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희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최강희 감독이 올 시즌을 마치면 중국으로 간다더라.”

최강희(58) 전북현대 감독과 중국슈퍼리그의 연결고리는 몇년 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룬 뒤 최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시즌 도중 제안이 왔던 게 사실이라며 거절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중국슈퍼리그 팀들이 최 감독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한 두 해 일이 아니다. 2006년 AFC챔피언스리그 첫 우승 이후 전북은 꾸준히 아시아 무대의 강자로 군림했다. 중국에서 ‘강희대제’라는 별명도 붙여줬다. 

전북은 2007년과 2010년 ACL 8강, 2011년 준우승, 2015년 8강에 이어 2016년에도 우승했다. 최감독 체제에서 전북은 2009년, 2011년, 2014년, 2015년 K리그 우승을 이뤘고, 올해 다섯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최 감독은 2016년 아시아 올해의 감독상 수상자다. 한국 대표 팀 지휘봉을 잡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도 이뤘다. 최 감독은 아시아 무대에서 검증된 감독이다. ACL 커리어로 따지면 최상급 지도자다.

이런 최 감독에 대한 중국의 관심은 매년 계속된다. 중국 축구 이적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위기를 겪는 팀들 대부분이 감독 교체 후보군에 최강희 감독 이름을 올린다”고 했다. 지난해 상하이 지역을 연고로 하는 팀이 거액을 제시했다는 구체적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중국에서 이름이 알려진 팀들 상당수가 최 감독을 관찰하고, 관심을 보여왔다.

실제 이적이 성사되지 않고 구체적 협상으로 진행되지 않은 채 소문만 무성하다. 최 감독이 이미 전북에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것도 이유다.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장기 계획을 갖고 운영하는 전북을 떠날 이유가 크지 않다.

또 다른 이유는 안정성이다. 중국은 보장된 계약을 지키는 경우가 많지 않다. 성적 부진이 찾아오면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유럽과 남미의 명장도 좋은 조건에 중국 팀을 맡았으나 오래 간 경우가 거의 없다.

더불어 최 감독에게 유럽이나 남미 지도자에 준하는 특급 제안이 오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 축구 관계자는 “ACL과 K리그에서 성과를 냈지만 그것과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다른 부분이다. 중국 팀들 다수가 최 감독에게 관심을 갖고 있지만 바로 통할 수 있을지 확신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최 감독은 최근에도 몇몇 중국 팀의 영입 리스트에 올랐다. 대부분 중하위권 팀이다. 중국슈퍼리그에 자금 투자가 늘어나고, 세계적인 명장과 접점이 늘어났다. 예산 규모가 큰 빅클럽의 시선은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 지도자에 관심을 갖는 팀들은 상대적으로 예산이 부족한 팀들이다. 

최근 대표 팀과 K리그가 모두 아시아 무대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도 한국 선수는 물론 한국 지도자들에 대한 중국의 관심을 떨어트리고 있다. 지난해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낸 팀도 중국 2부리그 팀이었다. 

금전적 조건이 더 좋아도, 팀 사정이 전북만 못하거나, 영속성을 보장 받기 어려운 제안이 상당수다. 이적설은 계속되지만 구체적인 진행이 되기 어렵다. 최 감독과 접촉하는 동시에 다른 외국인 지도자와 접촉이 동시에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최 감독이 무성하던 소문 끝에 옮기지 않는 이유다. 

최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성공은, 최 감독에 대한 중국의 관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아시아 사정을 잘 아는 감독을 선호하는 분위기도 있다. 최 감독에게 더 좋은 조건이 주어지면, 국내에서 경기 외적 잡음과도 싸워야 한 최 감독이 결심할 수 있다. 서로 ‘썸’만 타는 최 감독과 중국슈퍼리그가 진짜로 만날 날이 있을지, 아시아 축구 이적시장의 지속적인 이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