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vs제주, 물러서면 1년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 축구 중계는 '라이브'가 생명이다. 생방을 사수하면 '스포일러' 걱정이 없다. 스포티비뉴스는 경기를 미리 보면서 약간의 '스포'를 뿌려볼 생각이다. 전북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가 치르는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6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K리그 우승이 걸린 치열한 두 팀의 경기를 'SPO일러'로 전망한다.

◆ NOW: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4점 차’…1위 전북 vs 2위 제주

전북: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경우의 수는 단순하다. 전북은 현재 승점 69점으로 2위 제주(승점 65점)에 승점 4점 앞서 있다. 제주를 꺾을 경우 남은 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이다. 지난해 전북은 홈에서 열린 리그 최종전에서 FC서울에 0-1로 지며 눈앞의 우승을 놓쳤다. 2년 만에 우승 탈환을 노리는 전북은 홈 팬들 앞에서 우승을 확정한다는 각오이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이번 시즌을 시작하며 팬들에게 약속한 K리그 우승을 반드시 이루겠다. 많은 팬들이 전주성을 찾아 기쁨을 같이했으면 좋겠다”며 우승 확정 의지를 나타냈다. 

전북은 ‘괴물 수비수’ 김민재의 부재가 아프지만 최근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이고 있다. 전북은 3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승점을 차근차근 쌓았다. 전북은 무승부도 나쁠 게 없다. 급한 쪽은 제주이다.

제주: 전북과 무승부를 거두면 승점 4점 차를 유지한 상태에서 2경기를 남긴다. 우승 가능성은 더 줄어든다. 3위 울산 현대가 28일 FC서울에 패해, 제주는 사실상 2위를 확정했다. 남은 경기에서 제주가 모두 패하고 울산이 모두 이겨도 승점이 65점으로 같아지고 득점에서 제주가 압도적으로 우위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경기는 두려워할 것 없이 승리를 위해 나서야 한다. 전북을 쫓으려면 승리 외엔 의미가 없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 승점 1점 차이로 전북을 따라붙으며 마지막 대역전극을 노릴 수 있다. 전북이 비기는 동안 승리한다면 우승 컵의 주인을 바꿀 수도 있다.

징계자나 부상자가 없다는 점도 좋다. 최상의 컨디션에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2대1 패스, 삼자 패스 등 다양한 공격 패턴이 장점인 제주는 조직력이 그 어떤 팀보다도 중요하다. 시즌 내내 제주의 고공행진을 이끌었던 주전들이 모두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은 제주에 자신감을 줄 수 있다.

▲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1,2위의 맞대결. ⓒ한국프로축구연맹

◆ AGAINST: "전북의 2014년, 2015년 우승 확정 상대는 제주였다." - "제주는 올해 4-0으로 전북을 잡았다."

전북: 최근 5경기는 1승 1무 3패로 열세이다. 이번 시즌도 1승 2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북은 최근 제주전에 좋은 기억이 있다. 전북은 이미 제주와 ‘결승전’을 한 번 치렀다. 전북은 8일 열린 제주 원정에서 김진수의 극장 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뒀다. 제주의 추격을 뿌리치며 선두를 굳건히 지킨 중요한 승리였다.

전북은 2014년과 2015년 두 번 연속 제주 원정에서 K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2014년은 1-0, 2015년은 3-0으로 이기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번에는 안방에서 경기가 펼쳐지는 점이 다르지만 전북에는 ‘좋은 징크스’이다. 

제주: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제주는 이번 시즌 전북에 상대 전적에서 앞선다. 특히 지난 5월 3일 맞대결에서 좋은 기억이 있다. 이번 맞대결 장소인 ‘전주성’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것은 아니지만 전주종합운동장에서 4-0으로 전북을 크게 이겼다. 당시 제주는 선제골을 터뜨린 뒤 수비에 무게를 두면서 전북을 역습으로 괴롭혔다. 전북이 측면 선수들이 줄부상을 입은 상태긴 했지만 최강희 감독이 “전북이 못했다기보다 제주가 잘한 경기”라고 인정할 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이번 경기에선 제주가 먼저 공세로 나서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선제골만 터진다면 지난 5월처럼 급해진 전북을 공략할 여지도 충분하다. 전북은 홈에서 수비적인 경기를 치르는 경우가 거의 없다.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고 압박이 강한 전북을 넘어 공격을 짜임새 있게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 개인 통산 200골에 도전하는 이동국 ⓒ한국프로축구연맹

◆ KEY PLAYER: '200골 도전' 이동국 vs '100경기 출전까지 1경기' 이창민

전북: K리그의 ‘전설’ 이동국은 지난 22일 강원FC와 경기에서 통산 199번째 득점을 성공했다. 제주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다면 200골 고지에 오름과 동시에 우승에 성큼 다가갈 수 있다. 이동국은 이번 시즌 27경기에서 7골 5도움을 기록했다.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이 올해 안에 대기록을 달성하며 부담을 털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이동국은 우승과 대기록 달성이라는 완벽한 마무리를 꿈꾸고 있다. 

제주: 전북에 200골에 도전하는 이동국이 있다면, 제주에는 통산 K리그 100경기 출전을 노리는 젊은 에이스 이창민이 있다. 이창민은 이번 시즌 제주 중원의 핵심이다. 공격 전개 능력은 물론 정확한 킥과 창의적인 패스, 슛 능력까지 두루 갖춘 만능 미드필더다. 윤빛가람의 합류 이후 약간 후방으로 물러난 위치에서 활약하지만 영향력은 여전하다. 활동량도 많아 제주의 공격적인 축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다. 득점이 필요할 땐 제주의 템포를 높일 것이고, 경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땐 수비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글=정형근,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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