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한 호날두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이변은 없었다.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17' 수상자는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였다.

FIFA는 24일 오전 2시 영국 런던에 위치한 팔라디움에서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17' 시상식을 개최했다. 호날두는 최종 후보에 오른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를 제치고 최우수 남자 선수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초대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16' 수상 이후 2연패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소속 팀 레알을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연패로 이끌었고, 5시즌 만에 리그 우승을 탈환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리그에서는 25골에 그쳤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13경기 나서 12골을 넣었다. 조별리그 6경기와 16강 2경기에서 2골 4도움으로 잠잠하던 호날두는 바이에른 뮌헨과 8강에서 5골, 아틀레티코와 4강에서 3골을 넣었다. 결승에서도 멀티 골을 뽑았다. 득점의 순도가 좋아 임팩트가 컸다. 

대표팀에서도 업적을 남겼다. 포르투갈 대표팀을 역사상 처음으로 유로 정상에 올렸다. 포르투갈의 레전드 루이스 피구도 달성하지 못한 대업이었다. 호날두는 2016년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고, 중심이었다. 경기 중 득점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으로 보이는 영향력도 컸다. 호날두의 수상을 의심하긴 어려웠다. 

이번 수상에는 변수가 많았다. 먼저 호날두 보인의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호날두는 바르셀로나와 수페르코파(스페인 슈퍼컵) 1차전에서 퇴장했는데, 퇴장 과정에서 심판을 밀쳤고 스페인 축구협회로부터 5경기 추가 징계를 받았다. 슈퍼컵 2차전은 물론 리그 4경기를 뛰지 못했다. 리그를 거르고 뛴 챔피언스리그에서는 3경기 5골로 만족스런 활약을 펼쳤지만, 징계 해지 이후 9라운드까지 5경기를 출전해 1골 1도움에 그친 게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했다. 

변수 두 번째. 라이벌의 기세가 무서웠다. 호날두가 침묵한 동안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는 리그 9경기에서 11골을 터뜨렸고, 챔피언스리그 3경기 3골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2018 러시아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 최종전에서 해트트릭으로 팀의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었다. 아르헨티나가 졌다면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는 만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았다. 미디어의 관심이 쏠린 경기에서 메시는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보통 메시의 해트트릭보다 임팩트가 컸다. 

이번 시즌 초반만 놓고 보면 메시의 수상이 유력하지만 평가 기간은 2016년 11월 20일부터 2017년 7월 2일까지였고, 투표는 9월 7일에 마감됐다. 메시가 반등을 꾀하기 어려운 구조다. 투표 마감 날인 9월 7일엔 메시가 활약한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가 시작되지 않았고, 메시가 리그 3경기에서 5골을 기록했다곤 하나 평소의 메시의 활약상에 비교해 큰 점수를 주기 어려운 기록이다. 메시가 호날두보다 내세울 수 있는 기간은 투표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우승 트로피를 선수 활약의 척도로 환산하는 건 옳지 않지만, 호날두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와 라리가, UEFA 슈퍼컵, 수페르코파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같은 기간 메시는 스페인 슈퍼컵과 코파 델 레이 우승이 전부다. 메시는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지만, 호날두는 메시도 기록하지 못한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5연패를 달성했다. 대회의 위상이나 연속성을 보더라도 호날두에게 시선이 가는 판이다. 

풋볼 어워즈는 FIFA 회원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 기자단, 팬이 투표한 표를 각각 25%의 반영 비율로 환산해 수상자를 결정한다. 각각 주체가 판단하고 점수를 주는 방식은 다르지만, 대회 성적에 따른 파급력을 무시하긴 어렵다. 메시가 경기 내에 보이는 영향력은 크지만, 호날두가 이룩한 업적이 모든 주체에게 미치는 파급력이 더 큰 게 사실이다.   

▲ 최우수상을 수상한 호날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