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신문로, 한준 기자] 2017시즌 K리그클래식이 마지막 5경기 남 남겨뒀다. 10일 오전 축구회관에서 KEB 하나은행 K리그클래식 2017 스플릿 미디어 데이가 열렸다. 그룹A 진입에 성공한 ‘6강’ 감독이 한 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한 소회와 출사표를 말했다. 박문성 SBS 축구해설위원이 진행해 ‘토크 콘서트’ 형태로 진행된 인터뷰 1부에서 감독들은 각기 다른 부담을 말했다. 부담을 덜었거나, 부담이 심해졌고, 이제 마지막 5경기의 부담을 마주한다.

가장 먼저 입을 연 인물은 창단 후 처음으로 상위 스플릿에 진출한 박효진 강원FC 감독 대행. 최윤겸 감독이 지난 8월 중도 하차해 이날 회견에 참여한 유일한 ‘감독 대행’이다. 박효진 대행은 상위 스플릿 진출에 대해 “제가 맡았다기 보다 한 게 얼마 없다. 진행하면서 느낀 건 감독님들이 많이 힘드시겠다는 것”이라며 감독직에 대한 부담을 말했다.

◆ 강원: 포항이 미끄러져 부담을 덜었다

강원FC는 ‘폭풍 영입’으로 기대를 모았고, 그 기대가 고스란히 부담감으로 이어졌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는데, (상위) 스플릿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가져서 그런지, 마지막 두 경기 부담을 많이 가졌다.” 그 부담을 덜어준 것은 추격팀이 스스로 미끄러진 덕분이었다. “뜻하지 않게 포항-상주전 결과가 유리하게 오면서 안정을 취했고, 그래서 좋은 결과가 오고 있다.” 

강원은 AFC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큰 목표를 갖고 있었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됐고, 상위 스플릿 진입으로 자존심은 살렸다. 그룹A 진입 과정은 가장 힘겨웠지만, 스플릿 라운드에선 가장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스플릿에 대한 부담 덜어서 좋은 경기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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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최강희 200승 달성으로 아홉수 부담을 덜었다

현재 승점 65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북현대가 덜어낸 부담은 ‘최강희 감독의 200승’이다. 최 감독은 정규라운드 최종전인 2위 제주유나이티드와 맞대결을 앞두고 2무 1패를 기록했다. 제주와 승점 차가 좁혀졌고, 최 감독의 K리그 역대 최연소 200승 감독 달성도 아홉수에 막혔다. 제주전 1-0 승리로 200승 달성과 더불어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렸다. 2016시즌 스플릿 라운드 돌입 후 FC서울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던 전북은 많은 부담을 극복하고 스플릿 라운드에 임한다.

“어떻게 보면 제가 K리그 흥행을 망치고 있는 것 같다. 오늘 (축구회관에) 와서도 위원장님들하고도 이야기하는데 별로 눈빛이 안 좋더라. 제주한테 져서 비슷하게 (승점이) 갔으면 하는 노골적인 얘기하는 분도 있었다. (웃음)” 최 감독은 여느 때처럼 농담으로 인터뷰를 시작하는 여유를 보였다.

“전북은 항상 우승을 목표로 준비하지만, 4월에는 부상자가 많아서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다. 시즌 3분의 2가 지날 때 전술 완성도나 팀 분위기가 좋아져야 우승할 수 있다. 공교롭게 제 개인 기록 200승 앞두고, 선수들도 대화는 안했지만 굉장히 부담을 많이 가졌던 것 같다. 아홉수라는 옛날 어른들 말씀도 생각이 나고. 마지막 경기에 홀가분하게 털었다. 물론 상위 스플릿이 만만한 경기 하나도 없고 치열하게 진행되니 준비 잘해야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어려움 극복하고 유리한 고지를 만들었다. 분위기 잘 만들어서 준비 잘해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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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전북전 패배…연합 공격으로 전북에 부담을 주자

