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한화 시절 에스밀 로저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어느 팀이나 탐낼 재능 아닌가요." 외국인 선수 선발 단계를 밟고 있는 한 KBO 리그 팀 단장은 최근 에스밀 로저스의 이야기가 나오자 이렇게 말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지난해를 통째로 날렸던 로저스는 수술을 하고 재활을 마친 뒤 지난 8월부터 공을 던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워싱턴과 계약하고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선발로 9경기에 나와 3승 2패 평균자책점 3.18로 복귀 시즌을 마쳤고 현재는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에서 뛰고 있다. 지난 14일(이하 한국 시간) 리그 개막전과 20일 선발 등판해 5이닝 3실점, 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남미 언론에 따르면 최근 로저스의 패스트볼 구속은 94마일(약 150.4km)로 수술 전 기량을 어느 정도 되찾았다.

로저스는 로스터가 확장된 지난 9월 메이저리그 진입에 실패했다는 점과 지난 2년 동안 한국 생활에 만족한 기억을 들어 KBO 리그 복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현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가 설명했다. 로저스는 개인 인스타그램으로 한국 팬들과 소통하며 여러 차례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 다시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로저스는 지난해 6월 한화에서 웨이버 공시돼 KBO 리그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한 상태다. 지난해부터 KBO 리그 구단 및 일본 프로 야구 여러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아 왔다.

원 소속 팀이었던 한화는 로저스 재영입에 부정적이다. 박종훈 한화 단장은 "지난해부터 로저스를 영입 후보로 놓고 꾸준히 관찰해왔지만 개인적으론 인성에 문제가 있어 팀 케미스트리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로저스는 한화에 있을 때 경기장에 늦게 오거나 서산 퓨처스리그 훈련장에서 개인 훈련을 하는 등 구단의 관리 밖에서 행동하는 일이 잦았다. 또 당분간 리빌딩을 기조로 삼기로 한 한화는 로저스(190만 달러), 알렉시 오간도(180만 달러), 카를로스 비야누에바(150만 달러)처럼 거액에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기보다 저비용 고효율을 낼 수 있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구단도 한화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로저스가 영입 명단에 있긴 하다고 밝힌 한 수도권 팀 단장은 "부상에서 회복했고 능력엔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한화에서처럼 개인 행동을 할까 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높은 몸값도 걸림돌이다. 로저스는 지난해 한화와 재계약하면서 연봉으로 190만 달러를 받았다. 올 시즌 더스틴 니퍼트가 210만 달러에 계약하기 전까지 외국인 선수 역대 최다 금액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로저스에게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 단 어느 팀이나 로저스의 성격이 고민일 것이다. 그를 통제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높은 몸값도 감당할 수 있을지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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