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민이 많아질 김도훈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유현태 기자] 짠물 수비와 역습으로 시즌 내내 선두권을 형성했던 울산 현대의 시즌 막판 부진에 빠졌다. 거의 다 잡았다고 생각했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마저 위험해진 상태다.

울산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6라운드 FC서울과 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김도훈 감독은 서울전을 마친 뒤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그는 "공격적인 전술 시도해서 잘된 것 같다"고 짧은 경기 소감을 밝힌 뒤 "할 말은 많지만 일단 결과를 받아들이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발언을 마친 뒤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단순한 패배가 아니었다. 울산은 10월 들어 치른 5경기에서 2무 3패를 거뒀다. 무엇보다 '승점 6점 짜리' 경기라는 스플릿 라운드 돌입 뒤 3경기에서 내리 졌다. 어느새 1경기를 덜 치른 선두 전북과 승점 10점 차, 제주와 승점 6점 차로 벌어졌다. 그리고 울산을 꺾은 서울이 승점 1점 차 4위로 따라붙었다. 29일 수원 삼성이 강원FC를 이긴다면 울산은 4위로 내려 앉을 가능성도 있다.

승리가 없는 5경기 동안 모두 실점했다. 수비의 핵심 강민수가 허벅지를 다쳐서 전열에서 이탈했고, 김창수마저 지난 22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정운을 밟아 퇴장과 함께 징계를 받아 남은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수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울산은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이 강점인 팀이다. 상대가 무리한 공격을 펼치면서 밸런스가 깨질 때 울산의 공격이 불을 뿜는다. 울산이 선제 실점을 한다면 밸런스를 깨고 공격에 나서야 한다. 수비 불안이 울산에 유난히 아프게 다가오는 점이다. 서울전에서도 이명주에게 실점한 뒤 와르르 무너졌다. 전반에만 3실점했다. 후반전 공격수들이 나서면서 공격 전개가 좋아지긴 했지만, 위기도 동시에 증가했다. 울산이 시즌 내내 유지해 온 전술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제 남은 경기는 2경기다. 우승은 불가능하지만 ACL 출전권은 지켜야 한다. FA컵 결승전에 진출한 것이 하나의 '보험'이다. 하지만 보험의 안정성은 알 수가 없다. FA컵 결승전 상대는 부산 아이파크다. 고(故) 조진호 감독의 영전이 우승컵을 바치겠다는 부산 선수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부산이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상태다. 다음 달 29일 벌어질 FA컵 결승 1차전 전까지 경기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울산도 우승을 장담할 순 없는 상태다.

김 감독도 "FA컵 결승 진출로 경기력에 지장이 있어선 안된다. 순위를 지키는 것도 강팀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결과가 따르지 않았다. 

울산의 목표는 3위 사수다. FA컵 '보험'에 의존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더 이상 보험이 아니다. 울산이 시즌 말미 위기를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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