전북의 승리는 역전 우승을 노리던 제주에는 부담으로 연결된다. 조성환 제주 감독을 스플릿 라운드의 우승 경쟁에서 전북이 한 발 앞서가는 상황이 연출된 것에 대해 “상위 스플릿에서 더 좋은 기대와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서 우리가 반드시 전북과 승점 차 좁히고 경쟁 구도를 계속 끌어가는 게 중요했다. 결국 득점을 못하다 보니 경기에 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상위 스플릿 경기가 남았으니까, 나머지 팀들이 연합 공격으로 전북을 잘 견제해줄 것이다. 우리는 5경기 잘 준비하겠다”는 말로 전북이 스플릿 라운드에 받게 될 또다른 부담을 이야기했다. ‘1강’ 전북은 다른 모든 팀이 꼭 잡고 싶은 견제의 대상이다. 최 감독은 조 감독의 ‘연합 공격’ 발언에 “절대 화 나지 않는다. 그 정도는 우리가 견뎌야 한다.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 견제를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 어려운 경기를 이겨내야 한다. 전체적인 분위기, 우리가 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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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초반 부진 부담 딛고 더블 우승 도전

3위에 오른 울산현대(승점 59점, 39골), 4위 수원삼성(53점, 54골), 5위 FC서울(53점, 48골)은 AFC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라는 또 다른 부담과 싸운다. 울산은 FA컵 결승에도 올라 있고, 수원도 FA컵 4강에 올라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올 시즌 부임했고, AFC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와 조별리그에서의 고전으로 경질 위기를 극복하고 우승컵에 다가섰다. 

“시즌 초반에 이렇게 예상했던 분들 많이 없을 거라 생각한다. 내가 부임하고 ACL에 참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팀이 다 구성되기 전에 국제 대회에 참가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힘든 상황이었다. 한국축구 위상이 떨어지지 않았나 생각들 정도로 경기력이 떨어졌다. 그런데 그 힘든 상황이 시즌을 치르면서 조직력을 높일 기회가 됐다. 초반 ACL의 경험이 선수들에게 가장 힘이 된 부분이다.” 

수원삼성의 서정원 감독은 지난 2016시즌과 마찬가지로 ACL로 가기 위한 기회로 FA컵 도전까지 남아있지만, 황선홍 서울 감독은 제주와 울산이 미끄러져야 한다. 황 감독은 “FA컵에서는 울산을 많이 응원한다”며 웃었다. 그가 가진 부담이 연결된 응원이다. 울산이 3위 이내 성적을 내고 FA컵에서 우승하면 4위에게도 ACL 진출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최종 목표는 우리가 자력으로 ACL 진출권 따는 게 목표고, 상위권과 격차 좁히고 싶지만 보험은 들어놔야 한다.”

서정원 감독은 3위와 FA컵 우승을 동시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기회이자 부담이다. 울산이 목포시청의 경기 일정으로 9워 말 미리 준결승을 치르고 결승에 선착한 가운데, 수원은 10월 25일에 부산아이파크와 준결승 경기를 해야 한다. 체력 부담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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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리그: 재미없다는 지적에 대한 부담

이런 부담과 더불어 ‘재미없다’, ‘수비적이다’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은 K리그클래식 감독들이 받는 또 다른 부담이다. 황 감독은 공격 축구를 해야 한다, 재미있는 축구를 해야 한다는 지적에 “현장에선 솔직히 괴리가 있다. 공격 축구 좋다. 하지만 좋은 경기는 양팀이 최선을 다했을 때 나오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다. 현장에서는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좋은 축구”라고 했다.  

‘닥공(닥치고 공격)’을 트레이드마크로 하는 최 감독은 “감독 임기 10년을 보장하면 할 수 있다”고 했다. 성적에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감독들의 전략적 선택을 움츠려 들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도 홈에서는 물러서지 않으려고 한다. 백패스 하지 말라고 한다. 원정에서는 고민을 많이 한다. 공격 자원이 있어도 공격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코치들이 말릴 정도로 무모하게 경기를 하기도 한다. 감독은 결과를 내야 하는 직업이다. 전체를 고민해야 한다.”

타이틀에 대한 부담, 성적에 대한 부담, 경기력에 대한 부담, 일정상의 부담까지. 우선 ‘자기 자신’을 이겨야 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걸 6개팀 감독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승리로 가는 지름길이다. 스플릿 라운드는 10월 14일 토요일 오후 3시 일제히 시작하고, 11월 19일 일요일 오후 3시에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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