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웅희-황선홍-이규로(왼쪽부터) ⓒFC서울


[스포티비뉴스=구리, 한준 기자] “붙박이 중앙 수비수라면 세 골은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년 내내 경기하면서 세트피스 공격에 숫자만 채우러 올라가는 게 아니다.” (황선홍 FC서울 감독)

국가 대표 스트라이커 출신 황선홍 감독의 득점에 대한 철학은 분명했다. 황선홍 FC서울 감독이 울산현대와 ‘6점 승부’를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센터백 이웅희에게 골을 주문했다. 

26일 오후 경기도 구리에 위치한 GS챔피언스파크. 2018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를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울산현대와 경기를 앞둔 서울의 인터뷰 분위기는 밝으면서도 긴장감이 있었다.

황 감독이 유연한 분위기를 주도하며 선수들의 긴장과 분발을 촉구했다. 이목이 집중된 쪽은 최근 상주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중앙 수비수 이웅희. 최근 세 차례 경기에 출전하며 빠르게 서울 수비 라인에 녹아 들어 호평 받고 있다. 수원삼성과 슈퍼매치에 2실점했으나, 이웅희가 뛴 상주전, 전북전에 서울은 연이어 무실점 경기를 했다.

이웅희는 황 감독과 처음 만났다. 입대 전에는 최용수 감독이 서울을 지휘하고 있었다. 제대 후 주전 경쟁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는 이웅희는 철저하게 준비하고 복귀했다고 말했다.

“처음 와서 감독님 바뀌었으니 어떤걸 원하시고, 내가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 많이 생각했다. 초반에 한 3달~4달 정도 쉬면서 자신감도 떨어진 상태였다. 서울에 돌아가서 경기에 나가려면 어떤 것을 신경 써야 할지는 계속 준비했다. 상주에 온 서울 선수들에게 황 감독님에 대해 많이 물어본 것도 사실이다. 감독님 성향을 들었다. 서울 경기는 한 경기도 안 빼놓고 다 봤다. 매 경기를 두 번씩 봤다. 멀리 보고 준비했다. 첫 경기 하기 전부터, 개인적으로 준비도 많이 했고, 신경도 곤두서 있었다. 늦게 합류했지만 팀에 해가 가지 않았던 이유가 그런 부분에서 있다고 생각한다. 기회를 주셔서 많은 것을 얻었다. 자신감을 회복했고 팀을 위해 좋은 활약을 할 기회도 생겼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황 감독은 기자회견에 데리고 온 이웅희를 칭찬하며 격려했다. “이웅희 선수에 대해 상당히 만족한다. 나는 훈련이나 경기 몰입도를 상당히 요구하는데, 그런 면에서 이웅희 선수의 몰입도가 상당히 높다. 굉장히 만족스럽다. 본인이 지금 같은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경쟁력을 이어간다면, 여기서보다 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능력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 제대 후 빠른 적응, 황선홍은 이웅희의 업그레이드를 기대한다

▲ 황선홍 감독 ⓒFC서울


서울은 최근 홈에서 4연속 무승. 울산과 맞대결에서도 올 시즌 세 번의 대결에서 모두 비겼다. 이번 대결에서는 승리가 절실하다. 3위 울산과 5위 서울의 승점 차이는 4점. 이 대결에서 승리해야 1점 차로 좁힌다. 4위 수원삼성은 서울에 2점 앞서 있다. 수원-강원의 경기 결과를 봐야 하지만, 울산전을 잡아야 이후 일정에 3위 탈환 가능성을 이어갈 수 있다. 비기기만 해도 추격의 현실성이 사라진다.

황 감독은 연이은 무승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선제골이라고 했다. “역시 선제골이다. 한 골 싸움을 제일 잘하는 팀이 울산이다. 우리도 훈련을 통해 그런 것을 선수들에게 주지 시킨다. 상황 자체가, 울산이 공격적 성향 보다는 밸런스를 가지고 경기할 가능성 많다. 그에 대해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3점이 필요하고 그쪽은 점수만 따면 유리한 상황이다. 상황 자체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분명한건 냉정함 갖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고 다.  홈팬들의 성원이 있으면 승리할 수 있는 기운 있다고 생각한다.”

팬들의 응원을 당부한 황 감독은 이 자리에서 수비수 이웅희의 서울 데뷔골도 주문했다. 이웅희는 대전시티즌에서 데뷔했다. 프로 통산 6골을 기록 중인데, 서울을 상대로 대전, 상주에서 가각 한 골씩 넣었다. 서울 유니폼을 입고는 아직 골이 없다. 

이에 대해 이웅희는 “솔직히 경기 나갈 때 골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은 단 1프로도 안하고 있다. 내 임무가 그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것도 있지만, 골은 항상 어디선가 우연찮게 나더라. 세트피스할 때나 집중하다 보면 골을 넣었다. 내가 골을 넣고 해결하자는 생각은 안 했다”고 했다.

이 얘기를 들은 황 감독은 골에 대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트피스에서 지금 황현수 선수가 세 골을 넣고 있다. 굉장히 중요하다. 붙박이 중앙 수비수라면 3골 이상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트피스를 1년 내내 가담하면서, 숫자만 채우려 가는 것은 아니다. 웅희가 울산전에 한 골 넣어준다면 업어줄 용의가 있다.”

황 감독의 말이 나오자 이웅희도 생각을 바꿨다. “남은 경기에 운이 좋다면, 중요한 시기에 골 넣게 된다면 기분 좋을 것 같다”며 한 발 물러섰던 이웅희는 “무조건 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 감독과 이웅희, 취재진 모두 웃었다. 골이 필요한 경기, 황 감독의 주문에 이웅희가 그라운드 위에서 반응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황 감독의 '이웅희 어부바' 세리머니를 볼 수 있을까? 경기는 28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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