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영(왼쪽 5번)이 자책골을 넣은 뒤 허탈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김주영은 2015년 8월 이후 줄곧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았다가 지난 8월 최종예선 이란-우즈베키스타전을 앞두고 오랜만에 대표팀에 발탁됐다. 이란전에서 김민재 부상 때문에 교체로 투입되면서 자신의 9번째 A매치 출전을 기록했다. 러시아전에서 약 2년 만에 선발로 출전했다. 의욕이 넘쳤을 김주영은 공격수도 기록하기 어려운 2골을 우리 골대에 밀어 넣고 말았다.

한국은 7일 밤 11시(한국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VEB아레나에서 러시아와 친선 경기에서 2-4로 완패했다.

사실상 경기가 기울어진 것은 후반 10분과 11분 연이어 터진 김주영의 자책골이었다. 러시아는 최전방에 나선 알렉산드르 코코린이 연이어 찬스를 허공에 날려버렸다. 대등한 경기를 치르던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 표도르 스몰로프에게 코너킥에서 실점했다. 실점 직후 하프타임에 들어간 한국은 재정비하고 후반 초반 공격에 기세를 올렸다. 한국은 자책골 2방에 힘이 쭉 빠지고 말았다.

후반 10분엔 코너킥에서 김주영이 첫 자책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지역 방어와 대인 방어를 혼용해 세트피스 수비에 나섰다. 네 명의 수비수가 골문 앞에 일렬로 서서 공간을 지키는 동시에, 위협적인 선수들 일부는 1대1로 맡았다. 그러나 가까운 골대로 움직이던 코코린을 놓쳤다. 김주영은 지역 수비의 일부로 골문 앞을 지켰다. 코코린의 헤딩이 순간적으로 골문 앞으로 흐르다가 김주영에게 맞고 골문으로 흘렀다. 코코린을 놓친 전체적인 세트피스 수비 문제에 시작된 문제였고 김주영에겐 불운이었다.

후반 11분 자책골은 2번째 실점 뒤 조급한 플레이가 불러온 실수였다. 알렉산드르 에로힌의 스루패스를 막으려던 김주영은 허둥지둥 공을 걷어내려다가 발에 정확히 공을 맞추지 못했다. 앞으로 나오던 김승규 골키퍼도 미처 반응할 수 없는 골문 구석으로 공이 흘렀다. 이번엔 정확한 볼 처리가 아쉬웠다. 그러나 애초에 수비 형태가 무너진 것이 조급한 플레이에 한 몫을 했다. 

김주영의 불운과 조급한 플레이가 2번의 자책골을 만들었다. 기세를 타던 한국의 흐름도 크게 꺾였다. 일단 김주영의 플레이 자체도 아쉬웠지만, 오히려 원인은 전체적인 수비 전술의 불안이 만든 실점이었다. 오랜만에 복귀전에서 의욕적으로 나섰을 김주영에겐 '운수 나쁜 날'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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