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로 보는 모로코전 ⓒ김종래 디자이너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출범 뒤 2무 1패를 거둔 신태용호가 10일 밤 10시 30분(이하 한국 시간) 스위스 빌/비엔느 티쏘아레나에서 모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가 매달 발표하는 랭킹에선 한국(51위)보다 낮은 56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모로코의 전력은 만만하지 않다. 아니, 한국보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에 있다. 각종 기록으로 신태용호의 네 번째 상대 모로코를 알아본다.

서아프리카의 강자 모로코는 한국과 자주 만날 기회가 없었다. 1996년 아랍에미리트 4개국 친선 대회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A매치를 치렀다. 결과는 2-2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워낙 오래된 기록이라 큰 의미는 없다.

현재 모로코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큼 다가섰다. C조에서 코트디부아르를 2위로 밀어내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승 3무를 거두는 동안 모두 9골을 넣었고 단 1점도 허용하지 않는 뛰어난 공수 밸런스를 보이고 있다. 사실 5경기를 곰곰이 뜯어보면 수비력에 방점이 찍힌다. 3무는 모두 득점도 실점도 없이 마친 경기다. 최근 지난 9월 말리전 승리(6-0)와 지난 8일 가봉과 경기에서 3-0으로 대승하면서 공격력도 올라온 상태다. 코트디부아르와 경기에서 무승부 이상을 거두면 러시아로 간다.

역대 월드컵에선 2승 4무 7패를 거뒀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 16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다. 본선 무대에선 딱히 강했던 것은 아니란 의미인데, 최근 스쿼드를 보면 어떤 팀이 와도 얕잡아 볼 수 없는 전력을 갖췄다.

가봉전, 한국과 평가전을 대비해 소집된 26명 가운데 단 5명 만이 모로코 국내에서 활약한다. 21명은 모두 해외 리그로 진출해서 활약한다. 잉글랜드, 프랑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축구 선진 지역이라는 유럽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은 기량이 뛰어나고 노련하다.

가장 주목할 선수는 메드히 베나티아다. A매치 52경기에 출전했고 모로코의 주장을 맡은 선수로 바이에른뮌헨을 거쳐 이탈리아 챔피언 유벤투스에서 활약하고 있다. 장신의 수비수이지만 기술까지 갖춘 선수다.

모로코가 '원맨 팀'이란 의미는 아니다. 모로코에서 현재 가장 많은 A매치 출장 기록을 가진 음바크 부수파(54경기)는 키는 작지만 패스 능력을 갖춘 영리한 미드필더다. 개인기와 속도를 두루 갖춘 미드필더도 있다. 노르딘 암라바트 역시 잉글랜드 왓퍼드에서 저돌적인 플레이로 잘 알려졌던 선수고, 하킴 지예흐 역시 네덜란드 에레디비시를 대표하는 선수로 현재 아약스에서 활약하고 있다. 유네스 벨한다의 기술과 돌파력 역시 주의해야 한다. 

변수는 경기가 아프리카 예선 가봉전 직후 벌어진다는 것이다. 무리하게 주전 선수들의 출전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백업 선수들의 경기력 점검과 새 얼굴 실험을 위해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할 가능성이 크다. 

모로코를 보면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에서 만났던 알제리를 연상시킨다. 빠르고 간결한 역습이 장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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