 등 귀화 선수를 투입하고 사메도프와 지르코프를 교체해 좌우 윙백을 바꿨다. 두 선수 모두 A매치 데뷔전.

한국은 후반 23분 권창훈이 문전에서 러시아 수비 두 명을 제치고 슈팅까지 연결했으나 아킨페예프의 선방에 걸렸다. 후반 25분 구자철을 빼고 박종우를 투입해 중원의 체력을 보강했다. 러시아도 알렉세이 미란추크, 마고메드 오즈도예프를 차례로 투입해 중원을 단단하게 했다. 양 팀 모두 6장의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하며 잔여시간을 보냈다. 한국은 몇 차례 공격 기회가 더 있었으나 만회골로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38분 아킨페예프가 길게 전개한 롱패스에 한국 수비가 무너졌다. 알렉세이 미란추크의 패스를 자불로트니가 배후에서 이어 받아 슈팅했고, 김승규가 선방했다. 흐른 공을 미란추크가 가볍게 차 넣었다. 한국의 사기를 완전히 꺾어놓는 골이었다.후반 40분에도 라우시의 슈팅을 김승규가 선방해 다섯 번째 실점을 간신히 막았다. 한국은 후반 43분 이청용이 우측면에서 올린 크로스 패스를 권경원이 헤더로 연결해 한 골을 만회했다. 후반 추가 시간 이청용의 스루 패스를 받은 지동원이 한 골을 더 보태 점수 차를 2골로 줄였다.

◆ 경기정보
2017년 10월 A매치 데이, 2017년 10월 7일, VEB 아레나, 모스크바(러시아)
러시아 4-2 (1-0) 대한민국
득점자: 44’ 스몰로프(도움:사메도프), 55’ 김주영(자책골), 56’ 김주영(자책골), 83' 알렉시이 미란추크 / 87' 권경원(도움:이청용), 90'+3 지동원(또움:이청용)
*경고: 쿠자예프, 스몰로프(이상 러시아) 정우영(이상 한국)

러시아(3-5-2): 1.아킨페예프; 6.지키야, 5.바신, 30.쿠드리야쇼프; 19.사메도프(2.페르난데스 64’), 8.쿠자예프(27.오즈도예프 75'), 21.예로힌(15.알렉세이 미란추크 74'), 20.안톤 미란추크(23.타라소프 46’), 18.지르코프(22.라우시 64’); 10.스몰로프(11.자불로트니 80'), 9.코코린 /감독:체르체소프

대한민국(3-4-3): 1.김승규; 5.김주영, 20.장현수, 15.권경원; 17.이청용, 6.정우영(16.기성용 63’), 13.구자철(12.박종우 70'), 19.김영권(2.오재석 63’); 22.권창훈(18.황일수 79'), 9.황의조(11.지동원 63’), 7.손흥민(10.남태희 79') /감독:신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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