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퍼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은 25일 KIA와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예상대로 니퍼트를 예고했다. 정해진 수순이라고는 하지만 '확실한 카드'라 자신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니퍼트가 최근들어 썩 좋은 공을 던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니퍼트는 정규시즌 막판 페이스가 좋지 못했다. 9월 4경기 평균 자책점이 9.38이나 됐다. 볼 끝의 회전수가 무뎌지며 이전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충분한 휴식 후 등판했던 NC와 플레이오프 1차전서도 부진했다. 5.1이닝 동안 만루 홈런 포함 8안타를 맞으며 6실점(5자책), 패전투수가 됐다.

계속해서 결과가 좋지 않은 투수를 에이스의 자리인 1차전에 투입하는 것에 대해 의아한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진다. 니퍼트는 분명 플레이오프 1차전서 부진했지만 구위까지 나빴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스피드가 빨라졌다. 정규 시즌 보다 빠른 공을 던지며 NC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정규시즌 평균 구속은 147.9km였지만 플레이오프 2차전서는 2km정도 빨라진 149.6km를 기록했다. 충분한 휴식 효과가 분명 있었음을 뜻한다.

스피드가 올라도 볼 끝이 날리는 가벼운 공을 던지면 효과가 떨어진다. 그러나 니퍼트의 플레이오프 1차전 구위는 그렇지 않았다.

볼 끝의 척도라 할 수 있는 회전수가 정규 시즌 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타구-투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니퍼트의 정규시즌 패스트볼 평균 회전수는 2495rpm이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1차전서는 2536rpm으로 훨씬 좋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볼 끝에 힘이 있는 스피드 높아진 공을 던졌음을 뜻한다.

그 결과물이 9개의 삼진이었다. 5.1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9개나 삼진을 잡았다.

볼 끝이 좋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제구력이 흔들렸거나 볼 배합에 미스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제구력 미스라면 단기간에 나아지진 않을 수 있다. 반면 볼 배합 미스라면 다른 결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니퍼트가 여전히 1선발로 매력을 갖고 있는 이유다.

어찌됐건 니퍼트가 힘 없이 무너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두산 입장에선 다행스러운 일이다. 니퍼트가 한국시리즈 1차전서도 변함없는 구위를 보이며 좋은 결과까지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일단 힘이 떨어진 것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든든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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