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avo!" 브라보의 선방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지난 시즌 기대 속에 영입됐다가 이젠 맨체스터시티의 벤치를 달구던 선수가 있다. 바로 FC바르셀로나와 칠레의 수문장으로 이름을 날렸던 클라우디오 브라보다. 경험이 많은 선수인 만큼 제한된 출전 속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다시 끌어올렸다. 그리고 울버햄프턴의 저항을 직접 끝내버렸다.

브라보는 지난 시즌 불안한 볼 처리와 잦은 실수를 노출하면서 맨시티의 수비 불안을 가중했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에데르송 골키퍼를 영입하면서 주전으로 중용했다. 브라보는 두 번째 선택으로 밀려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울버햄프턴전은 이번 시즌 3번째 출전이었다. 지난 9월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리버풀전에서 에데르송 골키퍼가 사디오 마네와 충돌한 뒤 부상으로 피치를 떠나면서 교체로 출전한 것, 카라바오컵 3라운드 웨스트브로미치전에서 출전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노련한 베테랑은 흔들리지 않았다.

맨시티는 25일(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시티오브맨체스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 시즌 카라바오컵 4라운드에서 울버햄프턴과 120분을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1로 꺾고 5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일등공신은 연이은 선방쇼를 펼친 브라보였다.

프리미어리그부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빡빡한 일정을 보내는 맨체스터 시티는 로테이션을 선택했다. 야야 투레, 일카이 귄도안, 엘리아킴 망갈라 등 최근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과 올렉산드르 진첸코, 토신 아다라비오요 같은 신인이 피치에 섰다. 일단 맨시티는 주도권을 쥐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울버햄프턴의 골문 근처에서 느리고 투박해진 것이 문제였다. 공격이 풀리지 않으니 맨시티의 밸런스도 공격적으로 점점 옮겨갔고, 울버햄프턴의 선 굵은 역습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망갈라가 울버햄프턴 최전방 공격수 브라이트 에노바카레에게 번번이 밀린 것은 문제를 부채질했다. 맨시티는 전반 42분께 한 번의 위기에서 무너질 뻔했다. 브라이트 에노바카레가 망갈라와 몸싸움을 이기고 단독 돌파를 했다. 클라우디오 브라보는 타이밍 좋게 앞으로 나와 선방했다.

브라보는 후반 20분에 엘데르 코스타가 문전에서 간결한 원터치패스로 만든 찬스도 무산시켰다.

정규 시간 90분이 마무리되던 시점에도 아찔한 위기가 왔다. 후방에서 한 번에 넘겨준 패스가 다시 에노바카레 앞에 떨어진 것. 맨시티의 수비수들이 뒤늦게 에노바카레를 쫓았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맨시티의 최후방을 지킨 브라보에게 모든 것을 걸어야 했으니, 브라보는 그 기대에 부응하며 침착하게 에노바카레의 슛을 막아냈다.

120분 동안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돌입한 순간에도 브라보의 선방은 빛났다. ABBA 방식으로 진행된 승부차기에서 브라보는 울버햄프턴의 2번째 키커 은디아예, 3번째 키커 코너 코디의 차례로 막았다. 맨시티의 5라운드 진출을 결정지은 것 역시 브라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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