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귀중한 승점 3점을 안긴 중원 조합, 이명주(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득점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유현태 기자] 모처럼 홈에서 시원한 승리였다. 서울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6라운드에서 울산을 3-0으로 완파했다. FC서울이 3위를 향한 도전을 이어 간다. 중원이 힘이었다.

경기 뒤 황선홍 감독은 "(이)명주가 오고 오스마르와 경기를 하면서 손발을 맞춘 것이 긍정적으로 나타난 것 같다. 상대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세우고 나설 것으로 보고, 이종호와 수보티치가 동시에 출전하면서 미드필더 싸움에서 좀 유리했던 것 같다. 전방 압박을 위해 주세종 올린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이명주-주세종-오스마르가 버틴 중원은 강했다. 평소와 달리 2명이 배치된 울산의 허리가 버티기 어려웠다. 짧은 패스를 간결하게 주고받은 것이 주효했다. 전반 30분께까지 울산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지만 서울은 차근차근 공을 돌리면서 틈이 벌어지길 기다렸다.

울산의 장기인 역습도 효과적으로 제압했다. 주세종이 전방 압박의 키를 잡았다. 그는 "울산이 빌드업이나 카운터가 좋다. 훈련할 때 (감독님이) 데얀과 함께 같이 압박하라고 지시를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울산을 전방부터 압박하면서 역습을 시작부터 눌렀다. 서울은 전반전 57%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2개 슈팅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45분간 경기를 주도했고 그동안 3골을 터뜨렸다.

화끈한 3골 폭격의 시작도 중원이었다. 이명주가 전반 33분 환상적인 중거리슛으로 울산의 골문을 열었다. 그는 "마땅히 줄 때가 없었고 템포를 늦추자니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앞에 아무도 없어서 때렸다"고 설명했다. 개인 능력으로 만든 득점이었다. 

뒤이어 전반 37분 오스마르, 전반 45분 데얀이 득점에 힘을 보태면서 대승을 완성했다.

오랜만에 시원한 경기력이었다. 중원이 든든하게 버틴 덕이다.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오르락내리락했던 서울이 목표였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사수할 수도 있다. 울산전 같은 경기력이라면 꿈은 아니다.

서울 팬들이 아쉬울 점은 이 중원 조합을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세종과 이명주는 이번 시즌을 마친 뒤 입대할 예정이다. 주세종은 "두 경기를 마치면 입대한다. 서울에 ACL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력 보여드리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명주도 "중요한 시기에 서울에 왔다. 부상으로 큰 도움을 못줬다. 몸을 여전히 올리고 있는 상태다.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우승 경쟁은 멀어졌지만 아직 ACL 티켓 가능성을 위해 선수들이 준비하고 있다. 준비한 대로 하면 충분히 ACL에 갈 수 있을 것"이라며 ACL 티켓을 선물하고 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ACL 티켓은 3위까지 주어진다. 이제 3위 울산과 승점 차는 고작 1점이다. 4위에 오르더라도 울산이 3위를 차지하고 동시에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ACL에 갈 수 있다. 울산을 꺾으면서 여러모로 ACL 티켓을 향한 가능성을 높였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국방의 의무를 위해 팀을 떠나겠다는 두 미드필더의 꿈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이제 서울 앞에 남은 상대는 강원FC와 제주 유나이티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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