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실히 공격 전개에 녹아든 손흥민(오른쪽)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공격수 손흥민이 A매치에서 8경기째 골 침묵을 지켰지만 7일 러시아와 친선전에는 한결 나아진 경기력을 보였다. 신태용 감독의 '손흥민 살리기' 덕분이다. 

손흥민을 어떻게 쓸 것인지는 한국의 월드컵 본선 성적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신 감독이 시도한 '손흥민 프리롤' 활용에는 명과 암이 있었다.

손흥민은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측면에 고립되는 경향이 강했다. 충분한 공격 지원이 되지 않으니 주로 1대1 돌파를 시도했고 그만큼 부담도 컸다.
 
더구나 손흥민은 직접 공을 잡고 드리블 돌파보다는 공간으로 침투해 마무리하는 것이 장점인 선수다. 신 감독은 손흥민을 3-4-3 포메이션의 왼쪽 날개로 배치했지만, 왼쪽 측면에만 머무르지 않고 폭넓게 움직이도록 하면서 자유를 줬다. 손흥민은 동료들과 더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 공격 전개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당연히 공간을 찾기엔 더 수월해졌다.

오른쪽 날개 권창훈과 궁합도 잘 맞았다. 권창훈은 날카로운 왼발과 저돌적인 돌파 능력을 갖췄고, 원래 미드필더로 활약할 만큼 뛰어난 패스 능력도 갖추고 있다. 손흥민에게 적절한 공격 지원도 가능하다는 의미. 전반 33분 권창훈이 중원에서 공을 잡은 뒤 지체하지 않고 손흥민에게 스루패스를 연결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손흥민의 슛이 이고르 아킨페예프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득점 찬스가 무산됐다. 

전반 18분에는 손흥민이 권창훈의 움직임에 맞춰 멋진 패스를 연결했다. 손흥민-구자철-손흥민-권창훈으로 이어지는 원터치 패스 전개로 찬스를 만들었지만 권창훈의 슛이 부정확했다.

아직 가다듬어야 하지만 손흥민을 포함한 공격 전개 전반에 활기가 돌았다. 아직 조직력을 갖출 시간이 많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점점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손흥민 프리롤의 '밝은' 점이다.

'어두운' 점도 있었다. 일단 왼쪽 수비의 부담이 커졌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 왼쪽 을 지킨 것은 김영권이었다. 원래 중앙 수비수가 제 포지션인 김영권은 수비적 부담이 가중되면서 더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손흥민을 프리롤로 활용하려고 한다면 대책이 필요하다. 미드필더들이 왼쪽 측면을 의식적으로 커버해야 한다. 이 경우엔 중원의 부담이 가중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잦은 스위칭 플레이 가운데에도 왼쪽 측면에 있는 공격수가 일단 수비에 가담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공격 전개 시 좌우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것도 문제였다. 일단 김영권이 윙백에 어울리는 기동력과 활동량을 보이지 못한 것은 문제다. 김영권 앞에서 공을 받아줄 손흥민이 없으니 왼쪽 측면에서 공격 전개가 잘 풀리지 않았다. 김영권이 공을 잡아도 동료들과 거리가 지나치게 멀어 백패스를 제외하곤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후반 들어 손흥민이 유독 눈에 띄지 않았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권창훈은 후방에서 안정적으로 공을 배급하는 이청용의 도움을 받아 활발히 움직였다. 전문 측면 수비수가 들어 온다면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일 수 있다.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기본적으론 전술적인 움직임을 통해 '프리롤' 손흥민이 빠진 자리를 메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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