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vs모로코 스포일러 ⓒ김종래 디자이너
[스포티비뉴스] 축구 중계는 '라이브'가 생명이다. 생방을 사수하면 '스포일러' 걱정이 없다. 스포티비뉴스는 경기를 미리 보면서 약간의 '스포'를 뿌려볼 생각이다. 10일 한국과 러시아가 평가전을 펼친다. 이들의 경기를 'SPO일러'로 전망한다.

*경기 정보 : 한국vs모로코, 10월 10일(한국 시간) 오후 10시 30분, 스위스 빌/비엔느 티쏘 아레나

▲ 한국vs모로코 예상 선발 명단. 모로코가 베스트11으로 나설지는 미지수.

1. QUALIFFIERS: '새 시작' 대한민국 vs '만들어진 팀' 모로코

한국은 천신만고 끝에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했다. 최종 예선 결과 A조에서 4승 3무 3패 조 2위로 월드컵에 간다. 6월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 경질 뒤 신태용 감독이 급작스레 사령탑에 올라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모두 결과에 집중했다. 2번 모두 비기면서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7일(이하 한국 시간) 러시아와 평가전에서도 2-4로 패했다. '2002년의 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과 문제까지 붉어지면서 신태용호를 향한 여론은 얼음장처럼 차갑다.

신 감독이 지휘하고 치르는 4번째 경기. 더구나 이번 소집에선 최종 예선 경기를 앞두고 직접 확인했던 K리그 선수들이 제외됐다. 해외파 선수들을 점검하고 신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적 색을 입히는 시간이다.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신 감독은 "지금은 플랜 A가 아니라 플랜 B를 연습하는 상황이다. 모로코전에도 '변형 스리백' 전술로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사실상 이제서야 출발선을 갓 떠난 상태다. 이번 모로코전에선 러시아전과 비교해 얼마나 경기력이 개선되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지역 3차 예선 C조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마지막 경기 코트디부아르전에서 무승부 이상을 거두면 자력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한다. 헤르베 레나르 감독이 부임한 지 약 20개월이 지났으니 팀도 조직력을 다질 만큼 다졌다. 그 결과가 예선 5경기 무실점이다. 무득점에 그친 경기가 많아 치고 나가지 못했으나, 최근 3경기에선 9골을 집중시켰으니 문제를 삼을 것도 아니다.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접어든 모로코는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겪으며 팀의 문제점과 강점을 다시 찾아야 하는 신태용호에겐 쉽지 않은 상대다.

▲ '윙백' 이청용의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볼 수 있을까. ⓒ연합뉴스

2. NOW: '변형 스리백' 대한민국 vs '직선적 측면 공격' 모로코

모로코의 장점은 공격 속도다. 측면으로 패스가 나갈 때 발 아래보다는 공간을 향한 전진 패스가 많다. 음바크 부수파(알자지라), 하킴 지예흐(아약스), 노르딘 암라바트(레가네스), 유네 벨란다(갈라타사라이) 모두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이 개인 돌파 능력까지 갖췄다. 더구나 측면에서 풀백이 빠르게 가담해 직선적인 공격에 힘을 더한다. 최전방에 배치된 '장신 공격수' 칼리드 부타이브가 골을 해결한다. 빠르고 저돌적이고 간결한 공격을 날린다. 

모로코가 주전 모두를 내세울 가능성은 미지수다. 모로코는 8일 새벽 6시에 가봉과 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10일 밤 10시 30분에 한국과 맞대결을 펼친다. 시차가 없고 어차피 유럽으로 복귀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라곤 하지만, 굳이 평가전에 주전 선수들이 출격시킬 이유가 없다. 그러나 모로코가 전술적으로 완숙한 단계라는 점, 그리고 후보 선수들 역시 대부분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한다는 점에서 보면 한국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스파링 파트너다. 공수 전환 속도가 느렸던 러시아에 비해, 빠른 공수 전환으로 최근 전술적 흐름에도 더 잘 어울리는 팀이다.

신태용호 2기의 전술적 핵심은 변형 스리백이다. 신 감독은 변형 스리백을 플랜B라고 말했지만 신태용호의 중요 전술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크다. 신 감독은 지난 6월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도 변형 스리백을 쓴 적이 있다.

러시아전에선 '변형 스리백'의 경기력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모로코의 공격력을 고려했을 때 또 한 번의 점검 기회를 잡았다. 다만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필수다. 일단 전술적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러시아전에서 한국은 전문 왼쪽 수비수가 없는 상태에서 원래 센터백인 김영권을 왼쪽 윙백으로 기용했다. 전체적으로 오른쪽에 무게가 실렸다. 더구나 센터백끼리 손발이 맞지 않아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고, 세트피스에서 약점을 나타냈다. 러시아전보다 확실히 나아진 수비 조직력을 보여야 한다.

신태용호의 과제가 하나 더 있다면 윙백의 공격 가담이다. 최근 스리백은 공격적인 이유로 유행한다. 수비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은 기본이고 윙어처럼 공격에 가담해 측면에 날카로운 맛을 더하는 것이 목표다. 러시아전에서 이청용이 2도움을 올리며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공격 전개에 적극 관여하진 않았다. 앞서 언급한 김영권의 경우 전문 측면 수비수만큼의 기동력과 활동량을 보이지 못한 데다가, 손흥민이 '프리롤'로 경기장 전반을 돌아다니면서 공격 전개에 더 애를 먹었다. 모로코전에선 측면 수비수인 임창우를 왼쪽으로 기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윙백들이 한국의 공격 전개에 영향력을 얼마나 미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포인트다. 윙백이 살아야 최전방 스리톱의 움직임도 산다. A매치 8경기 째 침묵하는 손흥민도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을까.

▲ 거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저돌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암라바트.

3. KEY PLAYER: '포어 리베로' 장현수 vs '저돌적인' 암라바트

'변형 스리백'의 핵심은 역시 장현수다. 신태용호의 전술이 '스리백'이 아닌 이유는 바로 수비와 최후방 빌드업 때는 중앙 수비수처럼 움직이다가도 공이 전방으로 움직이면 미드필더 두 명의 뒤까지 전진하는 포어 리베로의 존재 때문이다. 신 감독은 러시아전에서 장현수를 포어 리베로로 기용했다.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도 장현수를 중용했다. 신 감독의 신뢰는 두텁다.

러시아전에서 장현수의 활약을 정리하자면, '첫 술에 배부르랴'였다. 경기력에 크게 문제를 삼기도 어려웠지만, 그렇다고 포어 리베로로 팀을 크게 바꿔놨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수비적으로 실수는 없었지만 러시아 공격수들을 제압하지도 못했다. 후방 빌드업도 '그럭저럭'이었다. 장현수 스스로도 러시아전을 마친 뒤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변형 스리백 전술을 더 가다듬으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3일의 시간 동안 얼마나 개선된 경기력을 보일지 주목된다.

한국은 아직 출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암라바트의 공격력을 주의해야 한다. 암라바트는 기술과 힘, 속도를 모두 갖춘 측면 공격수다.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를 펼치기 때문에 한국 수비수들이 부담스러워 할 유형의 선수다. 모로코의 공격은 측면 크로스에서 시작해 중앙의 간결한 마무리로 끝난다. 암라바트의 돌파를 막지 못한다면 한국은 또 무너질 수도 있다.

정리=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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