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삼성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공은 둥글고 축구는 알 수 없다. 어제의 승리가 오늘의 승리를 부르지도 않는다. '디펜딩 챔피언' 수원삼성이 FA컵 결승행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수원은 25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2017 KEB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을 치른다. FA컵에 강한 면모를 보여온 데다 객관적 전력이 앞서 있는 수원이 겉으로 보기에 유리해 보이는 건 사실. 하지만 불안 요소 역시 존재한다.

우선 상황적으로 수원이 굉장히 부담스럽다. 부산이 일찌감치 챌린지 2위를 확정한 데 반해 수원은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리그 3경기를 남겨둔 현재 15승 12무 8패로 4위다. 3위 울산과는 승점 2점차, 5위 서울과도 역시 승점 2점 차이다.

리그 우승이 물건너간 상태에서 수원의 목표는 단 하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다. ACL 티켓은 FA컵을 제외하고 리그 3위까지에만 주어진다. 3위가 가시권에 있지만 장담하기는 힘들다. 그런 면에서 FA컵 이라는 한 가지 길이 더 있다는 건 수원에 기회이자 또다른 부담이다.

23일 부산에 내려가 담금질을 시작한 수원. 과한 의욕으로 경기를 그르칠 뻔 한 게 불과 나흘 전이다. 수원은 서울과 치른 올시즌 마지막 '슈퍼매치'에서 2-2로 비겼다. 종료 직전 얻은 PK골에 힘입어 결과적으로는 '이긴 것 같은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냉정하게 보면 내용적으로 수원이 만족하기는 어려운 경기였다. 김은선이 당시 경기 후 "간절하게 준비했는데 그게 지나쳤던 것 같다. 과해서 실수도 많았다. 냉정하게 경기를 했어야 했다"고 뒤처진 경기력을 반성할 정도다.

부산도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 갑작스럽게 운명을 달리한 고 조진호 감독 영전에 우승컵을 안기고 싶은 열망이 대단하다. 하지만 우승을 하지 못했다고 해서 수원 만큼 큰 타격이 있는 건 또 아니다. 4강에 오르는 동안 포항, 서울, 전남까지 클래식 팀들을 꺾으며 올라온 것으로 이미 충분히 저력을 인정받았다.

체력도 문제다. 수원은 주전 선수들이 보다 높은 강도와 압박 속에서 경기를 거듭하며 시즌 막바지를 맞아 체력이 떨어져있는 상황. 슈퍼매치 후반전 체력 문제가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여기에 수문장 신화용이 부상으로 뛸 수 없다는 것도 수원에는 아쉬운 대목이다. 부산은 주말 안양과 경기를 이정협, 임상협 등 주축 선수를 빼고 임하며 체력적으로는 보다 낫다. 여기에 안방에서 경기를 한다는 점도 유리하다.

부담과 체력과의 전쟁. 좋은 기억이 많은 하부 리그 팀 부산을 맞지만 수원이 넘어야 할 산은 생각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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